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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한국GM 도전장' 트랙스, 가격만 아니면 '합격점'

감각적이고 세련된 디자인…주행능력도 기대 이상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13.02.25 14:53:48

   
아베오를 기반으로 약 60개월의 개발 기간을 걸쳐 완성된 쉐보레 트랙스는 해외 도로 사정에 적합한 제원으로 진화하면서 쉐보레가 앞으로 가야할 미래를 제시했다. ⓒ 한국GM

[프라임경제] 한국GM이 새로운 쉐보레 모델인 트랙스(Trax)로 시장점유율 10% 달성에 희망을 걸었다. 지난해 열린 '파리모터쇼'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바 있는 트랙스는 차체가 작은 B-세그먼트(소형차)급의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로, 아직 국내시장에서는 이렇다 할 경쟁모델 차종이 없다. 이런 상황에서 약 60개월의 개발 기간을 거친 트랙스가 쉐보레의 국내 시장에서의 점유율 향상을 위해 국내에 모습을 드러냈다.

한국GM은 지난 20일 쉐보레의 새로운 차종인 트랙스를 공개했다. 글로벌 GM의 차량 개발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첫 글로벌 소형 SUV로, 개발 전 과정이 한국을 중심으로 이뤄진 것이 특징이다.

뿐만 아니라 완벽한 성능과 품질을 위해 세계 각지에서 100만km 이상의 내구성 테스트와 주행시험, 다양한 충돌 테스트 등 엄격한 검증을 마치는 등 총 60개월의 기술적 담금질 이후 완성됐다.

한국GM은 트랙스가 SUV의 역동적 디자인과 강력한 힘, 도심 드라이빙에 최적화된 사이즈, 넓은 실내 공간과 실용성 등을 무기로 삼아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를 주도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고 있다. 이미 다른 나라에서 먼저 출시되긴 했지만 국내시장에는 경쟁 차종이 없는 만큼, 많은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하다는 판단에서다.

한국GM이 야심차게 준비한 트랙스를 시승해 봤다. 시승은 제주공항을 출발해 정석비행장을 거쳐 휘닉스 아일랜드 리조트에 도착하는 총 70㎞에 해당하는 코스다.

◆쉐보레 미래 제시…실용성 부분 강화

쉐보레가 최초 SUV 개발할 당시 제원은 무척이나 컸으며 이후에도 미국 홈시장에서의 니즈를 부합하기 위해 계속 커지는 경향이 있었다.

   
실내 인테리어는 액정스크린과 터치패널 등을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복잡한 디자인을 최소화시키는 등 고급스러움과 실용성을 모두 실현하려 많은 노력을 가했다. ⓒ 한국GM

약 75년이 지난 지금 쉐보레가 아베오를 기반으로 새롭게 탄생시킨 트랙스는 미국뿐만 아니라 프랑스와 같은 해외 도로 사정에 적합한 제원으로 진화하면서 쉐보레가 앞으로 가야할 미래를 제시했다.

전체적으로 후드에서 트렁크까지 유연하게 이어지는 아치형 루프 라인과 오버행이 조화를 이루면서 역동적이고 다이내믹한 도심형 SUV의 아이덴티티를 실현했다. 차체도 △전장 4245㎜ △전폭 1775㎜ △전고 1670㎜으로, 경쟁차종으로 밝힌 스포티지(4440×1885×1645㎜)나 투싼ix(4410×1820×1655㎜)에 비해 소형급에 해당한다.

화려한 할로겐 헤드램프의 하단부분은 두 칸으로 나눠 HID 혜드램프를 넣었으며 상단부분은 방향지시등을 배치했다. 업그레이드된 외관 품격과 선명한 야간 시야를 제공하는 동시에 조사각을 수동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디자인하면서 편의성과 안전성을 높인 것이다.

최근 쉐보레의 아이덴티티인 투피스 그릴을 적용한 라디에이터 그릴은 궁극적으로 쉐보레가 추구하는 디자인 요소는 고수했다. 하지만 위아래로 분리된 그릴을 크롬 도금 필러로 감싼 형태로 디자인하면서 동일하지만 조금은 다른 차별화를 추구했다.

