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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논란 '헛똑똑이' 제주항공, 뒤통수 맞은 사연

제주도 "현행유지" 반발…제주 콜센터 '땡땡이'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2.23 15:11:19
[프라임경제] 제주도가 50억을 출자해 애경과 공동설립한 제주항공(089590)이 제주도에 위치한 콜센터를 서울로 이전하기로 결정해 논란이다.  

제주항공 측에서는 고품질 상담인력의 수급을 위해서라는 이유를 들고 있다. 제주도에서 콜센터를 운영하려면 인력수급이 어렵다는 것. 

제주도에 위치한 제주항공 콜센터의 서울이전으로 논란이 되고 있다. ⓒ 뉴스1

제주도로서는 이 같은 상식적인 제주항공 측 태도에 반발할 수밖에 없다. 제주도는 기업의 유입이 적은 터라 이를 해결하고자 도 차원에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제주항공 설립을 위해 50억을 출자한 것도 이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때문에 이제 와서 인력수급을 이유로 제주 콜센터를 서울로 이전한다는 것은 일종의 '먹튀'로 비친다는 것이 업계 중론이다.

문제는 또 있다. 콜센터를 타지역으로 이전, 인력과 시설을 확충하는 것이 응대율 등 서비스 품질 강화를 위해서라고 하지만, 현재 이전 추진 과정에서 일처리를 잘못해 콜센터가 공중에 붕 뜬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약 57명이 근무 중인 제주항공 콜센터는 그렇잖아도 부족한 인원으로 고객 응대율이 낮아 불편을 야기시킨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이에 더해 서울센터 이전 논란으로 제주 콜센터 내부는 어수선한 분위기다.

이에 제주항공을 이용하는 고객들도 피해를 보고 있다. 지난 19일 윈드시어 경보 발령으로 20일 오전까지 운항이 중지된 사태가 있었는데, 고객들이 문의하고자 콜센터에 전화했지만 응대 받은 고객은 극소수로 전해진다.

무작정 대기를 해야 하는 상황은 주가 바뀐 23일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고객들 사이에서는 '태업 수준'이라는 불만이 거세다.

이에 대해 콜센터 관계자는 "인원 부족으로 원래부터 응대율이 낮았지만 최근 서울센터 이전으로 내부적으로 갈등이 깊어 업무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실제 센터 상담사들이 콜센터 운영업체 관리자들 얼굴도 보지 않고, 지시도 전혀 듣지 않는 상황이란 전언이다.

또한 제주항공과 애경그룹 간 의견도 조율되지 않는 것으로 전해진다. 애경그룹이 언론 노출로 이미지 손상을 우려해 제주항공의 강경태도를 자제시켰다는 것이다.

제주콜센터 내부엔 기존 2월28일부로 운영을 종료한다는 지침이 내려졌으나, 최근엔 3월까지 유예할 수 있다는 루머가 돌기도 했고, 이에 따른 명확한 제주항공의 지시가 없어 우왕좌왕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달 28일까지 센터 운영을 종료한다고, 통보한 적도 없고 그룹에서 이를 관여한 바도 없다"며 일축했다. 이어 "센터 이전 시기는 협의 중이며 정확한 이전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이미 김포공항 센터 운영을 위해 약 25명의 인원을 선발해 교육을 마친 상태로 콜센터 운영이 가시화됐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견해다.  

제주항공 측은 "서울센터 이전 시기가 늦어지면 기존 교육 완료된 인력을 투입해 서울과 제주 두 곳에서 콜센터를 운영할 것이다. 이후 시기가 확정되면 김포 센터의 인력을 확충해 서울센터를 본격적으로 운영한다"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제주도에서 출자받아 설립된 제주항공이지만 제주도의 인력풀이 작고, 고급상담 인력을 구하기 어려워 서울로 이전하게 됐다"며 "제주도를 떠나게 되는 건 아쉽지만 이용 고객에게 고품질의 상담을 제공하기 위한 어쩔 수 없는 결정"이라고 해명했다.

제주도의 입장은 분명하다. 도 관계자는 "'현행유지'는 변하지 않을 것이며, 이를 위해 제주항공 측을 각종 방법을 동원해 설득할 것"이라고 강경하게 말했다. 

상황을 종합하면, 제주항공의 어설픈 해고 후 타지역 이전 조치가 해당 지방자치단체의 반발을 사고 있으며, 기존 제주 콜센터 직원들은 '말년병장' 같은 근무기강 해이를 일 삼고 있고, 이로 인한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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