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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고객 가치 변화가 공간 변화 이끈다

 

이인희 아리오 전무 | press@newsprime.co.kr | 2017.03.08 09:37:46

[프라임경제] 지난번에는 요 몇 년간 유통 매장에서 벌어진 변화에 대해 이야기했다. 매장의 규모가 커졌고 커진 공간을 연출하는 방식도 큰 변화가 있다는 것인데, 그렇다면 왜 기업들은 이런 힘든 변화를 추구하는 것일까?

이런 매장의 변화는 '고객'의 변화에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즉, 고객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가치, "이건 돈을 쓸 가치가 충분히 있어!"라고 생각하는 기준이 달라졌기 때문이다.

요즘 유통에서 가장 부각되고 있는 가치는 역시 '가성비'다. '가격 대비 성능'의 준말인 가성비는 언제부턴가 구매의 주요 기준이 되고 있다.

불경기가 초래한 저렴한 상품 선호 현상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지 않다. 고객은 단순히 싼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상품을 선택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고객에게 이 정도면 돈을 지불할 만하다는 가치를 제공해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현상을 가장 잘 반영한 것이 SPA브랜드다. 우리는 △유니클로 △탑텐 △스파오와 같은 SPA브랜드 제품에 열광하지만 그 이유는 단순히 상품이 싸기 때문도, 상품의 품질이 절대적으로 훌륭해서도 아니다. '쓸만한 품질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다,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만족감이 고객의 지갑을 열게 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소유'보다는 '향유'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현상이다. 예전에는 매장을 방문하는 가장 큰 목적이 구매였다. 즉, 소유에 대한 욕구를 만족시키려는 목적이 가장 컸다는 것이다.

하지만 요즘은 그 목적의 무게 중심이 향유(체험)로 옮겨졌다. 리스산업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는 현상도 이것으로 설명이 가능하다. 물론 예전에도 '아이쇼핑'이라는 말이 있기는 했지만 그마저도 구매를 위한 사전 행동에 가까웠다.

요즘 고객들은 쇼핑을 '즐거운 놀이'로 인식하고 있다. 구매가 놀이행위의 결과물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는 뜻이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인기를 끌고 있는 홈쇼핑이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하고, 여러 브랜드에서 '체험형 매장'을 따로 운영하는 것도 모두 이 때문이다.

이러한 가치 변화 속에서 성공의 관건은 '어떻게 하면 매장 안에 발을 들여놓은 고객의 흥미를 자극하고 유지할 수 있는가'이다. 플라잉타이거, 무지 매장 안에서 시간가는 줄 모르는 우리들을 생각하면 이해가 빠를 것이다.

세번째로 고객이 중요하게 생각하게 된 가치는 '편의성'이다. 온라인 쇼핑의 비중이 증가하는 것이 그 단적인 예라 하겠다.

그러나 단순히 고객이 편리함만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두 번째 언급한 가치처럼 의미 있는 활동에만 에너지를 투자하고 의미 없는 불편함은 참을 수 없다는 심리에 가깝다.

이런 고객의 가치를 만족시켜주는 것이 '카테고리킬러숍' '라이프스타일숍' '편집숍'이다. 고객은 이 매장 저 매장을 돌아다니지 않아도 이곳에서 내 취향에 딱 맞는 브랜드와 상품을 비교 구매할 수 있다는 것에 만족감을 느끼게 된다.

돈은 고객에게서 나온다. 이러한 진리를 생각한다면 고객의 비위를 맞추는 이정도 노력은 당연한 것이다.

다음 편에서는 실제 이런 노력이 매장에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알아보자.

이인희 아리오 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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