후면부는 캡티바와 유사했다. 차이점이 있다면 C필러의 급한 경사로 인해 면적이 더욱 확장돼 보였으며 또 작아진 유리창과 양쪽 끝에 위치한 커다란 테일 램프로 차체가 커 보이는 효과도 생겼다.

실내 인테리어는 실용성과 고급스러움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 애쓴 노력이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각 도어에 마련된 여러 개의 콘솔로 작은 소지품을 나눠 정리할 수 있으며 운전석 도어 창문 위에는 안경을 수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계기판은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장점을 극대화하면서 감각적이고 세련된 실내 분위기를 조성했다. 액정스크린과 터치패널 등을 적절히 조화시킴으로써 복잡한 디자인을 최소화시킨 것이다. 3개 지시계(속도·연료·RPM)가 시계 형태로 배치됐던 일반 계기판과 달리 RPM지시계를 제외한 나머지는 디지털 게이지 방식을 적용했다.

트랙스는 최근 출시 차량치곤 의외로 내비게이션이 장착하지 않으면서 또 다른 차별화를 시도했다. 값비싼 내비게이션 대신 트랙스 전용 내비게이션 앱인 '브링고(가격 1만원대)'를 채택한 것이다. 스마트폰을 블루투스로 연결하면 브링고를 차량 디스플레이에서 이용할 수 있었다.

◆터보 단점, 터보차저 및 6단 자동변속기 장착으로 최소화

시동을 걸고 차를 서서히 출발시켰다. 가솔린엔진이 탑재된 만큼, SUV치곤 엔진음이 조용했다. 가속페달을 밟으면 시끄러운 엔진소리가 들려왔지만 정작 엔진 반응은 느렸다. 저RPM에서 부스터가 터지지 않는 터보엔진의 특성 때문이다.

그나마 가솔린 엔진과 통합형으로 터보차저를 설치하면서 기존 터보엔진의 느린 엔진 반응(터보랙 현상)의 최소화와 엔진 응답성 극대화를 꾀했다. 또 중형 가솔린 엔진에 적용된 '더블 가변 밸브 타이밍(DCVCP)' 기술의 적용으로 엔진 효율 향상과 배기가스 배출 감소도 이끌어 냈다.

여기에 터보 엔진에 최적화된 6단 자동변속기를 장착함으로써 주행 및 변속 시 손실을 최소화하는 등 발진 및 추월 가속성능의 향상에도 적지 않은 노력을 담기도 했다.

트랙스는 국내 최초로 1.4ℓ 가솔린 터보 엔진을 장착해 140마력의 최대출력과 최대토크 20.4 kg·m의 성능을 발휘하며 공인연비도 복합기준 12.2㎞/ℓ다. 가솔린 SUV인 탓에 낮은 연비와 토크는 감수해야 하는 것이다.

물론 가솔린 엔진 탑재로 무게도 더 가볍고 소음과 진동 측면에서는 디젤엔진에 비해 매우 조용하다. 세금 및 유지 가격도 저렴하다는 장점도 있다.

전체적인 승차감과 코너링은 합격점이다. 기존 SUV들이 일반 차량보다 출렁임이 심하고 코너링이 불안한 것과 달리 트랙스는 한국지형에 최적 튜닝된 서스펜션과 차체 상부와 하부 프레임을 연결한 '통합형 보디 프레임'을 적용해 쾌적한 승차감과 코너링에서의 정교한 핸들링을 가능케 했다.

이처럼 트랙스는 세단의 부족한 파워와 기존 SUV에서는 느낄 수 없던 민첩하고 다이내믹한 드라이빙을 모두 갖춘 도심형 ULV이지만, 가격경쟁력 측면에서 문제점이 제기되고 있다. 트랙스와 비교해 배기량이 높은 경쟁차종과 가격이 크게 차이가 나지 않는 상태에서 경쟁차종들이 디젤모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가격 경쟁력 면에서는 뒤처진다는 것이다.

과연 트랙스가 '상대적으로 비싼 차량'이라는 인식을 벗겨내고 한국GM의 국내 점유율 10% 달성을 견인할 수 있을지 관심이 주목되고 있다.

쉐보레 트랙스 가격은 △LS 모델 1940만원 △LS디럭스 모델 2150만원 △LT 모델 2090만원 △LT 디럭스 모델 2190만원 △LTZ 모델 2289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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