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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우울할수록 팔리는 행운

럭키백, 럭키박스 마케팅의 비밀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6.11.30 16:01:04























[프라임경제] 롯데닷컴이 최근 온라인몰 단독으로 내놓은 '2016 잭팟박스'가 일주일 만에 동났다. 17만원을 결제하면 25만~120만원 상당의 롯데호텔서울 객실 이용권, 레스토랑 2인 식사권 등을 '랜덤'으로 가질 수 있어 운이 좋으면 120만원어치 대박도 가능하다. 그만큼 소비자가 아낌없이 지갑을 열었다는 후문이다.

놀라운 흥행에 롯데닷컴 측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업체 관계자는 "불황과 어수선한 상황 탓에 완판까지 최소 한 달은 걸릴 줄 알았다"며 "곧 추가 물량을 확보해 판매를 재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럭키백은 '복주머니'

최근 '럭키백마케팅'이 로또복권처럼 불황형 소비의 한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경기가 나쁠수록 '인생 한방'을 노리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로또복권 등 불황형 상품 판매량이 급증한다. 실제로 작년 로또복권 판매량은 2004년 이후 1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역시 ‘운’이 작용하는 럭키백 행사도 고객이 몰렸다. 스타벅스 '2016 럭키백'은 1만6000세트가 5시간 만에 떨어졌고 지난 7월 카카오 한정판 럭키박스는 일주일 전부터 노숙 행렬이 줄을 이었다. 브랜드 인기를 감안해도 팍팍한 현실에서 행운을 찾는 심리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럭키백마케팅은 어디서 왔을까? 닮은 꼴은 일본의 '후쿠부쿠로'(ふくぶくろ·복주머니)다. 매년 새해를 맞아 후쿠부쿠로를 사는 것은 일본인의 오랜 전통이다.

개당 1000엔부터 수십만엔까지 가격은 천차만별인데 보통 구입가보다 3~5배 비싼 물건들이 들어있다. 무엇보다 뭐가 들었는지 모르고 사기 때문에 한 해 운을 점치는 의미도 있다.

국내에서는 2007년 스타벅스 '럭키백' 이후 익숙해졌다. 화제성이 커서 이를 벤치마킹한 업체도 우후죽순 늘었다. 마케팅 기법상 브랜드 홍보와 재구매를 유도하는데 럭키마케팅은 좋은 수단이다. 특히 식음료, 화장품, 주얼리 등 유통주기가 짧은 업종일수록 재고 소진을 위해 선호하는 편이다.

◆럭키백 10년 차, '예쁜 쓰레기'와의 전쟁

럭키백마케팅이 국내에 상륙한지 어느덧 10년 차다. 우울할수록 행운을 찾는 소비자들의 심리는 그대로지만 그동안 마케팅과 상술 사이에서 논란은 커졌다. 일부 럭키백의 경우 행사가 끝난 직후 중고 매물이 쏟아진다. 그만큼 필요 없는 물건이 많다는 뜻으로 처분 과정에서 해당 브랜드의 가치가 급락하기 쉽다.

미국 200대 대기업에서 비즈니스 컨설팅을 담당했으며 마케팅 전문가로 유명한 해리 벡위드는 2011년 국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요즘 소비자의 성향을 이렇게 설명했다.

재미와 즐거움을 찾으며 특별한 것의 일부가 되길 바라고 놀라움을 갈망하는 사람이 지갑을 열고 소비를 선도한다는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럭키마케팅의 가치는 소비자에게 얼마나 '많은 즐거움'을 주느냐에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업체가 돈만 생각한다는 느낌을 주는 순간 돌아서는 게 소비자며 그들의 인내심은 요즘 들어 점점 고갈되고 있음을 기억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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