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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센터 저가 가격경쟁 효성ITX까지 합세 '진흙탕 싸움'

85%가격으로 수주 과당경쟁 사용업체 니즈 찬물

김상준 기자 | sisan@newsprime.co.kr | 2012.05.22 10:08:46

[프라임경제] 공공부문 콜센터 운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 들어 공공부문 콜센터 운영에 대한 단가가 전반적으로 낮게 형성되고 있어 콜센터 업계의 위기론 까지 대두되고 있는 실정이다.

여기에 자유로운 아웃소싱기업은 없다. 신생기업이나 업계를 리드해가고 있는 기업이나 전문성보다는 일단 최저가로 치고 보자는 식의 결과가 많아지고 있다.

올해에만 LH공사, 서울메트로, 한국수자원공사에 이어 최근 실시된 한국공항공사에 이르기까지 공공부문 입찰에서 저가 입찰은 곧 수주라는 공식이 성립됐다.

◆저가 입찰 사용업체도 피해

한국수자원공사와 한국공항공사(이하 공항공사)의 경우 기술점수에서 이기고도 가격점수에 의해 업체가 뒤바뀌면서 사용업체에서 이야기하는 “가격은 평가에서 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적정하게 쓰셔도 됩니다”라는 말은 믿기 어려워졌다.

가격하락은 아웃소싱기업들의 과당경쟁과 무관하지 않다. 사용업체가 사업예산을 세울 때 상담사 직접비를 88%로 책정하고 일반관리비 5%, 마진 7% 선에서 예산을 잡는 게 일반적이다.

최근 입찰에서는 사용업체의 니즈에 아웃소싱기업이 찬물을 끼 얻는 겪이 되고 있다. 지난달 입찰을 실시한 공공부문 관계자는 “힘겹게 예산을 확보해 놨음에도 불구하고 업체들이 수주하고 보자는 식으로 저가를 써내, 예산이 절감되는 효과는 있지만 반대급부로 이직률이 높아지고 서비스 수준이 낮아져 별로 반기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입찰을 통해 우선협상자를 선정하고 협상에 돌입한 공항공사의 경우 상담사 인건비를 놓고 사용업체와 아웃소싱기업간의 조정이 이루어지고 있다.

공항공사는 올 7월1일부터 2014년 12월31일까지 총 30개월에 대한 콜센터 운영업체로 효성ITX를 선정했다. 사업예산은 24억2623만원으로 상담사가 25명인 것에 비하면 높은 편이다.

이같은 예산에 대해 공항공사관계자는 “상담사 급여를 200만원, 매니저 급여를 240만원 정도로 생각해 설계한 금액”이라며 “영어, 중국어, 일어 등 외국어가 가능한 사람이어야 하기 때문에 금액이 높은 편”이라고 밝혔다.

◆기술점수 뒤집는 가격 점수

입찰결과 의외의 현상이 발생했다. 공항공사를 우선협상자로 선정된 효성ITX의 경우 사업예산의 85%의 가격을 써내 가격점수에서 20점 만점을 받은 것이다. 수자원공사 입찰에서 이미 저가 가격으로 인해 기술점수에서 이기고도 떨어진 쓰라린 경험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최저가를 써내면서 주위를 놀라게 했다.

공항공사 콜센터 입찰에는 총 5곳이 입찰에 참여해 효성ITX와 엠피씨만이 적격업체로 선정됐다. 효성IX는 기술점수가 71.67점으로 엠피씨 72.63점에 비해 0.96점이 낮았음에도 불구하고 가격을 참가 기업중 제일 낮은 사업예산의 85%를 써내 20점을 맞으면서 95%를 써 17.95점을 받은 엠피씨를 1.09점 차로 제치고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참가한 나머지 업체들의 가격은 93%, 91%, 89% 선 이었다.

사용업체에서 중요시하게 본다는 기술평가가 아닌 아주 중요시 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가격점수에 의해 업체가 뒤바뀐 것이다.

◆마진 줄여서 급여 인상 불가피

효성ITX는 상담사 급여를 놓고 공항공사와 협상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효성ITX에서 처음 제시한 175만원선이 받아들여지지 않음에 따라 효성ITX는 일반관리비와 마진을 줄여 5만원 정도 인상된 180만원 선에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상담사 급여에는 기본급에 수당, 중식비, 교통비, 상여금이 포함된 가격이다.

효성ITX 관계자는 “현재 책정한 상담사 급여는 업계 전체에 비추어 볼 때 작은 편은 아니지만 공항공사의 의견을 반영해 마진을 줄여서라도 상담사 급여를 최대한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항공사 관계자는 “서로가 윈-윈 해야 하는데 아웃소싱업체가 마진을 줄여서 상담사 급여를 높여주고 있어 요구사항을 말하는 게 조심스럽다”며 “상담사 급여가 계획과 근접해야 사업목적 달성이 용이한데,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낮게 나타나 얼떨떨하다”고 당황스러워 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 입찰공고를 냈을 당시 14개 업체가 접촉을 해왔고 상담 품질이 중요하기 때문에 상담사 급여를 최대한 예산에 맞게 짜달라고 했음에도 불구하고 업체의 이해관계로 인해 상담사 급여가 낮아지면서 계획 수정이 불가피해 졌다”고 말했다.

◆이직률과 급여 밀접한 관계

콜센터에서 현제 제일 고민하고 있는 것이 높은 이직률 이다. 이직률은 상담사 급여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높은 이직률은 서비스 만족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업체들은 이직률을 낮추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이번 공항공사 콜센터 운영이 그리 녹록한 편은 아니다. 상담 인력이 25명이지만 사회적 기업이나 중증자애인 업체 종사자 10명을 쓰겠다고 제안했고, 마진역시 사회적 기업으로 돌아가는 상황에서 아웃소싱기업은 15명에 대한 운영비와 마진을 취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마진을 줄여 상담사 급여를 높여주고 있는 운영업체의 고충은 가중될 수  밖에 없고, 상담사의 전문성이 인정돼 직접비가 200만원을 넘길 거라는 업계의 기대가 무산 되면서 아쉬움이 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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