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과욕과 과부하 그리고 기아타이거즈의 추락

 

김형환 객원기자 | saesedae@hanmail.net | 2011.09.02 18:05:39

[프라임경제] 기아타이거즈는 2011년을 맞이하며 전례없는 고강도 훈련으로 전지훈련을 마쳤다.

   
 

지난 1월 3일 괌 재활조 훈련을 시작으로 14일 투·포수조가 괌, 16일 야수조가 미야자키에 캠프를 차린 후 3월4일까지 매일 반복되는 훈련을 소화하며 V11을 위한 담금질을 마쳤다.

이범호의 영입과 최강 선발진의 구축으로 투`타의 안정적인 조화로 어느해보다 밝은 시즌을 맞이했다.

하지만 이 속에 숨겨진 송곳을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느낌이다. 낭패가 아닐 수 없다.

사실 기아타이거즈는 2011년 전지훈련을 하는 과정에서도 김원섭은 피로누적으로 인해 양쪽 허벅지와 허리통증을, 나지완은 오른쪽 손바닥 통증을, 작년 9월 왼쪽 어깨관절의 연골 봉합 수술에 따른 재활과정에서 실전 경기 훈련을 참가하지 못한 안치홍 등이 전지훈련을 중단하고 조기 귀국한 바 있다.

한해 시즌을 치루기 위한 기나긴 레이스를 전개하기 위해서 전지훈련은 필수적이다. 특히 SK를 비롯하여 기아타이거즈는 강도 높은 훈련을 진행하기로 유명하다.

그러나 강도 높은 훈련은 반드시 선수 개인의 면밀한 체력 분석을 바탕으로 해당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방식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모든 선수들을 같은 조건으로 만들어 낸다는 것은 최고의 가능성이지만 이상에 불과한 것이 현실이다. 근육은 결국 고무줄과 같아 참고 버틸 수 있을 때까지의 한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시즌을 거치면서 6월19일 삼성과의 경기에서 2루타를 친 뒤 허리를 부여잡고 그라운드에 쓰러졌던 최희섭, 늑연골 염증부종으로 넥센전에서 2이닝만 던질 수 밖에 없었던 로페즈, 2011년 최고의 해결사로 등극한 이범호의 햄스트링 부상, 여기에 안치홍, 김상훈의 부상까지 이어지며 부상병동이 돼버렸다.

이렇듯 부상으로 인해 주축선수들이 빠지게 되자 남은 선수들이 경기를 떠안게 되어 과도한 체력을 요구하게 됐다.

이는 집중력의 부족과 불운으로 이어지며 김선빈과 김상현 등이 각각 콧뼈와 잇몸뼈, 광대뼈 부상으로 이어진 것이다. 결국 과욕이 과부하를 불러일으키며 추락까지 이어진 것이다.

여기에 전술의 부재, 전술 수행능력의 부족, 선수 개개인의 능력 활용도 및 기복이 심한 투구까지 이어지며 더욱 힘겨운 시즌을 보낼 수밖에 없었다.

조범현 감독은 최고의 커팅능력을 보유하며 출루율, 타율 1위를 달리고 있는 이용규가 출루하면 거의 대부분 번트를 대고 있다.

번트는 아웃카운트 하나를 희생하며 단숨에 주자를 득점권에 보낼수 있는 것으로 실제 일본의 경우 1사 이후에도 번트를 종종 대곤 한다.

하지만 팀타율, 팀장타율, 팀출루율, 팀득점 등 각종 공격포인트 1위를 달리고 있는 기아타이거즈의 경우 도루능력을 가지고 있는 이용규의 출루이후 번트는 소극적이며 사치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또한 치망순역지(齒亡脣亦支 : 이가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라고 했던가. 주전선수 대부분이 부상으로 인해 출전할 수 없게 되어 많은 선수들이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예년에 비해서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차가 줄었다고 하지만 경험부족으로 인해 중요한 경기를 망치기 일쑤다.

이들에게 한방을 기대할 것은 다소 무리한 감이 있다. 마무리와 셋업맨 또한 당해 선수의 방어율은 낮다고 하지만 이는 상대방 팀의 출루했던 선수가 득점하여 선발진에 가중되었을 뿐 사실상 리그 하위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이미 차일목포수의 도루저지 능력은 간파되어 거의 대부분의 주자에게 도루를 허용하고 있어 상대방 팀은 득점권에 놓여있기 일쑤다.

이러한 문제점들은 비를 피해가며 쉴틈없이 경기를 치룬 기아의 입장에서 보면 이미 전지훈련 당시부터 예견되어진 일이었다.

결국 남은 시즌일정과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게되면 상대방은 이러한 문제점을 집요하게 파고들 것이다.

큰 것 한방으로 결정되는 드라마틱한 경기보다 한점 한점 만들어가는 경기, 한점 한점 빼앗기는 경기가 큰 경기에서는 훨씬 많기 때문에 승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드러난 문제의 해법을 찾고 한단계 빠른 경기로 승부수를 던져보길 기대한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