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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 통한 소통’으로 명품 타이어 만든다

[인터뷰] 한국타이어 대전공장 이기영 공장장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12.03.17 12:46:25

[프라임경제] 수장의 능력이나 생각에 따라 해당 집단이 흘러가는 방향이 달라진다. 또 그에 걸맞은 능력에도 변화를 가져 오기 마련. 최근 한국타이어는 대전공장장을 새로 임명했다. 새로 부임한 대전공장장이 새로운 변화로 발전을 꾀하고 있는 한국타이어에게 어떠한 효과가 있을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글로벌 탑5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는 한국타이어가 자사 ‘핵심지’인 대전공장의 수장을 이기영 상무로 새로 임명했다. 이번에 임명된 이 공장장은 이전까지 연구소에서 근무했던 인물로, 아직 현장에서의 능력은 검증되지 않은 상태다.

연구소에서 뛰어난 실적을 보여 왔다 하더라도, 현장(공장)에서의 업무 능력 역시 뛰어나다고 장담할 수 없는 게 사실이다. 연구소는 개인의 업무에 있어서 그 능력을 보여주면 되지만, 현장에서는 그보다도 팀워크라는 것이 더 중요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만나본 이 공장장은 다른 연구소 출신 임원들과는 달랐다. 부임 전까지 연구소에서 근무해 이전까지는 이런 공식적인 인터뷰는 없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 인터뷰 내내 베테랑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다. 여기에 얼굴에 살짝 비춰지는 보조개는 접하는 사람에게 호감으로 다가왔다.

이런 공장장에게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있었다. ‘신뢰를 통한 소통’만이 ‘명품’ 타이어를 생산해 낼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음은 이기영 공장장과의 일문일답.

-그전에 연구소에 계셨었는데, 업무가 많이 다르지 않나.
▲그렇다. 1990년에 한국타이어에 입사해 지난해까지 연구소에서 계속 근무를 했었다. 그전에는 한국과학 기술원에 있었다.

▲업무하는 방식이 다르다. 연구소는 한 가지 일에 계속 집중하는 부분이고, 공장은 일일 실적이나 안전사고 같은 부분이 중요하다. 연구소 일하면서 15년 동안 현업에서 재료개발, 기초연구 개발 쪽에 있었고, 7년 동안은 기획 쪽에서 중장기 계획 같은 연구소 전반적인 운영에 대해서 근무 했었다.

-공장장이 되고 난 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를 텐데.
▲연구원들과 다르게 현장은 남들과 같이 협업을 통해서 모든 것이 이뤄진다. 상대적으로 공장조직은 충성심이 상대적으로 느껴진다. 특히 로얄티(자부심)가 굉장히 높다. 지금까지 나온 가치 이외의 진짜 중요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된다.

-연구소에 계실 때 가장 마지막으로 했던 업적에는 무엇이 있는가.
▲음. 크게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첫 번째는 PLM(product life cycle management)시스템이다. 연구 개발 활동 시황 등 전반적인 시스템을 정착시켰다. 두 번째가 새로운 연구소의 ‘마스터 플랜’을 수립했다는 것이다. 부지 구입을 시작해 조성공사도 진행 중에 있다.

-새로운 연구소라면.
▲2014년 상반기 중 입주할 계획이다. 충남대 후문 쪽(죽동)이다. 규모는 2만1000평 정도로, 대전연구소도 생산기술연구만 하며 나머지는 이전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 연구소가 1만5000평 정도이지만, 그중 녹지·산 등을 제외하면 9000평 정도에 불과하다. 또 3층으로, 건평 등의 문제로 추가 확장이 어려워 연구소 내 인력도 550명 정도만 그치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짓는 연구소는 7층으로 수용인원 1500명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 2.5배 정도에 해당된다. 물론 1차 계획이다. 투자금액도 1000억 정도 준비했지만, (금액을) 2배로 해서 멋있게 준비하고 있다.

