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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쁜 시간선택제 일자리 창출… 아웃소싱기업 폄훼 논란

파견과 도급 개념 혼동된 오도, 색안경 벗어야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6.09.27 17:56:44
[프라임경제] 아웃소싱산업은 그간 '근로자착취기업' '비정규양산산업'이라는 오명으로 얼룩져 숱하게 뭇매를 맞았다. 1998년 파견법 제정 초기에는 불법적인 요소가 있었음은 인정하지만 이후 차츰 자정적인 노력을 통해 최근엔 상당 부분 개선됐다. 파견근로자 4대 보험 가입률은 90%에 육박하고 있어 정규직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특히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고용서비스분야에 진출한 아웃소싱기업이 늘면서 고용율 제고의 첨병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고용노동부(고용부)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4월 기준 고용서비스분야 민간위탁기관은 1006개소로 정부 인소싱 기관 280개에 크게 앞선다. 정부는 민간위탁의 참여를 독려하고자 각종 시상과 인증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아웃소싱기업의 이런 노력을 달갑게 보지 않는 게 현실이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달 8일 고용부 자료를 통해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아웃소싱 기업의 지원용으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이에 몇몇 언론사에서 시간선택제를 나쁜 일자리로 폄훼하는 기사가 일제히 보도되자 업계는 크게 공분하고 있다.

아웃소싱산업은 시간선택제로 일자리를 창출 중이지만 아웃소싱산업이라는 이유만으로 나쁜일자리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 구글이미지 캡처


매체들은 '나쁜 일자리에 정부 시간선택제 지원금 쏠려' '재벌 간접고용만 늘린 시간선택제 실패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 아웃소싱 업체 지원용으로 전락' 등 마치 시간선택제는 곧 '나쁜 일자리인 동시에 아웃소싱기업'이라는 공식을 만들었다.

이에 한 아웃소싱업체 관계자는 "허탈한 기분이다. 이런 식의 보도는 국민들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으로 피땀 흘리는 산업 종사자들 모두를 매도하는 만행이다. 아웃소싱기업이 하는 모든 것을 불법으로 치부하는 궤변"이라고 울분을 토했다. 

시간선택제·아웃소싱산업 바라볼 때만 색안경

고용부 자료를 보면 매체들이 비난하는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매우 양질의 일자리다. 시간선택제 일자리는 최저임금 130% 이상이고, 4대 보험 등 기본적인 근로조건이 보장돼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인 지원 요건이다. 

특히 관련업체 시간선택제로 취업해 일·가정 양립을 이루며 행복하게 일하는 종사자들의 입장을 배려하지 못한 편향적 기사라는 게 고용부의 평가다.

또한 이들이 지적한 아웃소싱업체들은 주로 콜센터나 공항탑승수속서비스를 수행하는 업체다. 직무특성상 피크타임이 존재하고, 장시간 일하면 업무피로도가 높아져 생산성이 떨이지기 때문에 시간선택제 활용에 더 적합하다.

콜센터업계 관계자는 "일반 사무업무 등과 달리 콜센터업무는 업무 연속성이 없기 때문에 인수인계가 거의 필요 없다"며 "시간선택제에 매우 적합한 직군으로 근로자들이 많은 지원을 했다. 업종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 비난은 무지의 소치"라고 비판했다. 

고용부의 시간선택제 만족도 설문조사에서도 근로자들 대부분이 경력단절을 극복하고 재취업에 성공해 육아와 일을 병행하며 만족도가 높은 수준인 것으로 파악됐다. 기업들 역시 이직률 감소, 생산성 향상 등으로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런 가운데 경력단절녀를 대상으로 한 시간선택제 지원대상이 대부분 20~30대에 몰리는 경향도 잘못된 관점이라는 비판에 포함됐다. 

고용부 자료를 살피면 시간선택제 신규창출 지원인원의 연령별 비중은 30~40대 지원자가 55.8%로 가장 많아 경력단절 여성의 재취업에 많은 기여를 했다. 이와 함께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단순 경력단절녀 만을 위한 일자리가 아니라 자기계발, 여가활동 등으로 사유가 다양화되고 있다. 

고용부는 이러한 이유로 단순 양적 성장만이 아닌 직종의 다양화, 임금수준의 상승 등 질적으로도 발전해 빠르게 정착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한다. 

