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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흔들리는 세계관, 탈출하는 게이머들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17.03.21 11:23:03
[프라임경제] 일반적으로 게임은 '가상현실'이다. 이에 게임 기획자는 가상의 세계를 새롭게 창작해 만든다. 때문에 기획자의 역량에 따라 다양하고 창의적인 '세계관'이 나올 수 있다.

여기서 '세계관'이란 게임의 시나리오를 이루는 시간적, 공간적, 사상적 배경이다. 실제 있었던 역사가 배경인 경우 게임은 현실 세계, 혹은 과거의 역사적인 사실을 세계관으로 구축할 수 있다.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의 '워크래프트' 시리즈는 특히 방대한 세계관을 자랑한다. 워크래프트는 게임 속에 등장하는 모든 종족에 고유 역사를 부여해 모든 전투가 시나리오로 이어지거나 개별적인 이야기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 

이 같은 세계관은 게임 속 캐릭터부터 전반적인 스토리까지 게임 구성을 하는 핵심요소라 할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캐릭터의 시나리오 중심으로 진행되는 역할수행게임(RPG)이나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는 세계관이 꼭 필요하다. 

하지만 최근 게임의 성공을 위해 기본 틀이라고 할 수 있는 세계관을 바꿔가면서까지 콘텐츠를 추가하는 경우가 있어 눈살이 찌푸려진다. 일례로 역사적인 사실을 바탕으로 하는 게임에 판타지에서나 등장할 법한 캐릭터를 추가하거나, 보스레이드에 현대 무기를 갖춘 보스를 등장시키는 경우다. 

많은 유저들이 게임에 흥미를 갖고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콘텐츠를 추가하는 것일 텐데, 기본 세계관을 벗어난 게임에 유저들의 관심이 오래 머무를 수 있을까.

이 같은 꼼수는 잠깐의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순 있어도, 결국은 게임에 대한 흥미를 더 빨리 잃게 만드는 악수가 될 수도 있다.    

판타지 세계관을 즐기는 한 유저는 "게임을 즐기는 이유 중 하나는 게임의 스토리를 보기 위함인데 판타지 세계관에 엉뚱한 콘텐츠가 추가된다면 더 이상 판타지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게임이 아니다"라고 짚었다.

이어 "잠깐의 유저를 늘리는 것보다는 고정 유저가 떠나지 않도록 세계관에 맞는 콘텐츠가 추가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세계관의 중요성은 현재 모바일 MMORPG 대세라고 할 수 있는 넷마블게임즈(대표 권영식, 이하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이하 레볼루션)을 봐도 알 수 있다. 

레볼루션은 지난해 12월 출시 이후 모바일 MMORPG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는데, 인기 비결로 '리니지'라는 유명 지식재산권(IP)이 꼽힌다. 이에 더해 세계관을 벗어나지 않는 꾸준한 업데이트와 세계관에 맞는 새로운 콘텐츠 추가 덕분이라는 진단도 따른다.  

레볼루션처럼 기본 세계관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 콘텐츠를 추가하는 게임은 고정 유저들의 마음을 잡을 뿐만 아니라 신규 유저를 끌어들일 수 있다. 

초심을 잃지 않고 게임 세계관 안에서 유저들이 원하는 새로운 콘텐츠를 제공한다면 오래도록 사랑받는 게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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