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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독일 디젤세단 정조준…현대차 저격수 '그랜저 디젤'

'202마력 45.0kg·m 토크' R2.2 E-VGT 엔진…"강력·편의사양" 강점

이용석 기자 | koimm22@newsprime.co.kr | 2014.07.04 11:42:10

   그랜저 디젤은 디젤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갖춘 동시에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은 디젤 엔진을 탑재했음에도 불구하고, 높은 수준의 정숙성을 갖춘 동시에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을 제공했다. Ⓒ 현대자동차

[프라임경제] 현대자동차 그랜저가 새로운 모습으로 다시 태어났다. 풀 체인지 모델이 아닌 연식 변경이지만, 업계 화두로 떠오른 이유는 바로 중형세단 그랜저에 디젤 엔진을 최초로 장착했다는 점이다. 이전에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한 적 있는 그랜저이지만, 이번 디젤 모델은 더욱 특별하다. 최근 멈추지 않고 고공행진을 하고 있는 독일산 디젤 차량에 적극적인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디젤 기피증'이 사라진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과연 그랜저 디젤 모델이 업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수 있을까.

지난 1986년 현대차는 미쓰비시 데보네어 베이스를 바탕으로 그랜저를 출시했다. 국내 최대 배기량을 자랑하던 그랜저는 현재 에쿠스급으로 칭송받으며 곧바로 상류층 공략에 성공해 '부의 상징'으로 자리매김했다.

이후 28년이 지난 지금, 현대차가 이전과 비슷하긴 하지만 전혀 다른 '그랜저'를 세상에 공개했다. 성능과 사양을 대폭 보강하고 전면 및 후면부 디자인을 일부 변경한 연식 변경 그랜저에 디젤 모델을 추가한 것.

특히 국내 업체 최초의 준대형 승용 디젤인 그랜저 디젤은 뛰어난 상품성은 물론, 높은 경제성을 갖춘 프리미엄 준대형 세단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높은 관심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이번 그랜저 디젤 모델 출시로, 현대차는 △가솔린 △하이브리드 △LPI △디젤의 풀 라인업을 구축하는 등 수입차 대응에 나서고 있다.

혁신를 통한 진화 속에 본질을 그대로 유지한 그랜저 디젤이 과연 막강한 파워를 자랑하는 독일산 디젤 차량에 대응할 수 있을지 지난 2일 시승을 통해 살펴봤다. 시승 코스는 인천 잭니클라우스 GC를 출발해 △제2경인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제3경인고속도로 △인천대교 등 거쳐 을왕리 해수욕장을 왕복하는 약 160km에 달하는 거리다.

◆특유 역동성과 고급스러움 유지…보다 편리해진 실내 공간

연식 변경 모델인 2015년형 그랜저 디젤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디자인 측면에서는 큰 변화를 찾아 볼 순 없었다.

다만 몇 가지 변화를 꼽자면, 차량의 역동성과 고급스러움을 살리면서 전장을 10mm 늘리고 전·후면부에 신규 디자인의 범퍼를 적용했다는 점이다. 이를 통해 그랜저 디젤은 보다 풍부한 볼륨감과 웅장함이 느껴졌다.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첫등장한 그랜저 디젤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보다 풍부해진 볼륨감과 웅장함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주목시키고 있다. Ⓒ 현대자동차  
지난 부산모터쇼에서 첫등장한 그랜저 디젤은 기존 모델과 비교해 보다 풍부해진 볼륨감과 웅장함으로,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주목시키고 있다. Ⓒ 현대자동차

전면부에는 LED 포그램프를 새롭게 탑재해 최첨단 느낌과 함께 고급스러움을 더했고, 측면부 알루미늄 휠과 후면부 머플러 디자인도 더욱 세련되고 엣지 있게 변경됐다.

실내 역시 마찬가지다. 가로형 레이아웃을 적용해 안정감을 강조한 실내 인테리어의 경우 상단 에어벤트를 비롯해 보다 간결하게 디자인 된 센터페시아를 통해 심플한 멋을 추구했다. 또 스위치를 기능에 따라 단순화 및 재배열해 운전자가 보다 쉽고 편리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밖에도 8인치 대형 모니터를 적용하고 접촉감과 음성 인식률을 높인 '차세대 AVN 모니터'를 탑재했다. 또 지갑에 수납이 가능하고 편의성과 만족도를 높인 고품격 디자인의 '카드형 스마트키' 등 다양한 편의사양도 추가했다.

◆높은 수준 정숙성, 뛰어난 주행 능력

차에 올라 시동을 켜면, 디젤 특유의 묵직한 배기음과 진동이 온몸에 울려 퍼진다. 공회전시 소음이나 진동이 조금은 거슬리긴 했지만,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비교하면 결코 뒤지지는 않았다. 이런 정숙성은 일반 주행 시에도 지속적으로 유지됐다.

   뛰어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 받은 2.2L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 현대자동차  
뛰어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 받은 2.2L R엔진을 개선한 R2.2 E-VGT 디젤 엔진은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뛰어난 성능을 발휘한다. Ⓒ 현대자동차
그랜저 디젤에는 △최고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의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는 R2.2 E-VGT 디젤 엔진이 장착됐다. 이미 싼타페와 맥스크루즈 등에 적용되면서 뛰어난 완성도와 내구성을 검증 받은 2.2L R엔진을 개선한 만큼, 여유로운 동력성능과 정숙성, 경제성을 갖췄다.

고속도로에 올라 가속을 위해 가속 페달을 깊게 밟자, 차량은 부드럽게 질주했다. 100km/h에 위치하던 속도계가 어느덧 140km/h를 지나 180km/h대까지 안정적으로 가속했다.

고속 주행에서의 풍절음이 들리기는 했지만, 다른 소음과 진동의 경우에는 가솔린 차량과 비슷한 수준. 여기에 개선된 파워 스티어링 성능은 보다 신속하고 안정적인 핸들링 성능과 부드러운 조향감을 제공해 편안하고 안정감 있는 프리미엄 세단의 승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대거 장착된 편의사양도 실 주행에 있어서 높은 만족도를 제공했다. 후측방 경보 시스템(BSD)은 운전사 시야 사각지대의 차량을 감지하고, 차선이탈 경보 시스템(LDWS)은 방향지시등을 작동하지 않고 차선을 넘어가면 경보가 울려 운전자에게 높은 수준의 안전 운전을 요구했다.

그랜저 디젤 시승에 있어서 아쉬운 점은 복합 공인 연비가 의외로 저조한 14㎞/L(고속 17.5km/L, 도심 12.0km/L)에 그친다는 것이다. 테스트 주행을 마치고 확인한 실 연비도 급가속하는 구간이 많았다는 점을 감안해도 조금 부족한 9.8km/L를 기록했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의 비교하면 저렴한 판매 가격(3254만~3494만원)이 연비에 따른 유류비 차이를 감안하더라도 절반 수준에 불과해,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히 보유한 셈이다.

국내시장에서 준대형 세단의 자존심을 지켜온 그랜저가 그동안의 침묵을 깨고 디젤 엔진을 탑재해 독일 디젤 모델들에게 본격적인 대항에 들어갔다. 과연 '본질에 충실한, 하지만 혁신에 가까운 진화'를 선보인 그랜저 디젤이 얼마만큼의 시장 변화를 가져올지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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