   
대전공장의 새로운 수장으로 부임하게 된 이기영 공장장은 ‘신뢰를 통한 소통’으로 근로자들과의 관계는 물론, 제품 품질의 향상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대전공장이 좀 노후하긴 했는데.
▲1979년에 지어진 건물로 엄청 오래됐다. 약 33년 정도 된 것이다. 하지만 건물이라는 것이 (근로자들이) 근무하면서 재건축하기도 쉽지 않은 것처럼 어려움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그래도 대전공장은 한국타이어의 가장 핵심이 되는 곳이다. 어떠한 측면에서는 허브라고 할 수 있는데, 많은 투자를 해서 대전공장을 많이 보여줘야 생각하지 않는지.
▲허브라는 것은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설비 등 하드웨어 적인 측면이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금산공장에 해당한다. 새로 지어졌고 높은 자동화도 이뤄지고 있어 다른 공장에서 부러워하고 있다.

▲이에 비해 대전공장은 다양한 설비를 구비하고 있다. 옛날 설비부터 시작해서 최신 설비까지, 여러 다양한 설비와 다양한 품질의 상품들을 생산하고 있다. 또 여기서 근무하는 사람들의 경력이나 노하우가 높다. 이러한 측면에서 보면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적인 허브는 대전공장이라 할 수 있다. 해외공장 증설 등을 할 때도 대전공장 인력들이 많이 나가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설비가 오래되고 했지만, 이러한 기술적인 노하우가 높기 때문에 이러한 설비를 가지고 문제없이 잘 생산해 내고 있지 않은가.

-리모델링 계획은 어떠한가.
▲지속적인 구조조정(리모델링)을 계속하고 있으며 올해도 진행 중에 있다. 최근 차들이 엔진이나 성능 면에서 향상되면서 소비자들도 원하는 상품들도 다양해지고 있다. 이러면서 예전 상품들을 생산하던 설비들을 구조조정을 하고 있다. 특히나 올해는 수십 %에 해당하는 설비를 구조조정해야 된다.

-한국타이어의 (대전공장)투자금액은 얼마나 되나.
▲대전공장 한 곳에 대한 확실한 투자금액은 잘 모르겠다. 인도네시아와 중경 공장이 건립되고 있으며 헝가리(공장)도 증설하고 있다. 여기에 금산공장도 구조조정이 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4~5년간 한해 5000억원 정도는 들어간다고 본다.

-(인도네시아공장에) 대전공장 인력들이 많이 투입되지 않나.
▲벌써 많이 가서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1월에 떠났다. 가동 인원을 위해 현지인들도 뽑아 교육을 시키고 있다. 생산이 시작되는 건 하반기 9~10월 되겠지만, 그전에 그러한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게 제대로 되지 않으면 가동시점에서 실행착오를 겪고 지연 되는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인력이 많이 빠져나가면 그만한 타격도 있지 않은가.
▲그래서 항상 인력적인 측면이 제일 아쉽다. 특히 엔진니어들. 사실 우리나라 경제 전체적으로도 엔진니어들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타이어가 R&D쪽에는 얼마나 투자를 하고 있나.
▲매출에 5%정도 하고 있다. 매출이 7조이기 때문에 3500억 정도 된다. 상당히 높다. 대부분의 일반 제조업체는 2%가 채 안 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미쉐린이나 브리지스톤과 같이 덩치 큰 업체들이 똑같은 비율로 가면 (금액은) 어마어마하겠지만, 그곳도 3.5~4% 정도다. 물론 우리는 쫒아가야 하기 때문에 많이 써야하지만, 그게 쉽지만은 않다.

-현재 글로벌 순위가 얼마나 되는가.
▲매출액 기준으로 7위 정도라고 보면 된다. 2014년에 5위를 목표로 하고 있다. 생산량도 당초 목표는 1억개였다. 지난해 기준으로 9000만개가 조금 못 됐지만, 인도네시아와 중경 공장이 완공되면 지금 예상으로 1억1000만개 정도로 보고 있다.