업계 관계자는 "점점 시간선택제 수요가 증가하고 일반 대기업에서 하지 않으니 일자리 매칭에 특화된 아웃소싱산업에서 많이 할 수밖에 없다"고 제언했다.

여기 더해 "정부에서 정책적으로 진행하는 만큼 근로자 보호를 철저히 했다. 칭찬받아 마땅한 것을 단순히 아웃소싱 산업에서 독식한다고 비판하는 옹졸함이 엿보인다"고 꼬집었다.

"알고 썼나?" 관련 협회·업계, 거센 폭풍 비난

강 의원의 발표와 관련 매체들의 보도는 기본적인 파견과 도급도 구분하지 못하는 수준에 머문다. 

남창우 HR서비스산업협회 국장은 "환노위 위원이고, 관련 매체 전문기자라는 사람들이 기본적인 파견과 도급도 모르고 말한다. 기사에서 언급된 유베이스는 파견업체가 아닌 콜센터 전문 도급업체"라며 "비난하기 전에 기본적 소양교육부터 해야 할 것"이라고 쓴소리를 했다. 

시간선택제 일자리가 아웃소싱업체에 몰리는 것에 대해서는 "우선 몰린다는 표현 자체가 잘못됐다. 취업성공패키지 등 정부 취업사업에 민간기업이나 단체가 성과를 내기 어렵다"고 전제했다.

더불어 "아웃소싱 기업들이 좋은 성과를 내니까 맡기는 것이다. 전문기업에서 이를 수행하는 것은 매우 자연스럽다"며 "외국은 고용서비스 부문을 민간에 상당수 위탁한다. 위탁의 개념을 몰린다는 표현으로 폄훼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와중에 기사에서 언급된 유베이스 관계자는 "시간선택제는 대기업에서 진행하는 것이지만 여의치 않아 우리가 맡게 된 것이다. 까다로운 지원조건에 성실히 임했으며, 비용투자와 고객사들을 설득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하소연했다. 

여기 보태 "정부 정책으로 운영되는 사업이라 무엇보다 정직하게 운영했다. 정규직과 시간선택제 근로자의 복지 및 처우가 동일했으며, 경력계발 교육 등에 힘썼다. 단지 외주·하청업체란 이유로 '질 나쁜 일자리'로 치부하는 것은 억울하다"고 전했다. 

특히 지원금을 챙겼다는 표현을 지적하며 "지원금을 챙긴 것이 아니다. 정당한 기준과 절차에 따라 운영 및 지원 받은 것에 '챙겼다'란 부정적 표현은 맞지 않다"고 날을 세웠다.

법령에 따른 기준을 준수했음에도 이를 오도한 언론들은 객관성과 신뢰성을 잃은 것으로 챙긴 것이 아니라 고용 창출에 기여했다는 역설도 했다. 유베이스는 시간선택제 폄훼 기사로 인해 기업이미지가 실추됐으며, 신규 채용에도 애를 먹는 등 상당한 손해가 따른다는 후문도 전했다.

황규만 컨택센터협회 사무총장은 "대기업의 업무를 수주받아 이행하는 전문기업을 파견기업이라며 폄하했는데 파견기업과 도급기업의 차이를 아는지 묻고 싶다"고 반문했다.

또한 "그들 얘기대로라면 대기업의 모든 업무를 직접 운영하라는 것인데 실제 그렇게 한다면 의원들은 대기업이 중소기업 영역까지 모두 빼앗아 간다고 비판할 것"이라고 크게 말했다. 

여기 그치지 않고 "컨택센터산업은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일자리며, 잔업이 없어 저녁이 있는 삶을 살 수 있다. 특히 금융권을 포함한 모든 업종의 대면업무가 축소되면서 비대면업무가 늘어나는 만큼 컨택센터업무는 양질의 일자리"라는 견해를 알렸다. 

끝으로 "지금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가 일자리가 없어 난리다. 이럴 때 정치인들이 말로만 일자리를 만들지 말고 4차 산업혁명에도 살아남을 비대면업무를 제대로 이해하고 생계형 일자리가 필요한 국민들에게 안정된 삶을 살 수 있도록 배려해주길 바란다"고 말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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