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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은대의 글쓰는 삶-32] 치명적인 위험: '다 잘 될 거야'

 

이은대 작가 | press@newsprime.co.kr | 2017.02.27 14:46:36

[프라임경제] 시련과 고통의 시간을 넘어 평범한 삶을 마주하게 됐을 때, 가장 많이 듣게 된 말이 있다.

"이젠 고생 끝이네. 앞으로는 좋은 일만 가득할거야!"

진심을 담아 나를 격려해주는 말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세상 사람들에게 전해주고 싶은 말은 따로 있었다. 흔히 고난의 시간을 겪은 사람들에게 '고생 끝'이라는 말을 한다.

다시 일어서는 과정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리고 극복의 과정을 통해 배울 점은 무엇이 있는지 그 사람의 인생을 본받고자 노력하기도 한다.

힘든 시간을 넘어온 사람들이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특별하게 보이는 이유는 과거의 경험 때문만이 아니다. 물론 좌절하거나 절망하지 않고 재기했다는 사실도 충분히 인정받아 마땅하지만, 다시 일어선 사람이 특별한 더 큰 이유는 바로 고통의 시간을 받아들이는 데 있다.

나는 감옥에서 그리고 막노동의 현장에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은 모두 바닥에서의 삶을 살고 있었고 누구보다 아픈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크게 두 부류로 나눠지는데, 의지를 가지고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이 그 첫 번째이고 나머지는 주저앉은 자리에서 세상을 한탄하며 비관하는 사람들이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유심히 살펴봤다. 여러 가지 요소들이 많았지만 다시 일어서는 사람들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앞으로의 남은 삶에서도 여전히 아프고 힘든 일들이 자신에게 닥쳐올 거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 데 있었다.

긍정적인 마음과 말, 그리고 행동이 대단히 중요하다고 한다. 나도 이 말에 반박할 마음은 전혀 없다. 생각은 말이 되고 말은 행동이 되며 행동은 습관이 되고 습관은 가치가 되며 가치는 곧 사람의 운명이 된다는 변함없는 진리에 맞설 의도는 전혀 없다.

무슨 일이든 된다고 생각하면 반드시 이룰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다만, 여기에는 한 가지 중요한 사실이 전제되어야 한다. 행동이 뒤따라야 한다는 사실이다.

시크릿과 다락방이 대한민국을 흔들 정도로 크게 유행했다. 책은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강연장은 발 디딜 틈이 없었다. 그 이유가 무엇일까. 이전까지 생각의 힘이나 간절히 바라는 끌어당김의 논리가 전혀 없었기 때문일까. 결코 그렇지 않다.

먹고 살기 힘들어질수록 변화에 대한 갈망은 커지기 마련이다. 변화는 저항을 동반하기 마련이고, 이 저항을 극복하기란 보통 어려운 문제가 아니다. 시간과 노력과 정성, 포기하지 않는 근성까지 모두가 하나 되어 혼신을 다해야만 비로소 변화를 이뤄낼 수가 있다.

그런데 생각만으로 변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말을 들으니 혹하지 않을 수가 없었던 거다. 가만히 앉아서 눈을 감고 자신이 원하는 바를 간절하게 바라면 이루어진다고 하니 이보다 더 매력적인 말이 어디 있을까.

간절히 바라는 마음, 깊은 생각 없이 무조건 노력만 열심히 한다고 해서 뜻한 바를 이룰 수는 없다. 삶의 방향과 뚜렷한 목표를 정하고 시각화를 통해 자신의 미래를 선명하게 그린 후에야 비로소 내가 흘린 땀이 보람을 얻을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반대의 논리를 잊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이다.

아무리 깊이 생각하고, 간절히 바라고, 선명한 시각화를 하더라도 방 안에 가만히 앉아 천정만 바라봐서는 결코 뜻한 바를 이룰 수 없다. 생각과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함께 움직여야 한다. 생각만으로 이룰 수 있는 일도 없고, 무조건적인 행동만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다.

생각의 중요성을 지나치게 강조한 탓에 행동이 결여된 삶을 살고 있지는 않은지 돌이켜봐야 할 때다. 모든 일이 잘 될 거라는 말은 대단히 긍정적인 말이며 권장해야 할 사고방식이다. 그러나 다음에 이어져야 할 '실천' 또한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성공의 요소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말의 의미는 간절히 바라는 만큼 내가 어떤 행동을 해야 하는지 뚜렷하고 구체적으로 판단하고 집중할 수 있다는 뜻이다. 생각만으로 이루질 수 있는 일은 없다.

무조건 열심히 노력만 하는 사람들에게 생각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말들을 행동 없이 생각만으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다는 말로 착각하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

이은대 작가 / <내가 글을 쓰는 이유>,<최고다 내 인생>,<아픔공부>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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