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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칼럼] 학교폭력, 감정적 대처 절대 안 돼

 

석인수 푸른나무아동심리연구소 소장 | press@newsprime.co.kr | 2017.03.02 17:34:26

[프라임경제] 새학년 새학기가 시작됐다. 겨우내 학교부적응 청소년들은 개학에 대한 두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피해학생들뿐 아니라 학생의 부모들도 우울증을 호소할 정도로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그런데 왕따, 학교폭력, 집단 따돌림을 당해 본 부모들은 너무 큰 충격에 초등대처에 미흡한 경우가 많다. 왕따를 주도하는 학생들은 피해학생이 부모에게 알릴 경우에는 더 집요하게 괴롭히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섣불리 학부모가 개입하게 되면 더 큰 시달림을 당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부모들은 자녀가 받았을 정신적 충격을 생각할 때 분노가 폭발해서 이성을 잃기 쉽다. 물론 화가 나는 것은 부모로서 어쩔 수 없다. 그렇다고 감정적인 대응을 하게 되면 사태는 일파만파로 커지게 되고 그 몫은 고스란히 피해학생으로 돌아가게 된다.

집단따돌림과 왕따가 발생하면 피해학생이 부모나 교사에게 고자질한 것처럼 사태를 몰고가서는 안 된다. 부모가 일선에 나서기보다는 담임교사와 밀착상담을 하는 것이 좋다. 그래서 고자질해서 발견한 것이 아니라 교사가 보기에 반 아이들의 행동이 이상하다고 하는 것이 좋다.

교사가 교실에 있는 수업시간에는 학생들이 내색을 하지 않기 때문에 발견하기 쉽지 않다. 그래서 쉬는 시간에 몰래 교사가 반아이들의 행태를 살핀다던가 폐쇄회로(CC)TV를 보니 반에서 왕따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교사가 개입해야 한다.

문제는 담임교사도 업무가 많은데 이렇게 섬세하게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지 않다는 데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피해학생 학부모가 이성적으로 교사와의 밀착상담을 잘해야 하는 것이다.

사실 필자의 아들도 초등학교시절에 학교폭력의 희생자였다. 집단폭행을 당해서 지나가는 어른의 등에 업혀서 집에 올 정도로 당했다. 그래서 왕따나 학교폭력의 희생자 부모의 심정을 누구보다 잘 헤아릴 수 있다.

이런 피해를 당해보니 눈이 뒤집혀서 학교를 뒤엎은 경험이 있다. 그런 실수를 해 보고 나서야 깨달은 점이 있다. 감정적으로 해결하면 도리어 긁어 부스럼이 돼 전학년에 걸쳐 공공의 적으로 내몰릴 수도 있다는 사실이다.

일단은 피해학생의 상처를 최소화해 줄 수 있는 아동심리상담과 심리치료부터 해야 한다. 자존감이 극도로 낮아져서 우울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아이가 받은 충격과 공포를 충분히 공감해 줘야야 한다. 그 와중에서 이겨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을 드러내 칭찬과 격려도 빼놓지 않아야 한다.

우리 기성세대도 누구나 학창시절에 친구관계에 실패해서 울어본 적도 있고, 학교에 가기 싫은 적도 있었다. 그런 아픈 경험을 공유하며 어떻게 헤쳐나오게 됐는지 또 시간이 흘러 예상치 못한 인생반전이 펼쳐졌는지 소상하게 설명해 줘야 한다.

왕따, 집단따돌림, 학교폭력, 등교거부 등의 문제를 안고 있는 아동을 상담할 때 반드시 빼놓지 말아야 하는 점이 상처를 치료해 주려고 덤비지 말고 그 힘든 과정을 이겨내고 있는 학생을 존중해주고 믿어주는 자세다.

결국 이러한 학교폭력을 이겨낼 수 있는 근본 원동력은 자존감이기 때문이다. 자존감이 높은 학생은 도리어 이러한 역경을 통해 더 강한 아이로 자라날 수 있기 때문이다.

석인수 푸른나무아동심리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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