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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아모레G, 에뛰드 '여혐' 논란에 고래 등 터질까

 

백유진 기자 | byj@newsprime.co.kr | 2017.04.11 16:30:42

[프라임경제] 에뛰드하우스가 중국 정부의 사드 보복으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모회사 아모레퍼시픽그룹을 불구덩이에 밀어넣었다.

지난달 27일 에뛰드하우스 공식 유튜브 채널과 인스타그램 등에는 'NEW 에뛰드 애니쿠션'을 홍보하는 12초짜리 티저 영상이 올라왔다.

그러나 에뛰드하우스는 이 광고를 게시한지 3시간 만에 비공개로 전환해야 했다. 광고 속 모델로 등장한 전현무가 여성이 주 고객인 화장품 브랜드를 홍보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이어졌기 때문이다.

전현무는 과거 여성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데 이어 한 케이블 방송에서는 '다음 생에는 여자로 태어나 대접 좀 받고 싶다' '청소는 청소기가 하는데 아내가 무슨 힘이 드나'는 식의 '여혐(여성혐오)' 발언으로 여성들에게 원성을 산 바 있다.

해당 광고가 논란이 되자 에뛰드하우스는 하루 뒤인 28일 "해당 영상은 향후 공개될 메인 광고의 티저영상"이라며 "전현무씨는 에뛰드 전속 모델 크리스탈의 일상을 소개하는 예능 프로그램의 여러 MC 중의 한 명으로 출연할 예정이었다"는 공식입장을 내놨다.

이러한 해명에도 누리꾼들의 반발은 계속됐다. 에뛰드하우스가 유튜브에 영상을 공개했을 당시에는 '전현무가 NEW 에뛰드 애니쿠션 모델이 됐다고?'라는 멘트가 있었기 때문.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에뛰드하우스가 사태 해결을 위해 거짓해명을 내놨다'며 불매 운동을 벌이자고 주장하기도 했다.

에뛰드하우스는 최근 김숙, 마동석 등 개성파 연예인들을 광고모델로 선정하는 등 공주풍 콘셉트를 버리고 대대적인 변신에 들어갔다. '프린세스 마케팅' 전략의 한계가 드러나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에뛰드하우스 매출은 △2013년 3372억원 △2014년 2810억원 △2015년 2578억원, 영업이익은 △261억원 △109억원 △24억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개편에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23%, 1153% 늘며 회복세를 보였다.

여성성과 거리가 먼 전현무를 광고모델로 고용한 것도 이 일환에서였다. 에뛰드는 근육질의 몸에서 나오는 특유의 귀여움 덕에 '마블리'라는 별명을 가진 마동석의 인기를 이을 '카드'로 전현무를 내세웠지만 자사의 주 고객이 여성이라는 점은 간과하고 말았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논란이 중국의 사드 보복성 조치가 이어지는 요즘 같은 시기에 모기업인 아모레퍼시픽그룹에 치명타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을 한다. 이와 맞물려 현재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아모레퍼시픽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전망에 대한 부정적 의견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지난달 23일 메리츠종금증권은 아모레퍼시픽그룹에 대해 "이니스프리와 에뛰드하우스 법인에서 면세 채널 매출이 20%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중국인 관광객 급감에 따른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또 한국투자증권에서도 방한 중국인 관광객 수 급감에 따라 면세점 및 국내 화장품 채널 매출이 부진하다고 짚으면서 올 1분기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이 전년동기에 비해 1.4% 감소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요즘 소비자들은 물의를 빚은 기업에 대해 불매운동도 서슴지 않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특히 최근 들어 '여성'의 권리와 대우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 또한 빠르게 변화하는 추세다.

기업은 소비자들의 니즈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하고 이에 따른 행동에 보다 빨리 대응해야 한다.

여성을 폄하한 인물이 여성을 위한 화장품을 광고하는 모습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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