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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영의 삯과 꾼] 스카우트부터 사람인까지 '잡포털 변천사'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2.17 15:49:09
[프라임경제] 누군가에겐 지긋지긋한 일터인 곳이 누군가에겐 미래를 설계하는 꿈터일 수도 있습니다. 그런가 하면 대한민국 노동현장에는 오늘도 수많은 노동자들이 모여 삶을 이어가고 있죠. 시대가 변하면서 우리네 노동은 단순 밥벌이에서 전문직까지 다양화·고급화의 길을 걷고 있는데요. 형태 또한 복잡다단합니다. '삯과 꾼'에서는 노동 격변기였던 1990년대부터 현재까지 노동시장의 단상을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1. 1998년 어느 날, A씨는 컴퓨터를 켜고 인터넷을 연결한다. 얼마 전 광고를 보고 두루넷으로 바꿨더니 속도가 아주 빠르다. 먼저 스카우트의 채용광고를 보고 이력서를 작성한다. 희망 연봉은 2000만원. 이어 대학 취업신문, 벼룩시장 등을 훑어보고 괜찮은 곳이 없나 찾아본다. 인터넷보다는 신문에 더 좋은 곳이 많이 게재되고 있기 때문이다. 

#2. 2017년 2월17일, B씨는 잡코리아, 사람인(143240) 등에 등록한 '내 이력서'를 어느 기업에서 봤는지 확인한다. 오늘도 보험회사 등에서 몇 통의 부재중 전화가 와있다. '맞춤 채용란'을 보니 마땅한 곳이 없다. 연봉은 그래도 3000만원 이상 생각하고 있다. 무조건 지원하기보다 잡플래닛 등의 기업평판 사이트에서 기업정보를 자세히 알아보고 복리후생이나 사내 분위기가 좋은 곳으로 지원한다.
 
1990년대 구직수단은 대부분 신문, 잡지였죠. 인터넷으로 이력서를 등록해 취업지원을 했던 잡포털은 그야말로 혁신이었습니다. 물론 초기엔 취업신문이나 잡지보다 활용도가 낮았으나, IT기술이 발달하고, 컴퓨터 보급률이 높아지는 2000년대 들어서 잡포털의 인기는 더욱 치솟았습니다. 

1990년 스카우트와 리쿠르트를 시작으로 1998년 인크루트와 잡코리아, 2002년 사람인이 생기며 잡포털 전성시대가 열렸는데요. 이후 아르바이트 전문 잡포털인 알바몬(잡코리아)과 알바천국이 생기며 그 영역은 나날이 확장됐습니다.

초기 단순 매칭이 주를 이루던 잡포털 산업은 각자의 색깔을 띄며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 각 사


최근엔 모델, 배달, 판매, 방송, 보안 등 업종별 잡사이트가 생겨 구직자들의 구직수요를 충족시켜주고 있죠.

국내 최초의 잡포털사이트인 스카우트는 아직 인터넷이 생소한 1990년대에 세계에서 처음으로 '온라인 입사지원' 서비스를 제공했는데요. 잡포털사이트는 스카우트가 처음 시작했지만 '잡포털'이란 용어는 인크루트에서 처음 사용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말입니다.

1990년대 말 스카우트와 리쿠르트를 필두로 시작된 잡포털사이트는 구직자와 기업들에게 선풍적인 관심을 모았고, 당시 잡포털 기업들은 채용공고 등록비용만으로도 큰 수익을 냈던 시기입니다.

그때는 구직자와 기업의 단순 매칭이 주를 이뤘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현재는 단순한 매칭만으로는 잡포털기업의 존속이 어렵게 됐죠. 초기 채용공고가 전부였던 기업들은 이제 각자의 색깔을 가지고 영역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잡코리아는 아르바이트, 사람인은 공채, 인크루트는 취준생, 스카우트는 오프라인 경력개발에 주력하고 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기업평판서비스가 각광을 받고 있습니다. '잡플래닛' '애드캠퍼스'등이 구직자에게 활용되고 이로 인해 기업들도 좋은 평판을 위해 노력하는 문화가 확산되는 중이죠.

분야별 잡사이트와 평판조회 사이트의 확산에 대해 박준석 스카우트 온라인사업부문장은 "이전엔 기업중심의 채용이었다면 이제 구직자 중심의 채용으로 트렌드가 바뀌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제언합니다.

그는 또 "향후 잡포털은 단순 매칭과 정보 전달이 아닌 구직자의 취업을 컨설팅하고 경력을 개발하는 방향으로 바뀔 것"이라고 관측합니다.

이런 현상은 잡포털산업이 4차산업혁명을 앞둔 과도기 현상이라며 전체를 다루는 포털이 아닌 구직자의 니즈를 충족시키는 세부항목의 중소 잡사이트가 많아질 것이라는 말도 덧붙이네요.

미래의 가장 큰 화두는 '일자리'라고 하는데요, 일자리와 뗄 수 없는 잡포털산업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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