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 '경단녀' 사회진출 기회 확대

홈씨씨인테리어 플래너…전환형 시간선택제 일환

[프라임경제] 정부가 2018년까지 모든 공공기관에 '전환형 시간선택제'를 도입하겠다고 나선 가운데 KCC그룹도 경력단절 여성들을 위해 발 벗고 나섰다.

전환형 시간선택제란 하루 8시간 근무하는 종일근무제와는 달리 희망근무시간을 스스로 선택해 유연하게 일할 수 있는 제도로, 저출산과 고령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여성 경력단절을 막기 위한 정부 해결책이다.

해외는 이미 상당히 보급된 상태며 특히 네덜란드 경우 여성근로자의 70% 이상이 시간제 근무를 택할 정도로 활성화돼 있다. 네덜란드 여성은 자녀가 생기기 전에 시간제로 근무하는 비중이 38%지만, 자녀가 생긴 이후에는 평균 80%대로 상승한다.

홈씨씨인테리어 패키지 쇼룸을 방문한 고객이 직원상담을 받고 있다. ⓒ KCC

두 아이의 육아로 6년 전 회사를 그만뒀던 박이정 씨는 지난해 9월부터 다시 일을 시작했다. 현재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서 11년간 쌓아온 인테리어 업계 경력을 그대로 살린 '인테리어 플래너(IP)'로 일하고 있다.

인테리어 플래너는 건축자재 기업인 KCC(대표 정몽익)의 인테리어 전문브랜드 '홈씨씨인테리어'에서 운영하고 있는 서비스로, 고객들을 위한 인테리어 견적·계약·시공·AS까지 전 과정을 기획, 진행하는 새로운 개념의 인테리어 전문가를 말한다. 결혼식 준비부터 완료까지 책임지고 도와주는 웨딩플래너와 유사한 셈이다.

인테리어 플래너라는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된 박 씨는 "내가 가진 인테리어 업계에서의 능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도 무엇보다 근무 시간을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데, 일과 가정의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곳으로 재취업하게 돼 매우 만족스럽다"고 평했다.

박 씨는 분당 서현동에 있는 홈씨씨인테리어 매장을 중심으로 유연하게 근무한다. 매장상황에 맞춰 방문고객 상담을 위한 내근을 비롯해 고객을 직접 방문해 상담을 진행하거나 공사현장을 관리하고 필요한 경우 자택근무도 가능하다. 일에 방해 받지 않는 선에서 스스로 일정을 조율해 필요한 경우 자유롭게 시간을 활용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박 씨도 재취업이 쉽지만은 않았다. 그는 "이전 인테리어회사에서는 설계·시공·감리를 맡아 밤샘, 야근과 같은 격무가 잦았는데, 두 아이의 엄마가 되니 미혼일 때와는 다른 근무환경으로의 구직을 할 필요가 있었다"며 "재취업을 준비할 때 반드시 결혼 전과 같은 곳으로 가야 한다는 부담에서 벗어나 다양한 직종으로 시야를 넓힐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홈씨씨인테리어 전시판매장에서 인테리어 플래너가 고객과 함께 제품들을 둘러보고 있다. ⓒ KCC

실제로 박씨는 구인광고가 아닌 기사를 통해 홈씨씨인테리어 플래너를 처음 접했다. 이전에 없는 다소 생소한 직종이었지만 관련 기사와 홈씨씨인테리어 홈페이지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본인 경력으로 충분히 도전할 수 있는 일이라 판단해 직접 지원서를 제출, 최종 합격했다.

박 씨는 "나는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기간에도 색채심리상담 등을 개인적인 관심분야를 공부하며 감을 유지했는데, 업계 관련 소식에 대한 관심의 끈을 놓지 않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랬기 때문에 나도 인테리어 플래너라는 직업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라며 "거창할 필요는 없지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고 있을 때 기회는 온다"고 장담했다.

KCC의 홈씨씨인테리어는 2014년부터 인테리어 플래너(IP) 서비스를 시작해 현재 서울 수도권을 비롯, 부산·대구·광주·창원 등 전국 주요지역에서 약 16명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이를 통해 여성들의 사회적 진출의 기회를 제공하고 인테리어 플래너라는 새로운 전문직종으로 업계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홈씨씨인테리어 측은 "점차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 인테리어 플래너는 인테리어·건축 분야에서 수년간 경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결혼 후 가정에서 육아 및 가사 등으로 기존 사회생활 경력이 단절된 우수한 여성인력들에게 재취업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도 의미가 있다"며 "전국적으로 채용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인테리어 플래너에 지원을 희망하는 경우 홈씨씨인테리어 홈페이지 채용란을 통해 접수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