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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따고 보자는 식 ‘아웃소싱 0 마진’ 입찰 여전

예가대비 88% 업체가 우선협상자

김상준 기자 | sisan@newsprime.co.kr | 2012.04.16 18:31:03

[프라임경제] 아웃소싱기업의 콜센터 입찰시 일단 따고 보자는 식의 가격후려치기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 최근 저가 입찰로 업체가 선정된 L공사에 이어 올해 들어 벌써 세 번째다. 저가입찰을 대부분 공공기관이 주도하고 어느 특정업체만의 문제가 아닌 전 업체에서 성행하고 있다.

이번 입찰 결과는 곧 입찰을 앞두고 있는 건강보험공단과 한국전력과 같은 공공기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저가 입찰의 경우 인건비와 운영경비를 포함해 90%이하로 가격을 제시하고 일반관리비와 이윤을 ‘0’로 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윤영경비를 쓰지 않는다고 하면 일반관리비가 1%미만이다.

K공사의 경우 29명 규모로 콜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착수일로부터 2년간 운영되는 이번 사업의 사업금액은 14억5000만원으로 예가평균은 14억5143만원으로 사업금액보다 높게 형성됐다. 즉 사업을 발주한 공사에서는 아웃소싱기업들이 쓸 수 있는 가격을 최대한 높여 놨다.

입찰결과 우선협상자로 예가대비 88.1%인 12억7910만원을 써낸 코레일네트웍스가 선정됐다. 기존운영기업은 14억1988만원으로 예가의 97.8%를 제시해 10%에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공공기관의 경우 대부분이 직접인건비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일반관리비나 이윤에서 차이가 난다. 이번 입찰의 경우 공사에서 제시한 직접인건비에 일반관리비나 이윤을 ‘0’로 쓰고 운영경비를 4만5000원 정도로 쓰면 12억8000만원이 나온다. 일반적으로 업계에서 운영경비를 7만원 정도 쓰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이번 입찰가격은 터무니없이 낮은 가격이다.

이번 입찰은 기술능력평가가 70점을 차지하고 가격평가가 30점이다. 건보를 비롯해 한전의 가격평가가 20점인 것에 비하면 가격비중이 높은 편이다.

코레일네트웍스와 기존업체와의 가격평가 점수 차이는 3점에 이른다. 기술능력평가가 비슷한 상태에서 가격평가 점수가 3점 이상 난다는 것은 아주 큰 차이다.

이번 입찰을 발주한 K공사 사장은 “공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과 특히 중소기업과의 동반성장을 매우 중요한 과제로 삼고 각종 제도개선과 성과공유를 통해 실천해나갈 것”이라고 밝힌바 있다.

K공사 관계자는 “직접비 이상의 가격을 썼기 때문에 적자를 감소하고서라도 운영하겠다면 말릴 수는 없는 입장이다”며 “적정한 가격으로 서로가 상생할 수 있는 제안이 못 된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코레일네트웍스 관계자는 “신규기업이 진출하기 힘든 현실에서 가격에 의존할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이다”며 “가격이 낮은 것은 내세울게 못되지만 실적이 없어도 시장에 진출할 수 있도록 전문성이 반영된 평가항목으로 다변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웃소싱 시장에 진출하면서 다양한 분야의 운영 실적이 뒤지는 상태에서 가격에 의지하는 것은 이해가 되지만 공공기관이 100% 투자한 기업이 신규시장에 진출하면서 ‘못된 것만 먼저 배우는 것’이 못내 안타깝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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