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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5분 셀프코칭: 실행 용기를 얻다

 

김지연 코치 | joyce3km@naver.com | 2017.04.13 10:02:29

[프라임경제] 예전 직장에서 미국 출장 중에 있었던 일이다.

미국과 아시아 각국의 영업 대표들이 모여 미팅이 진행 되고 있었고 한국 대표로 미팅에 참여 중이었다. 그런데 미팅 진행 중 예고 없이 갑자기 아시아 팀들의 발표 시간이 예정시간 보다 빨리 진행되었고 싱가폴 직원 발표 이후 한국의 발표 순서가 정해졌다.

급하게 컴퓨터를 켜고 두 가지 종류의 발표 파일을 열고 차례를 기다렸다. 드디어 발표를 시작하게 되자 갑자기 긴장이 되면서 오프닝 인사부터 말이 빨라지기 시작 했다. 인사 후 화면에 띄어진 두 번째 파일을 본 순간 뭔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직감했다.  "오 이럴 수가~"

사실 최종의 발표 자료는 이미 5일 전에 미국인 상사에게 전송 되었으나 조금 더 보충 해 보자는 생각에 지난 밤 새벽 4시까지 수정 보완 했던 자료가 따로 있었다. 그런데 그만 폴더를 급히 잘못 여는 바람에 같은 이름의 다른 파일이 열린 것이다.

잠시의 짬을 이용하여 폴더 검색을 하면서 그 파일을 찾았으나 이미 긴장되고 정신 없는 상태 인지라 화면의 내용은 시야에 들어 오지 않았다.

결국 '기왕 켜진' 예전 자료로 발표는 '엉성하게' 진행 되었고 중국 발표로 차례가 넘어갔다. 당연히 열심히 충분하게 준비된 자료는 아쉽게도 공유될 수 없었다.

너무 아쉬운 마음으로 자리에 돌아와서 아까 발표 전에 꼼꼼히 다시 한번 파일 점검을 하지 않았던 자신을  탓하고 밤잠을 설치면서 열심히 준비한 자료를 보여주지도 못하고 접어야 했던 상황에 화가 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런 상태로 이 시간이 지나가 버린다면 어떤 상황이 펼쳐 질까. 스스로에게 실망하고 좌절하고 남아있는 출장 일정에도 큰 영향이 있을 것이 분명했다. 그때 갑자기 이 주제를 가지고 코칭을 받는 내 자신의 모습이 떠올랐다. 

코치: 어떤 주제로 이야기 하고 싶으십니까? 

고객: 3주 이상 열심히 준비한 발표 자료를 너무 긴장하고 미리 챙기지 못한 실수로 설명 한 번 못 해보고 마무리한 저 자신에게 많이 속상합니다.

코치: 방금 발표를 마치셨는데 그럼 지금의 상태가 지속 된다면 어떤 상황을 기대 할 수 있을까요?

고객: 아마 제일 먼저는 저 자신에 대한 실망감과 아쉬움에 7일 이상 남아 있는 출장 기간 내내 감정적으로 많이 불편 할 것 같습니다. 더군다나 다음 주에 공장에서 다시 한 번 이뤄지는 같은 발표에 설령 제대로 된 자료를 보여준다고 해도 자신감이나 적극성이 많이 떨어져서 발표 하는 저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코치: 그렇다면 그런 상황이 발생 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면 고객님은 지금 바로 어떤 일을 시도해 보고 싶으십니까?

고객: 가능 할지는 모르지만 지금 직원의 발표가 끝나고 다음 직원의 순서 전에 용기를 내어 팀들에게 꼭 보여 줘야 하는 자료가 있으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요청하겠습니다. 설령 그 제안이 받아 드리지 않더라도 시도를 해봤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을 것 같습니다.

코치: 만일 지금 생각하는 상황이 이루어 진다면 고객님은 어떤 마음이 들까요?

고객: 더 확인했어야 하는 황당한 실수에 대하여 당황스럽고 오랫동안 준비한 자료를 공유하지 못해서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제라도 실수로 바로 인정하고 다시 내용을 공유 할 수 있다면 그 만으로도 큰 만족을 얻을 듯 합니다. 사실 너무나 잘하고 싶은 마음의 욕심에 꼼꼼하게 챙기지 못한 실수였고 그 사실을 빨리 받아들이고 적정한 행동 선택을 했다는 점에 다시금 자신감을 얻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렇게 한 자리에 모여 미팅을 하는 것은 누가 발표 잘하나 평가 하기 보다는 각 나라의 영업 담당 대표로써 나라별 내용을 공유하고 그를 바탕으로 성장 발전 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자는 게 진짜 목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코치: 그럼 지금 당장 고객님은 무엇을 하시겠습니까?

중국인 담당 직원의 발표가 끝나고 다음 차례인 인도 직원이 컴퓨터를 들고 자리에 일어서는 순간이었다. 내가 손을 들고 일어섰다.

"다음 인도 시장 발표 전에 잠시만 저에게 5분의 시간을 주시겠습니까? 아까 발표 중에 같이 공유하지 못한 자료가 있어서 그렇습니다."

그런데 정말, 혼자만의 우려와는 달리 팀들은 흔쾌히 시간을 주었다. 준비하던 인도 직원에게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건네고 다시 회의장 앞으로 나갔다. 처음 예상한 5분은 너무 쉽게 지나갔고 10분 이상의 시간 동안 앞에서 보여 주지 못 했던 자료를 같이 나누고, 그러면서 많은 질문들이 활발하게 오고 갔다.

발표 이후 회의 주최자는 한국 시장을 더 많이 이해하고 지원할 수 있는 부분을 알 수 있게 되어 너무 좋은 발표였다는 칭찬과 함께, 늦게라도  좋은 자료 공유 해 주어서 고맙다는 인사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마무리된 회의는 며칠 후 다른 지역 공장 발표 시간에 좀 더 여유있게 자료를 발표하고 공유하는데 큰 힘을 주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 동안 늘 그래왔던 것처럼 자신의 실수에 대하여 너무나 가혹한 스스로의 자책감이나 그 상황에서 어떠한 대처나 노력도 못 하거나 안 해보고 차후에 두고두고 후회만 했던 스스로의 행동 습관에 비해, 처음으로 시도했던 5분간의 짧은 '셀프코칭(Self-Coaching)'은 의외로 강력했다.

그 과정을 통해 바로 즉각적인 행동 변화에 영향을 주었고 상황을 개선 시킬 수 있었으니 말이다. 설령 그 상황에서 다시 발표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더라도 그 상황에 대하여 향후 남을 후회를 만들지 않았다는 것 만으로도 내게는 큰 변화였을 것이다.

물론 실행에 필요했던 용기를 준 것 또한 그 짧은 시간의 '셀프코칭'이 보여준 진정한 위력이리라.

김지연 코치 / (현) 코칭경영원 전문코치 / (전) 인비스타코리아 상무 / (전) 듀폰코리아 영업·홍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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