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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레이’ 이정도면 올한해 특급마무리

기아차 ‘박스카’ 승부수…연비 17km/l, 획기적 공간활용 ‘매력’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11.12.01 12:34:39

[프라임경제] 국내 자동차 시장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다. 내년 자동차 시장이 다소 위축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기아차는 문제가 없다고 자부한다. 올해 K시리즈의 눈부신 성장 덕분이다. 여기에 신개념 차 ‘레이’의 출시도 한몫 한다.

기아차는 레이를 공개하며 다양한 수식어를 사용한다. 출시 이전부터 고객들의 관심도 높았고 비슷한 유형의 차를 판매하는 업체들은 레이가 나오는 것을 꺼려하기도 했다. 그런 레이가 등장했으니 기아차로선 올 한해를 마무리할 투수로 제격인 셈이다.

기아차 ‘특급 마무리’ 레이를 만나러 제주도로 향했다.

‘女心을 사로 잡겠다’ 지난 29일 기아차가 선보인 박스카 레이에 대한 첫 인상이다.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TAM’으로 개발에 착수된 레이는 약 1500억원을 투입해 완성됐다. 카파 1.0 엔진을 탑재해 경차의 경제성을 모두 갖추면서도 혁신적 디자인을 적용해 실내 공간을 극대화시킨 새로운 개념의 모델이다.

   
 
단순히 경차의 경제성과 박스카의 공간 활용성만을 위해 제작된 것처럼 보이는 레이는 일부의 단점을 감수한 대신 장점을 극대화했다. 

레이는 모닝(기아차) 및 스파크(한국GM)와 동일한 몸집과 성능, 차량의 길이와 너비를 지녔다. 카파 1.0 가솔린 엔진을 얹은 레이는 최대출력 78마력, 최대토크 9.6㎏·m, 리터당 공인 연비 17.0㎞의 성능을 낸다. 13.2㎞의 연비 성능을 내는 액화석유가스(LPG) 모델(바이퓨얼 엔진 장착)도 함께 출시됐다.

공차 무게도 800㎏ 후반대로 비슷하다. 그러나 ‘레이’가 박스카인 만큼 ‘모닝’과 ‘스파크’에 비해 20㎝ 정도 높으며 휠베이스도 레이가 두 모델에 비해 20㎝ 정도 길다.

동력 성능을 따져봤을 때 레이는 모닝보다 뒤지고 스파크보다 낫다. 모닝의 최대출력은 가솔린 모델과 바이퓨얼 모델 모두 82마력이다. 스파크는 70마력이다. 연비는 모닝(19㎞/l)보다 뒤지고 스파크에 약간 앞선다.
 
전폭은 1595㎜로 모닝과 동일한 레이의 전고는 모닝(1485㎜)보다 215㎜ 가량 높은 1700㎜다. 게다가 전장(3595㎜)에 비해 늘려 놓은 휠베이스(2520㎜)로 인해 바퀴가 앞뒤로 벌어져 있다.

그릴이 밑으로 처지고 헤드램프 사이가 텅 빈 전면 디자인에서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부분은 기아차 고유의 그릴, 또 LED가 적용된 양쪽 헤드램프도 독특한 스타일로 승화시켰다.

박스카의 장점을 최대한 살린 레이는 여성 5명까지 탑승할 수 있는 넉넉한 실내 공간을 갖췄다. 특히 융통성이 좋은 뒷좌석을 전부 접어 적재공간을 최대화시켜 자전거나 스노보드 장비도 싣을 수 있으며 6:4 비율로 접을 수도 있다.

실내 공간이 높다보니, 시야성 확보에 탁월할 만큼 창문이 크게 뚫려있다. 다양한 수납공간도 곳곳에 숨겨져 있다. 센터페시아로 옮겨진 변속기로 인해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수납공간이 넓어졌으며 조수석 하단과 2열 바닥에도 수납 트레이가 준비돼 있다.
 
기존 계기판과 달리 레이는 디지털 계기판에 시속만 표시하고 나머지는 최소화하는 등 내장 디자인의 핵심은 ‘간결함’으로 내비친다. 상단 자리 잡은 LCD 화면(7인치) 좌우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버튼들이 배치돼 있으며 하단에는 변속 레버와 에어컨·히터 등 공조장치 버튼이 설치됐다.

레이의 가장 큰 특징은 조수석 쪽 B필러리스(앞 뒤 도어 사이의 기둥)이 없다는 점이다. 차체 프레임과 연결된 기둥이 없이 달랑 문짝만 있으니 조수석 쪽에 앉으면 다소 불안한 감이 없지 않다. B필러와 연결되는 조수석 안전벨트도 시트 측면에 매달려 있다. 첨엔 불편한 감도 있다.

기아차는 이에 대해 “조수석 쪽 1열 도어에 강성빔을 적용하는 등 전방위 차체 보강 구조를 적용했고, 초고장력 강판을 많이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고 밝혔다. “또 사이드와 커튼 에어백을 포함한 6에어백 등 안전 사양을 대거 적용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시승은 제주 해비치 호텔을 출발해 미로박물관 메이즈랜드를 돌아오는 64km 구간에서 약 2시간에 걸쳐 실시했다.

시승을 시작했다. 소형차급에선 보기 드문 스마트키 버튼을 누르자 시동이 걸렸지만 초기 반응속도는 다소 느렸다. 가속능력 경차(1000cc) 카파 1.0 엔진임에도 불구하고 부드러운 주행에는 지장 없었지만 낮은 토크(9.0kg·m)로 인해 100km 이상부터 가속페달로도 가속감을 느끼기엔 다소 부족한 감이 있다.

크게 문제되지 않지만 가속페달을 세게 밟았을 때 발생하는 실내 소음도와 서스펜션이 적절한 조화를 이루지 못해 거친 노면에서의 고속주행은 다소 운전의 불편함을 초래한다.

전고가 높은 레이는 급제동이나 급선회시 엔진 토크와 제동능력, 스티어링 휠을 종합적으로 제어해 차체 자세를 유지하는 VSM을 장착했다. 그래서 그런지 꾸불꾸불 굽은 도로를 달릴 때 VSM이 차체를 안전하게 잡아줘 운전하는 데 도움을 줬다.

기아차는 여기에 조향과 서스펜스 등을 차량 특성에 맞게 튜닝하는 등 전복 위험에 대한 대비를 철저히 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급커브 구간에서는 높은 전고 차량 인식 탓인지 무의식적으로 속도를 낮추게 된다.
 
물론 주행 성능을 느끼면서 타는 차가 아닌 레이는 실용성과 경제성을 선호하는 운전자의 눈높이에 맞췄으며 서울 등 대도시에서 타고 다니기에 적당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국내에 수입된 큐브와 달리 레이는 경차의 규격을 맞춤으로서 다양한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다. 취득세와 도시철도 채권구입 면제는 물론, 향후 고속도로 통행료·혼잡통행료·공영주차장료 등에서 50% 감면해택을 받게 된다.
 
기아차 서춘관 마케팅실장은 “영유아 자녀가 있는 가족과 실내 공간의 니즈가 있는 전문직 및 자영업자를 소비 타깃으로 잡았다”며 “레이는 국내 미니 CUV(크로스오버유틸리타차) 시장을 새롭게 개척한 점이 기존 경차와 차별화한 요소로, 경소형 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하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카파 1.0 가솔린 모델 1240만~1495만원 △카파 1.0 바이퓨얼 모델 1370만~162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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