▲‘511’플랜이라는 것이 있다. 글로벌 5위, 생산 1억, 그리고 에비타(EBITDA) 10조경영(1빌리언달러)을 의미한다. 물론 품질 1위, 순익성 1위 등도 포함돼 있다. 이러한 분위기를 계속한다면 무난히 달성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근로자들의 소원수리(환경개선 및 요구사항)들은 어떻게 처리되나.
▲계층별로도 진행되며 나도 일주일에 두 번 정도 계층별 간담회를 하고 있다. ‘신뢰문화의 소통, 경청’. 사실 이것들이 안 되면 얘기가 되지 않는다. 신뢰는 소통에서 시작된다. 얼마나 자주하는가는 별로 중요하지 않다. 메아리 없는 것은 아무 필요가 없다. 그전 공장장님도 잘하셨지만, 기존보다 소통을 위해 더 신경을 쓸려고 하고 있다. ‘소통을 통한 신뢰’는 연구소 있을 때도 이것을 중요시 했다.

-좋은 환경개선 아이템이 나오면 시상도 진행하나.
▲내가 요즘 결제하고 있는 것 중에 제일 많이 하는 것이 시상이다. 너무 많이 한다고 할 정도로, 시상이 진짜 많다.

-실습생들은 어떻게 운영되나.
▲직업훈련생들을 말하는 것인가. 인원이 필요하면 공고를 내서 면접을 본다. 이러한 직업훈련생들을 뽑아 한 달간 교육을 시킨다. 고졸 혹은 전문대졸까지. 그리고 현장에서 두 달간 교육을 시킨다.

▲사무직인 경우, 커리큘럼상 본사에서 5주 교육을 받게 된다. 연구소의 경우 연구소로 넘어와서 기본 타이어 관련 교육을 3주간 진행하게 된다. 이를 마치고 나면 석 달간 현장에서 진행된다. 그렇게 따지면 5개월 정도 교육을 받게 되는 셈이다. 그러고 나서 현장에 투입되면 6개월간 OJT 교육이 실시된다. 현업에 특성상 다르다. 현장직원들도 5주 본사교육 후 내려와서 7주 교육받게 된다. 끝나면 현장에서 OJT 교육을 받게 된다.

-제품의 경쟁사는 어디라고 보는가.
▲제품 종류에 따라 다르다. 어떤 제품은 손색이 없기도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트럭 타이어와 같은 일부 제품에서는 차이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건 아직도 우리가 해야 될 부분이다. 하지만 소형차부분에선 동등하다고 자부하고 있다. 역사도 짧고, R&D 인력도 850명(국내 580명, 해외 270명)에 불과한데, 미쉐린은 6000명 정도 된다. 엄청 잘하고 있고 이것이 근로자들의 로얄티라고 볼 수 있다.

-공장장님의 포부는 어떠한가.
▲신뢰를 쌓는 부분. 지금까지 해온 것을 유지하는 것. 이러한 것들이 되지 않으면 힘들다. 이러한 것들이 바탕이 돼야 장기적으로 안정되게 성장할 수 있다. 물론 품질 등은 당연히 해야 된다. 이러한 것들은 신뢰 등으로 지속될 수 있는 것이다.

▲사실 올해는 품질이 중요시 되고 있다. 회사 자체도 품질경영으로 바꿨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라벨링 제도도 하지 않으면 회사가 도태될 것이고, 하면 그 동안 열심히 했던 부분이 기본으로 작용된다.

▲어떻게 보면 기회다. 위기가 잘만하면 기회가 되듯이, 품질경영을 하기 위해서 기본 바탕으로 소통이 돼야 한다. 사실 방향을 알고 있고 해야 같은 목소리로 같은 목표를 향해 가는 것이지, 아무리 위에서 떠들어 봐야 소통이 안 되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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