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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골프대전 '아웃렛' 전락

 

김경태 기자 | kkt@newsprime.co.kr | 2017.03.27 11:22:08
[프라임경제] 꽁꽁 얼었던 땅이 녹고 봄바람이 불면서 다시 라운딩을 즐기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이에 각 골프 용품업계에서는 골퍼들을 위한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펼치고 있으며 이와 관련된 행사 역시 곳곳에서 열리고 있다. 

그 대표적인 행사 중 하나가 바로 해마다 킨텍스와 코엑스에서 개최되는 '골프대전'이다. 골프대전은 유명 골프 브랜드의 신제품과 신규 서비스를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는 '브랜드관'을 비롯해 △골프용품 △골프웨어 △액세서리 등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아웃렛관' 등으로 구성된다. 

또 골프대전은 해마다 2500여 개 부스에서 약 200개의 골프 브랜드를 만날 수 있으며 관람객도 5만명 이상이 찾는 행사였다. 

골프대전에 참여한 관람객들이 골프용품사가 신제품을 체험할 수 있도록 마련한 시타장을 지나치고 있다. = 김경태 기자


특히 시타 행사장에는 골프 용품사에서 새로운 클럽을 경험해 볼 수 있어 많은 관람객들이 몰려 오랜 시간 기다려야 할 정도였다. 

하지만 최근 들어 골프대전 관람객이 줄고 있다. 실제 올해 골프대전 시타석에는 주말에도 시타 대기열이 많게는 14명, 적게는 5명도 채 되지 않았다. 

골프대전에 참여한 한 골프용품 업계 관계자는 "골프대전의 가장 큰 묘미는 바로 시타를 통해 자신에게 맞는 클럽과 스윙을 알아보는 것인데, 이제는 시타보다 아웃렛에 관람객이 더 많이 몰린다"며 "골프대전의 의미가 많이 퇴색된 것 같다"고 전했다. 

또 골프대전에 참여하지 않은 다른 용품업계 관계자는 "골프대전을 가보면 시타석 보다 아웃렛 매장이 더 많이 들어서 있고, 골프와 전혀 관계없는 업체까지 부스를 마련해 준다"며 "골프대전인지 물건을 팔기 위한 종합 아웃렛 매장인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골프용품 관계자의 지적과 같이 골프대전에는 골프와 전혀 관계없는 스크린야구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을 비롯해 신발 및 의류 등을 판매하는 부스를 여기저기서 볼 수 있었다. 

한 용품 업체 관계자는 "골프대전이 큰 행사인 만큼 다양한 부스가 마련돼야 하는 것은 맞지만 행사장을 채우기 위해 전혀 관계없는 업체의 부스까지 마련해 주는 것은 맞지 않다"며 "골프대전 본래 취지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언급했다.

골프대전은 본격적인 시즌을 알리고 올 시즌에 등장하는 신무기 등을 골프용품사들이 적극적으로 홍보할 수 있는 장으로, 골퍼에겐 보다 근거리에서 제품을 관람하고 시타를 통해 자신과의 적합성을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획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최근의 골프대전은 여러 부스에서 증정하는 사은품과 아웃렛의 저렴한 제품에 고객들이 현혹돼 정작 필요한 신제품에는 눈길을 주지 않고 있다. 

이런 이유로 일부 골프용품업계는 참여를 하지 않고 있으며, 참여한 골프용품업계 역시 다음 골프대전 참여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을 정도다. 

골프용품사에게는 신제품을 선보일 수 있고 골퍼들에게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는 골프대전이 관람객들에게 저렴한 가격의 물건을 판매하는 하나의 아웃렛 장으로 변질되면서 골퍼뿐만 아니라 용품업계도 참여를 꺼리는 것이다. 

골프대전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골프용품사의 신제품을 경험하고, 골프용품사는 신제품을 홍보할 수 있는 장이 되기 위해서는 골프대전 본래 취지에 맞는 업체 참여가 이뤄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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