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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공단 260억대 콜센터 입찰 매끄럽지 못한 업체선정

수상실적 누락 1순위 업체 뒤바뀌는 해프닝까지

김상준 기자 | sisan@newsprime.co.kr | 2016.12.05 16:40:07

[프라임경제] 국민연금공단(문형표 이사장, 이하 공단)이 콜센터 운영 위탁사 선정과정에서 파열음을 내고 있다.

서울과 지방으로 나누어 실시한 입찰결과, 공단 지방 콜센터 최종 1순위가 번복되는 등 매끄럽지 못한 진행으로 지원 업체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5일 공단과 업체들에 따르면 앞서 공단은 콜센터를 서울과 지방으로 나누어 입찰을 실시했다. 지난해와 달리 한 업체가 서울과 지방 둘 다 지원할 수 있게 해 일부 기업은 두 곳 모두 지원하기도 했다. 추정가격은 서울이 141억원, 지
방이 122억원으로 263억원에 달하는 큰 사업이다.

국민연금공단은 서울과 지방콜센터 위탁 사업자 선정 공고를 내고 운영업체 선정을 마무리했다 .= 김상준 기자

이번 입찰결과 번복 과정을 거쳐 지방 콜센터 1순위 업체로 선정된 B사의 경우도 서울과 지방 모두를 지원했다.

지난달 15일 입찰 서류를 마감, 21일 PT(프레젠테이션)를 실시한 공단은 평가를 거쳐 입찰결과를 발표하고 A사를 1순위로 조달청 홈페이지에 개찰결과를 공표했다.

이에 떨어진 B사는 수상실적이 누락됐다고 이의를 제기, 이후 일주일이 지난 28일 1순위 업체가 B사로 바뀌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유는 정량적 평가에서 수상실적이 누락됐다는 것.

B사의 경우 서울에서는 수상실적을 인정받았지만 지방에서는 누락이 돼 '0'점 처리됐다. 뒤늦게 실수를 바로잡아 점수가 인정돼 1순위 업체로 재공고됐지만 A·B사 모두에게는 큰 상처를 남기게 됐다.

부가세포함 122억원에 달하는 입찰을 실시하면서 제안요청서 작성 시 사전분석과 준비가 미흡했고, 공정성을 위해 수탁업체 선정을 조달청에 의뢰한 의미마저 없어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 정량적 평가는 공단에서, 정성적 평가는 조달청에서 진행하도록 이원화됐다. 하지만 이번 입찰과정에서 정량적 평가를 두고 의견이 엇갈렸다.

정량적 평가의 경우 업체에서 낸 서류를 근거로 평가를 하기 때문에 3부의 제안서를 낸다. 하지만 10부를 내든, 10명이 평가를 하든 결과가 다를 수 없다는 게 일반적인 시각이다.

때문에 B업체가 서울과 지방의 정량평가 점수가 다르다고 이의를 제기했고, 뒤늦게 공단에서 재평가를 해 누락된 수상실적을 인정했다고 하더라도 비난을 피할 수는 없어 보인다.

정량적 평가에서 경영 상태나 사업수행실적은 딱 떨어진 반면, 수상실적은 보는 이의 판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상실적은 최근 3년 이내 콜센터 관련 수상실적으로 중앙정부(중앙기관), 지방자치단체, 공공기관으로부터 받은 수상실적에 대해 평가한다고 돼 있다. 일부에서는 개인이 받은 수상실적도 인정한 반면, 회사에서 공식적으로 받은 수상실적만 인정하는 곳도 있어 그동안 수상실적 인정 범위를 놓고 의견이 분분했던 게 사실이다.

이번 입찰 과정에서 수상실적과 관련해 구분과 배점부분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오점을 남긴 셈이 됐다. 수상실적이 1건일 때부터 5건 이상으로 구분했지만 한 건도 없을 때에 대한 배점이 제안요청서에는 없다.

이럴 경우 '0'점으로 처리 할 수 도 있고 조달청 '협상에 의한 계약 제안서평가 세부기준' 9조 7항에 명시된 '정량적 평가항목별 평점 구간의 최고 점수와 최저 점수의 차이는 배점한도의 30%를 초과하여서는 아니 된다'를 근거로 2.1점을 적용할 수도 있다.

B업체의 수상실적이 1건이라도 뒤늦게 인정돼 이 같은 논란을 피해갈 수 있었지만, 100억이 넘는 입찰을 실시하면서 많은 경우의 수를 준건 담당공무원의 준비소홀로 볼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업체선정 진행과정 또한 매끄럽지 못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지방 콜센터 PT 과정에서는 입찰 공고서에 제시한 대로 발표 30분, 질의응답 20분을 합쳐 50분을 충실히 지킨 반면, 하루 뒤인 서울 콜센터 업체선정 과정에서는 일부업체에서 발표시간 30분 이외에 질의응답이 거의 없어 많은 응답을 준비해간 업체로서는 당황했다는 의견이다.

또 조달청에서 질의응답 시간 단축으로 인한 진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이미 업체에게 통보된 PT시간을 무시하고 1시간 정도 빠르게 진행하겠다고 일정을 앞당겨 통보해 업체를 당황케 했다.

일부에서는 질의응답이 없고 PT시간이 당겨진 것에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21일 지방 콜센터 입찰결과 기존업체가 아닌 신규업체로 바뀌었고, 22일 실시된 입찰마저 기존 업체가 아닌 신규업체로 선정, 두 업체 모두 바뀌게 되면 운영상에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과 무관치 않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조달청 서비스계약과 담당자는 "모든 기업에 대해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고 평가위원들이 지방 콜센터 업체 선정에 들어가지 않은 분들이기 때문에 정보를 공유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평가위원들의 판단에 의해서 질의응답이 짧아질 수도 있고 대기 시간을 고려해서 미리와 줄 것을 요청하기도 한다"고 해명했다.

지방 콜센터의 경우 기존운영 업체가 지원하지 않아 많은 궁금증을 낳기도 했다. 운영업체의 경우 수주를 위해 많은 인원과 시간을 투자한다. 때문에 기존 운영업체가 지원을 하지 않는 경우는 거의 없다.

이에 이번 입찰 포기과정에 입찰 가격이 크게 작용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직접비가 높아진 상태에서 공단의 추정가격과 예정가격은 거의 변동이 없고 업체들의 수주를 위한 무리한 가격 경쟁이 원인이라는 것. 추정가격에 100%를 써도 예정가격 산정에서 가격 차이가 나게 되면 공단에서는 예정가격 이하로 다시 가격을 써낼 것을 요구하기 때문에 운영이 힘들어질 수밖에 없어 입찰을 포기했다는 것이다.

공단은 2011년 이전에는 입찰 가격만으로 업체를 선정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로또'로 불렸다. 얼마나 남들보다 낮게 써내느냐가 관건이었던 것. 2011년 이후 협상에 의한 계약으로 바뀌면서 기술평가가 도입돼 지금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매번 입찰이 반복될 때마다 운영업체들의 가격경쟁은 치열해졌고 공단의 예산은 늘지 않아 운영업체들은 지원을 놓고 고민에 빠졌다.

특히 이번 업체선정에 앞서 공단이 조달청에 위탁하면서 가격은 예정가격보다 낮게 계약됐다. 지난해에 이어 계속 열악한 형편이어서 선정 업체들의 고민은 깊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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