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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보광 떠나 농심 품에 안긴 '휘닉스벤딩서비스'

진하디 진한 형제愛, 떼려야 뗄 수 없는 '홍家 혈연' ③

전지현·하영인 기자 | cjh@newsprime.co.kr | 2016.02.23 16:47:14

[프라임경제] 삼성전자 자판기 관리를 맡아왔던 휘닉스벤딩서비스가 지난해 농심에 매각된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농심 메가마트는 지난 2015년 10월20일, 9.85% 지분을 보유한 출자회사 이스턴웰스를 통해 휘닉스벤딩서비스 주식 100%를 양수, 계열회사로 편입했다.

매각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BGF리테일이 소유했던 총 5만4000주를 9억7400만원에 처분한 것을 토대로 환산할 경우, 휘닉스벤딩서비스 지분을 가진 홍가(家) 형제들은 최소 55억원 이상을 거둬들인 것으로 추산된다.

농심 메가마트 관계자는 "휘닉스벤딩서비스가 가진 자판기 자산과 노하우를 익혀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인수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00년 설립돼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에 본사를 둔 휘닉스벤딩서비스는 삼성전자 및 삼성그룹 계열사 내 자판기 운영을 맡아왔다. 홍라영 부관장 주식 55%(19만8000주), 홍석조 회장과 홍석준 회장, BGF리테일이 각각 15%(5만4000주)를 보유한 전형적인 '보광그룹 형제들' 회사였다.

전자공시에 따르면 휘닉스벤딩서비스의 매각 전 지난 2014년 매출은 398억원으로 △2011년 483억원 △2012년 478억원 △2013년 477억원 등 꾸준한 하락세를 보여왔다. 영업손실 역시 2010년 11억7000만원을 기록한 뒤 2012년을 제외하고는 2014년(15억9978만원)까지 손실을 거듭해왔다.

그럼에도 휘닉스벤딩서비스는 매년 2억7000만원(배당율 15%)의 배당을 지급하며 지분을 보유했던 주주들의 배를 채워줘야 했다.

◆홍라영 부관장 기업 '매각 중…' 보광과 결별 수순 일환?

이번 매각에 앞선 지난 6월에는 삼성전자 매점운영 업체인 피와이언홀딩스가 189억200만원 규모로 농심 메가마트에 매각된 바 있다.

홍라영 삼성미술관 리움 부관장. ⓒ 삼성미술관 리움

피와이언홀딩스 최대주주는 홍라영 부관장의 남편인 노철수 에미커스그룹 회장으로 지분 50.1%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어 홍 부관장이 19.9%, 자녀 희선·희경씨가 각각 15%씩 소유한 '홍 부관장 일가' 기업으로 평가됐었다.

특히, 이 두 회사는 2014년, 경제개혁연대로부터 '삼성전자가 사돈그룹인 보광그룹 계열사에 일감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받으면서 같은 해 10월 공정거래위원회를 통해 삼성그룹과 보광그룹의 자판기·매점 운영 수의계약에 관한 조사를 받았다.

따라서 업계는 이번 매각이 "일감몰아주기 등 계열사 부당지원 논란의 부담을 털기 위한 것"이라고 판단하면서도, 얽히고설킨 관계도를 보였던 보광그룹 형제들이 유동성 위기에 놓인 보광그룹으로부터 점차적인 분리작업을 진행하는 것으로도 분석하고 있다. 

이들은 철저한 독립경영을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각 형제들이 경영하는 기업 지분을 나눠 갖는 구조를 유지했었지만 반도체 사업 부진으로 STS반도체통신 등을 매각하며 계열사 쪼개기를 실시한 3남 홍석규 보광그룹 회장을 시작으로 2남 홍석조(BGF리테일 포함 13개사, 유통), 3남 홍석준(보광창업투자 1개사, 금융), 차녀 홍라영(에미커스파트너스 포함 4개사)는 차츰 독립하는 모습이다. 

2014년 2분기 말 40개에 달했던 보광그룹 국내 계열회사는 2015년 1분기 말 34개, 2015년 3분기 말에는 28개로 줄었다.

이 가운데 보광그룹에 가장 많은 계열회사를 둔 곳은 BGF리테일. 그러나 지난 11일, 보광그룹이 보유한 휘닉스스프링스를 인수하며 보광그룹과의 결별을 선언한 BGF리테일은 오래전부터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계열사의 자회사 편입과 처분을 통해 엉켜 있는 지분 관계를 해소해왔다.

지난해에는 △BGF캐시넷 △BGF로지스양주 △BGF로지스용인 △BGF로지스강화 등 4개 계열사가 보유한 BGF리테일 지분을 모두 처분함으로써 상호순환출자 문제를 완전히 해소했다. 이에 앞선 2013년에는 △BGF로지스강화 △BGF로지스용인 △BGF로지스팔탄 등 7개 물류관계사 지분을 대거 매입함으로써 BGF리테일 종속기업으로 편입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BGF리테일은 지배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지배구조 간소화 효과를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기준 보광그룹 28개 계열사 중 홍라영 부관장 기업으로 통했던 기업은 △휘닉스벤딩서비스 △피와이언홀딩스 △에미커스파트너스 △아미뒤뱅 4개사였었지만 휘닉스벤딩서비스와 피와이언홀딩스 두회사를 매각 함으로써 2개사만 남은 것으로 보인다. 

에미커스파트너스는 지난 2007년 경영투자자문을 주사업목적으로 노철수 에미커스그룹 회장이 설립한 뒤 대표로 있던 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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