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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이마트·롯데마트가 'PB 우유 왕좌' 놓친 이유는?

세균수·체세포수 기준 원유 등급, 가격서 차이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6.06.08 16:33:55
















[프라임경제] 얇아진 지갑 탓에 가격 대비 성능, 즉 '가성비'는 현명한 소비의 키워드로 자리 잡았다.

지난 2011년 소비자시민모임은 대형마트 PB(Private Brand·자체상품) 우유와 일반 우유의 성분을 정밀 분석해 차이가 별로 없으며 가격은 더 저렴하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싼게 비지떡'이라는 통념이 먹히지 않으면서 PB 우유의 입지도 단단해졌다. 지난해 '홈플러스 좋은상품 1A우유'는 600만개, 100억원대 판매고를 달성하며 이마트, 롯데마트는 물론 '절대강자' 서울우유를 제치고 마트 판매량 1위에 올랐다. 업계 라이벌을 긴장하게 만든 대형마트 3사 PB 우유 4개 제품을 비교했다.

◆넘쳐나는 1A…체세포수 기준 등급 주목

PB 우유마다 각각의 제조사가 있다. '홈플러스 좋은상품 1A 우유'는 연세우유, 이마트 '진심을 담은 우유'는 매일유업에서 만든다. 롯데마트의 경우 '초이스L 신선함이 가득한 우유'는 푸르밀, 이보다 저렴한 '초이스L 알뜰한 우유'는 건국우유에서 제조한다.

우유 질을 가르는 일반적인 기준은 원유등급이다. 원유등급은 세균수와 체세포수를 기준으로 구분된다. 흔히 보는 '1A등급'은 위생관리 정도를 점검한 것으로 원유 1ml당 세균이 3만 마리 미만임을 뜻한다.

하지만 이 같은 등급 구분은 다소 무의미해졌다. 낙농진흥회 원유검사현황에 따르면 올해 4월 세균수 기준 1A등급 원유가 전체 생산 원유의 94.3%를 차지했다. 1A등급 원유 비중은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90% 이상을 웃돌아 시중에 유통되는 우유 중에서 1등급 미만은 찾기도 어렵다.

업계를 중심으로 이제는 체세포수에 따른 등급으로 원유 질을 판단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체세포수는 원유에 섞인 젖소의 유선 상피세포와 면역세포(백혈구)의 양으로 측정하는데 염증이 있거나 스트레스가 심한 소일수록 수치가 높다.

즉 1등급에 가까울수록 건강한 소라는 뜻이다. 우리나라는 덴마크와 함께 원유 1ml당 체세포수 20만 미만을 1등급으로 정했다.

현재 1A등급 원유에 비해 체세포수 1등급 원유의 생산 비중은 훨씬 적다. 올해 4월 1등급 원유는 전체 원유 생산량의 65.1%에 불과했다. 지난 2월에는 1등급 원유 비중이 55.9%에 그쳐 1등급이 갖는 의미가 상대적으로 크다.

◆이마트·롯데마트 1B등급 쓰고도 비싸

서울우유가 올해 3월 세균수 및 체세포수 기준 최고등급 원유를 사용한 '서울우유 100%나'를 출시한 것도 이런 상황을 반영한 것.

그러나 우유업계 2위인 남양유업, 매일유업을 비롯해 PB 우유 제조사들도 체세포수 1등급 원유를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자칫 평범한 기준을 과장해 홍보했다는 시비가 불거질 수도 있다.

현재 유통 중인 마트 PB 우유 4개 제품 제조사에 문의한 결과 매일우유, 연세우유, 푸르밀 등은 체세포수 기준 1등급 원유를 사용한다는 전언이 들렸다.

건국우유는 직영 목장에서 공급한 원유는 1등급, 낙농진흥원을 통해 납품받는 원유는 1~2등급이라고 전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유통 제품의 90% 이상은 상위 등급의 원유를 사용한다는 게 업계 측 설명이다.

오히려 세균수 기준으로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1B등급 원유를 썼음에도 10ml당 가격은 홈플러스에 비해 각각 0.8원, 1.6원 비쌌다. 롯데마트는 또 PB 우유가 연세우유 일반제품보다도 10ml당 1.3원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홈플러스는 지난달 21일 PB 우유 가격을 1L 기준 1700원에서 1790원으로 5.29% 기습 인상했다. 그럼에도 다른 제품에 비해 여전히 높은 가성비를 보여 눈길을 끌었다.

가격 인상과 관련해 홈플러스 관계자는 "시장가격과 제조비용을 감안해 상식선에서 인상폭을 결정했다"며 "원유가격 하락 등 시장상황이 변화하면 재조정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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