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스토리 담은 스포츠 시설로 승부하라

스포츠시설 활성화 위한 스포츠 마케팅 전문 인력 절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agent007@dreamwiz.com | 2017.03.02 17:24:30

[프라임경제] 2016년 리우올림픽이 끝나고 6개월 만에 폐허가 됐다는 소식과 함께 인천 아시아 게임 종료 후, 애물단지 취급을 받는 경기시설들을 보며 이제는 빅 이벤트를 유치하기 위해 시설을 확충하기보다 대회 마감 후 "시설을 얼마나 잘 활용 하는가"가 스포츠 빅 이벤트 성공개최의 중요한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메가 이벤트뿐만 아니라 프로스포츠의 경우에도 스포츠 시설을 마케팅요소로 잘 활용하는 구단이 마케팅을 잘하는 구단으로 인식되는 시대다.

프로스포츠는 직접적으로 지역경제와 연계된다. 구단은 연고지역을 바탕으로 관중 유치와 팬덤을 형성하고, 프로구단을 유치하고 있는 지차체는 해당지역 연고 구단을 통해 경기장 대관, 관람객, 관광객 유치, 입장료, 숙박비, 식비, 교통비 등의 지출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는 상생의 구도를 만드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프로배구단인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는 2005년 출범과 함께 천안과 연고지 협약체결을 하고, 천안지역 사회공헌 프로그램을 시작으로 지역 밀착 마케팅을 전개해왔다.

천안시 좌식 배구팀 후원, 천안 쌍용, 봉서중학교 배구부 창단지원, 스카이워커스 1일 3色 테마교실(천안여자상업고등학교) 등 지역 배구 유소년 지원과 배구발전을 위한 공헌활동을 전개하며 지역민들의 많은 관심과 사랑을 받아왔다.

현대캐피탈 스카이워커스의 이러한 끊임없는 노력은 2009년 프로배구 최초 단일시즌 홈경기 9만 관중 돌파라는 성과와 '배구특별시 천안'이라는 브랜드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연고지의 지역주민들과 밀착된 구단으로 성장한 현대캐피탈은 차별화된 스토리텔링 마케팅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우리나라의 '배구문화'를 주도하고 있다. 2016-17시즌에는 경기장 외부에 지름 10m의 스카이돔을 만들어 경기장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배구의 재미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현대캐피탈의 사례는 단순한 스포츠마케팅을 뛰어넘어 스포츠시설을 마케팅적 요소로 활용해 지역연고 팬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제공하고 타 지역에서 방문하는 팬들로 하여금 소비를 유발시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하는 모범사례로 볼 수 있다.

안성시(시장 황은성)의 경우, 지난해 10월 월드컵 4강신화의 주역인 '팀2002'(회장 김병지)와 함께 국내 최초로 '팀2002 안성 풋살돔구장'을 건립하며 안성시민들의 축구활동을 위해 적극지원에 나섰다.

나아가 안성시는 풋살장 건립에 맞춰 '팀2002와 함께하는 안성맞춤 유소년 축구대회'를 개최하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지역 내 스포츠 시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면모를 보였다.

'팀2002 안성 풋살돔구장'은 '팀2002'가 'FIFA 온라인 3'의 '2002전설 프로젝트'로 참여하면서 넥슨으로부터 후원받은 2억원을 기부하고 안성출신 김학용 국회의원이 경기도 특별조정보전금 3억원 등을 유치해 총 5억원 공사비가 투입된 구장이다.

여기서 주목해야 할 부분은 '국내 최초 풋살돔구장'이라는 것 말고도 두 가지가 더 있다.

첫째, 스포츠 시설에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들과 함께 한다는 '스토리'를 담은 것과 둘째, '스폰서십을 통해 지어진 스포츠시설'이라는 점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전무후무한 4강신화를 기록한 한국축구의 레전드들과 히딩크 감독이 안성 풋살돔구장을 방문하면서 안성시의 훌륭한 축구 인프라가 국내 언론에 노출됨에 따라 자연스런 지역 홍보로 이어졌다.

안성시는 2002년 한·일 월드컵 당시 경기가 치러진 지역은 아니었지만, 팀2002와 함께 돔구장 건립과 축구발전을 위한 대회 및 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2002년 월드컵의 주역들과 함께 감동의 순간을 선사하며 2002년 축구역사를 떠올릴 수 있는 지역이 됐다.

해외의 경우 맨체스터, 바르셀로나, 첼시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자연스럽게 축구란 단어가 떠오른다. 해외프로스포츠는 대부분 지역연고제를 근간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홈경기장이 위치한 도시를 기반으로 하여 직접적인 지역경제와 나아가 스포츠 산업의 발전으로 이끈다.

맨체스터의 경우 50만 인구의 공업도시였지만,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명성이 올라감에 따라 런던에 버금가는 관광도시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약 3억명의 팬을 보유한 구단으로 경기를 보거나, 경기장 투어를 위해 맨체스터를 찾는 관광객 수가 점차 늘어나는 추세다.

영국 관광청 조사(2014년 기준)에 따르면 영국 여행 중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EPL)경기장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 약 80만명 중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홈구장을 방문한 관광객이 약 10만명으로 아스널과 함께 가장 높았다.

영국 프리미어 리그의 아스널의 사례는 매우 흥미롭다. 아스널은 자신들의 오랜 홈구장이었던 하이버리 구장에서 에메레이츠 신축구장으로 이전하면서 오랜 역사가 깃든 하이버리 구장 활용방안에 대한 고민을 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 쓸모없는 경기장은 철거해 그 자리에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공원으로 사용되는 사례를 많이 봤다. 하지만 아스널은 스포츠 선진국답게 새로운 제안을 제시했다.

그들은 역사 깊고 전통 있는 경기장을 주거공간으로 개조했다. 그리고 더 나아가 시즌권을 소유한 팬들에게 선분양권을 줬다. 아스널의 팬들은 어릴 적 아버지의 손을 잡고 다닐 때부터 항상 경기를 보던 좌석이 자신의 집이 되는 환상적인 경험을 하게 됐다. 더불어 필드는 공원을 만들어 쾌적한 주거환경까지 제공했으며, 자신의 집에서 아스널의 신축구장을 바라 볼 수 있도록 배려한 것이다.

이처럼 구단은 스포츠 시설을 마케팅적 요소로 활용하며 우리 지역의 팀이라는 인식 제고와 구단이 지역에 공헌하는 이미지를 동시에 획득할 수 있다. 스포츠 시설을 보유한 지자체는 대회유치와 함께 "스포츠시설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치밀하게 고민해야 한다.

또한 스포츠 시설의 이용률 적용에 따른 수요예측과 소비자 접근성, 편리함, 안전성, 경제성, 활용성 등을 고려한 차별화된 지역맞춤 프로그램을 통해 수요자 상승과 지역경제 활성화는 물론 지역민들에게 지역에 대한 자긍심과 소속감을 심어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스포츠구단과 지자체는 성공적인 스포츠 시설활용을 위해 스토리텔링 기법 활용과 적극적인 마케팅전담인력 배치 및 투입을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시너지 효과를 이끌어내는 모습을 기대해 본다.

김재현 칼럼니스트 / 체육학 박사 / 명지대학교 경영대학원 겸임교수 / 국립서울과학기술대 스포츠과학과 명예교수 / 서울특별시사격연맹 회장 / 저서 <나는 이렇게 스포츠마케터가 되었다> <스포츠마케터를 꿈꾸는 당신에게> <기록으로 보는 한국 축구 70년사> 등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