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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언주, 영도 출마? '충성 조직' 때문에 당선 안 된다

'지역정서' 모르고 김무성 '덕담' 아전인수한 듯…이미 '빨간 옷'들 마음정리 완료 '맹약설 나와'

서경수 기자 | sks@newsprime.co.kr | 2019.04.26 00:03:18

[프라임경제] 선거구제 개편과 경찰 수사권 독립·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설치 등 이슈들을 둘러싼 '패스트트랙 논란'이 여의도를 마비시키고 있는 가운데, 혼란스러운 국회 사정을 놓고 이언주 무소속 의원의 몸값이 주목받고 있다.

당초 바른미래당 소속이던 이 의원은 패스트트랙 추진 국면에서 정치적 도의 실종을 개탄하면서 탈당을 선언했다. 그는 현재 광명에 기반을 두고 있으나, 이전부터 꾸준히 부산 중영도 지역구(이 곳에서 고등학교를 다님) 이동을 추진할 것이라는 설이 나돌았다. 이 의원이 급격히 보수화되면서 현재 지역 기반에서는 다음을 기약하기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실제로 중영도구의 현역 의원인 김무성 자유한국당 의원이 이 의원의 지역구 이동 고민에 긍정적으로 격려했다는 보도가 여럿 나왔고, 일부 한국당 의원들도 이 의원에 대해 '꽃가마 태울 방법' 등 적극적 추대 가능성을 언급해 기사화되기도 했다.

이언주 무소속 의원이 부산 중영도구로 지역구를 바꿀 가능성이 논의되고 있으나 불가능하다는 지역 반응이 나오고 있다. ⓒ 연합뉴스

그런데 실질적으로 이 의원이 이동, 출마를 선언해도 당선이 쉽지 않을 것으로 확인됐다.

현재 한국당의 중영도지역위원회 위원장은 곽규택 변호사(영화 '친구'를 만든 곽경택 감독과는 형제지간)가 맡고 있다. 남양유업 대리점 갑질 사건 등을 처리한 부장검사 출신. 그가 지역위를 이끈다는 간판 즉 허명만 차지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점을 분석, 연결고리들을 확인해 봐야 한다는 것.

곽 변호사 주변에서는 "김 의원의 '조직'을 이미 물려받았기 때문에 게임 끝"이라고 바닥의 기류를 전했다. 곽 변호사는 서구(오래 생활한 곳)와 영도(부친이 병원을 이곳에서 개업했었음) 모두에 인연이 있어, 처음에는 서구 출마를 마음에 뒀던 인물이다. 그런 그가 당내 교통정리를 통해 이동 결단을 내렸다. 

당에서 서구 대신 중영도지역위원장을 맡으면 어떠냐고 타진해 오자, 곽 변호사로서는 고민을 했고, 이 과정에서 불출마 선언을 했으나 지역구 주인격인 김 의원에게 상담을 요청했다는 것.

김 의원이 곽 변호사의 지역구 고민을 상담하면서, 이동 문제에 대해서도 일정한 책임감을 느껴 조직을 충실히 인수인계했다는 것. 김 의원을 가리켜 '대가 약하다''덩치 값을 못 한다'는 식으로 비하하는 일부 비판론도 있으나 한국당 계열의 부산 지역 인사들은 적어도 그가 앞뒤 다른 말을 하거나,정치적 음모를 꾸미는 걸 즐기는 인물은 아니라는 전제에서 이 '지역구 물려주기 상황의 안팎'을 바라본다.

중앙당에서 '이언주 카드' 강행을 관철하는 상황에 무릎을 꿇는 상황이라면 몰라도 대세론에 기대어 스스로 말을 뒤엎거나 묵시적으로 추인해 주면 당대표까지 지낸 인물로서의 체면이 구겨지는 것은 둘째치고, 정치적 재기 가능성 전부가 사라진다는 것.

"김 의원이 자기를 돕던 조직에 이 의원 지원으로 가닥을 잡으라는 '신호' 내지 암묵적 메시지를 줄 수도 있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지역 인사들이 코웃음을 치는 이유다. 시나리오라면 가능하겠으나, 실익이 없는 방안이라서 김 의원이 굳이 선택할 필요가 없는 선택지라는 얘기다.

일각에서 보수정당 지지율 회복 국면에서 홍준표 전 대표와 김 의원 등의 복귀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보는 점과 이 지역 이슈를 떼어놓고 볼 수 없다. '복당파'인 그가 지역에서 이런 상도덕상 책잡힐 행동을 하면 '원조 친박'들이 그의 용도 폐기를 강력히 몰아붙일 명분이 된다는 풀이다.

오히려 일부에서는 조직 정비 과정에서 물려주기가 이뤄지면서 조직 인사들에게 충성 선서 받기를 병행, 완료했다는 정황을 거론한다.

1월에 한국당이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조직위원장 임명안을 처리한 '시점'을 잘 봐야 한다는 것. 이 당시에는 이미 '이언주 이동설'이 나돌고 있었다. 당이 여당과의 대결에서 이길 수 있을지 불안하던 상황이었는데(황교안 당대표 체제는 2월말 수립됨) 불출마 용단을 내린 김 의원이 곽 변호사와 주고받기를 하는 와중에 두 인사 모두 지역 조직의 반발이나 개별적 이탈 등을 예견 못할 바 아니었으므로 요소요소 혹은 불안한 포인트를 중점적으로 해서 챙기기를 단행했다고 봐야 한다는 언급이 나온다.

불확실한 이 의원 영입 가능성을 놓고 원심력이 가동될 수 있는 조직쯤으로 지역의 한국당 지지층과 핵심 활동 인사들을 우려하는 자체가 결례일 정도이며 오히려 위기 국면에서 새 수장을 핵으로 뭉치자는 구심력 발휘가 끝났다고 보는 게 정확한 해석이라는 것.

한편, 곽 변호사 본인도 본지의 크로스체킹 취재에 "어렵게 연락을 드렸더니 도와주시겠다, 적극 도와줄 테니 해보라 했던 건 사실"이라고 간단한 확인 답변을 내놨다.

명시적 설명은 없으나 이 의원이 덕담 정도의 이야기를 아전인수 내지 확대해석하거나, 꽃가마 운운하는 중앙 정치 논리로만 중영도를 바라보는 것을 굳이 개의치 않는 듯한 반응이다. 조국 청와대 수석의 부산 역할론에 어떤 각도에서든 상당한 기대를 거는 민주당 중앙 내지 부산시당의 공감대 상황과 달리, 한국당과 중영도 문제에서는 지역 논리와 중앙의 시각과 온도차가 있다는 것이 곽 변호사가 기댈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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