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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LG·KT' 대기업 진출에 멍드는 중소 아웃소싱업계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4.26 10:22:12
[프라임경제] KT(대표 황창규·03200)와 LG(대표 구본무·03550)등 콜센터산업 관련 관계사를 가진 기업들이 대기업의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중소 아웃소싱 상권에 진출하면서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대기업 관계사들은 수의계약을 통해 모회사의 사업권 대부분을 수주해 영위하고 있지만 공공분야 입찰은 수의 계약이 안돼 이를 수주하기 위해 대기업인 모회사의 지위를 이용하는 것.

중소기업이 대부분인 아웃소싱산업에서 이러한 대기업의 참여를 통한 독식은 산업 질서를 흐릴 뿐 아니라 중소기업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하고 있다.

특히 대규모 입찰이 아니라 10~20여명의 소규모 사업까지 손을 뻗치는 행태에 대해 업계관계자들은 정부차원에서 이를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공정위에서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시키고 있지만 실상에선 전혀 지켜지지 않는 모양새다. 

작년 미래창조과학부 국정감사에서 전병헌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이통 3사가 발주시 상당한 물량을 자회사에게 주고, 자회사는 이를 다시 협력사들에게 발주시킨다고 지적했다.

이 과정에서 해당 협력사는 일반 관리비와 마진 중 15~60%까지 관리비 명목 삼아 공제하고 도급업무를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결국 도급업무에 사용돼야 할 비용이 모기업에게 상당부분 공제됨에 따라 서비스 품질저하와 근로자 처우하락의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또 이처럼 과도한 공제비용은 중소업체의 이윤 상실과 경영 부실로 이어져 산업의 근간마저 흔들리게 한다.

얼마 전 '대전시 120콜센터 운영사업'입찰에서 KT가 참여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다. KT는 지난 2001년 콜센터 운영 부문을 KTcs와 KTis로 분리해 이후 콜센터 운영을 직접 참여하지 않고 있다.

기존 공동수급이 가능한 사업은 KT가 수주하고 이를 관계사에 재하도급을 줬지만 이번 대전시 입찰은 공동수급과 재하도급 모두가 금지됐다. 그러나 KT는 이를 무시하고 입찰에 참여해 사업을 수주하는 기행을 보였다.

더욱이 이번 대전시 120콜센터 입찰은 상담사 28명에 3년간 36억의 소규모 사업임에도 연 17조의 거대기업 KT가 참여한 것에 대해 업계 관계자들은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또한 LG관계사인 시스템업체 LG CNS도 공동수급으로 입찰에 참여해 콜센터를 운영하는 자회사에 이를 재하도급한다는 전언이 나오기도 했다.

익명을 요구한 A기업 관계자는 "KT와 같은 대기업과 경쟁해서 살아남을 기업이 얼마나 되겠는가"라며 "대기업의 이러한 횡포는 중소상권을 붕괴시키고, 장기적으로 산업근간을 무너뜨리는 행위"라고 날을 세웠다.

산업을 리딩하는 대기업은 '노블리스 오블리제'의 정신을 새겨 건전한 경영문화와 선순환적 기업운영으로 솔선의 자세를 가져야 하지만 대부분 독과점을 통해 이윤극대화만 추구하는 것이 요즘 세태다.

거대자본의 횡포로 동네 빵집과 문구점 대부분이 사라진 것처럼 공동수급을 통한 대기업의 중소 아웃소싱시장 독점은 산업의 몰락을 초래할 것이다. 대기업의 움직임 하나에 휘청이는 시장은 얼마 지나지 않아 붕괴하는 과거 사례를 떠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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