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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빛과 그림자, 우리네 부모님의 자화상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3.27 12:18:45
[프라임경제] 지난주 밤보다 낮이 더 길어지는 춘분(春分)이 지나며 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아직 봄바람은  쌀쌀맞지만 햇살은 이미 푸근한 봄이 올 것을 알려주고 있죠. 

만물이 소생하는 봄을 맞아 여기저기 결혼 소식이 들려옵니다. 기자도 지난 토요일에 지인의 결혼식을 다녀왔는데요, 신랑 신부가 부부의 연을 맺는 서약의 자리에 수많은 하객이 모여 축하와 기쁨을 나눴습니다.

결혼식 이후 피로연 자리에서 먹고 마시며, 덕담을 주고받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잠시 화장실을 가다가 연회장 뒤편에서 앞에서 보지 못한 주방 뒷모습을 보게 됐습니다.

주방 허드렛일을 하는 대부분의 직원은 적어도 50세 이상의 어머님들이셨습니다. 평생을 자식들 뒷바라지 하고, 노후에 3D업종으로 여겨지는 주방 허드렛일을 하고 있는 이분들의 모습에서 가슴 한편이 저려왔습니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로 고령자의 생계를 위한 각종 대책이 시급하다. = 이준영 기자


2015년 기준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은 49.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12.2%를 훨씬 상회했습니다. 이는 노인의 나라라는 일본(19.4%)보다 2.5배 높은 수준으로 단연 OECD회원국 노인 빈곤율 1위 타이틀을 차지했습니다.

또한 지난 해 사상 처음으로 60세 이상 취업자(388만4000명)가 20대 취업자(374만6000명)을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이와 함께 OECD회원국의 평균 은퇴 연령은 남자가 64.6세, 여자가 63.2세지만 한국의 경우 남자는 72.9세, 여자는 70.6세까지 생계전쟁터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하지만 이들 대부분은 도매 및 소매업과 숙박 및 음식점업 등에 집중돼 고용불안과 저임금에 시달리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 말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추계(2015~2065년)에 따르면 오는 2026년이면 65세가 넘는 인구가 1111만명에 달하면서 전체 인구의 20%를 초과하는 초고령사회가 되는데요. 초고령사회 진입까지 10년도 남지 않은 셈입니다.

이에 정부는 지난해 말 '고령자고용촉진법'을 손질해 △준고령자 명칭 폐지 및 고령자 명칭을 장년으로 변경 △정부·사업주의 생애경력설계서비스 제공 근거 명문화 △각종 장년취업지원기관을 '장년고용지원기관'으로 일원화 △대기업의 퇴직 예정자 대상 재취업지원서비스 제공 의무화 등의 내용을 담은 개정안을 내놨습니다.

일각에선 공적연금 외에 사적연금의 사회적 관심도와 정부차원의 가입 유도책 등도 함께 수반돼야 한다고 말합니다. 보험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연금 가입률은 12.2%수준으로 미국(27.4%), 독일(35.2%), 영국(18.1%) 등에 비해 매우 저조합니다.

'100세 시대'라는 말이 일상용어로 자리 잡았지만 아직 우리나라에서 100세까지 사는 건 공포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어쩌면 청년일자리만큼 중요한 것이 고령자 일자리가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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