•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아하!] LH 투기 사태로 곤두박질 '네이밍 체인지' 가능할까

 

선우영 기자 | swy@newsprime.co.kr | 2021.03.10 14:23:39

지난달 8일 LH(한국주택토지공사)·SH(서울주택도시공사) 공공주택 명칭 변경 관련 국민청원이 등장했다. ⓒ 청와대

[프라임경제] 계속되는 LH(한국토지주택공사) 브랜드 이미지 추락에 따라 LH 주택 입주민들의 불만이 더욱 확대되는 추세인데요. 특히 최근에는 LH 공공주택 입주민들 사이에서 일명 '브랜드 흔적 지우기' 열풍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사실 LH 주택에 대한 부정적 인식은 이전부터 '값 싸고, 질 나쁜 임대아파트를 공급하는 브랜드'라는 꼬리표가 항상 따라다녔습니다. 

LH는 주로 분양보단 임대 형태를 취하다 보니 공공 분양이더라도 임대 아파트라는 선입견을 지우긴 쉽지 않았죠. 여기에 최근 LH 직원 신도시 사전 투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그야말로 LH 브랜드 가치가 곤두박질치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이런 후유증은 'LH'라는 기업보단 온전히 입주민들에게 튀었고, 나아가 LH 주택 입주민을 비하하는 '엘사(LH사는 사람)', '휴거(휴먼시아 거지)' 같은 용어가 생겨나기도 했죠. 

이런 이유 탓인지 LH 입주민들은 아파트 이미지 개선에 적극적인 태도를 취하고 있는데, 그 대표 방법이 'LH 흔적 지우기'를 꼽을 수 있죠. 

그렇다면 과연 주택 브랜드 네이밍을 기업 허가 없이 입주민들의 노력만으로 바꾸는 게 가능할까요. 

업계에 따르면, 이와 관련 법안으로 '건축물대장의 기재 및 관리 등에 관한 규칙' 제18조 제1항, '집합건물의 소유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5조 제1항 등이 존재하는데요. 

이에 따라 입주자대표회의에서 공동주택 내 입주자 4분의 3이 동의하고, 관할 시·군 허가만 얻으면 해당 건축물의 명칭을 변경할 수 있죠. 혹은 서면으로 5분의 4 이상 결의로도 가능합니다. 

다만 정식 변경은 원칙적으로 아파트가 완공되고 소유권이 완전히 입주민에게 이전된 뒤에야 가능해 초창기에는 어쩔 수 없이 LH 브랜드를 사용해야 합니다. 이후 관할 시·군 허가를 얻게 서야 단지명과 함께 외벽 LH 마크를 제거할 수 있어 불필요한 사회적 문제와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죠. 

이런 번잡한 과정에도 불구, 주변 민간 아파트와 비교해 상대적 박탈감 때문에 LH 입주민들의 '네이밍 체인지' 열풍은 여전히 한창입니다. 

물론 개명을 이미 완료한 공공분양 단지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죠. 

부산 동구 범일동에 위치한 '범일LH오션브릿지'는 적법 절차를 거쳐 2018년 '오션브릿지'로 개명을 완료했고, 대구 '칠성 휴먼시아'도 '대구역 서희스타힐스'로, 수원 호매실지구 LH19 단지 역시 '호매실 스위첸'으로 변경했습니다. 

이처럼 공공분양 단지는 네이밍 변경이 가능한 반면, LH 소유의 공공임대는 명칭을 변경할 수 없습니다. 

그렇다면 최근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신혼희망타운'의 경우 어떠할까요. 

신혼희망타운은 분양과 임대가 66%대 33% 비율로 공존하는 '소셜믹스' 형태를 갖추고 있죠. 이 때문에 모든 분양 입주민들의 동의가 있더라도 LH 소유 임대 세대가 33%를 넘어 사실상 네이밍 변경이 어려운 상황이죠. 

한 신혼희망타운 입주예정자는 "LH 주택은 민간 아파트에 반해 경쟁력이 떨어져 입주민 불만이 만만치 않아 많은 비용이 감수하더라도 지우고 싶어 한다"며 "더군다나 최근 계속되는 LH 사태로 이미지가 더욱 추락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 네이밍 변경을 분양 세대 결정만으로도 가능토록 해달라"고 호소했습니다. 

이런 '브랜드 흔적 지우기' 열풍은 LH의 현 상황을 여실히 보여주는 예시입니다. 좀처럼 대규모 투기 사태를 면치 못하고 있는 LH가 향후 진정한 '국민의 든든한 파트너'로 거듭나기 위해선 국민들의 신뢰도 회복이 첫 번째 과제입니다. 아울러 일련 사건들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만반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합니다. 

하지만 그 전에 현재 LH 입주민들의 작은 건의에 적극적인 태도로 응답하는 등 우선 차가운 민심을 차근차근 되돌리는 건 어떨까요.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