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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25시] 서울시 전 공공장소에선 와이파이가 무료라고?

 

황이화 기자 | hih@newsprime.co.kr | 2017.04.26 17:40:29

[프라임경제] 전 국민 데이터 시대, 최근 대선 후보들이 무료 와이파이 확대를 공약 중 하나로 내세웁니다.

때문에 매달 꼬박꼬박 나가는 통신비가 조금이라도 줄어들까 기대하는 분들이 많을 텐데요. 한편으론 '또' 보여주기식 행정에 그칠까 우려가 앞섭니다.

지난해 1월 서울시는 서울지하철에 초고속 공공 와이파이 시스템을 구축해 올해 1월 4·8호선에서 서비스를 시범 제공하고 10월부터 전 노선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서울시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열차 내부의 경우 데이터 전송속도가 10Mbps에 불과해 동시에 접속자가 한꺼번에 몰리면 속도가 느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죠.

예를 들어 열차 안에서 100명이 동시 접속하면 1명 당 0.01Mbps를 이용하게 되는 셈으로, 인터넷 접속에 필요한 최소 데이터 전송속도가 0.33Mbps, 동영상 시청은 3Mbps 이상임을 감안하면 승객이 많을수록 끊김이 자주 일어날 수 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여기에 서울시는 스마트폰 이용자 86.7%가 교통수단 안에서 스마트폰을 이용 중이며, 지하철에서 필요한 부가 서비스에 대해 '무료 와이파이 서비스'라고 꼽은 이가 19%로 상위에 선정되기도 했다는 점을 들어 지하철 초고속 와이파이 사업의 의의를 강조했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 사업이 사실상 백지화돼 충격을 줬는데요. 민간 투자로 진행하려했던 이 사업 입찰 과정에서 서울시와 서울도시철도공사(도철)가 특정 사업자를 밀어준다는 의혹이 발생했고, 결국 서울시와 도철은 입찰 자체를 취소했습니다.

이에 1월 시범 서비스키로 했던 초고속 와이파이는 온데간데 없어지는 등 해당 계획은 원점으로 돌아간 상태죠. 언제 다시 재개될지도 미지수입니다.

서울시 관계자는 "재추진 여부가 확정되지 않았다"며 "이동통신3사도 와이파이 속도 개선에 관심을 가진 만큼 현재 기술 스펙이나 동향을 파악해 조만간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두루뭉술한 답변을 내놓네요.

지하철에서 '알뜰 데이터족'이 될 수 있을까 기대했던 마음이 와르르 무너집니다.

서울시의 공공 와이파이 계획이 주는 실망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지하철 내 초고속 와이파이 계획을 밝힌 바로 다음 달, 박원순 서울시장은 '디지털 기본계획 2020'을 공개했는데요.

여기엔 '2017년 달리는 지하철과 버스를 비롯한 서울 전역의 모든 공공장소를 무료 와이파이존으로 조성한다'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1년 이상 지난 오늘, 서울시에 물어봤습니다. 디지텉기본계획2020 발표를 준비한 서울시 정보통신기획팀 관계자는 "모든 공공장소가 아니라 주요 거리, 관광명소. 광장, 전통시장 등에서 올해 와이파이 접속장치(AP)를 1만개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지역을 한정합니다.

더불어 사업 내용 중에 '달리는 지하철'을 공공 와이파이 구축 지역으로 포함했었음에도 "교통정책과에서 업무를 담당한다"며 소관이 아니라고 하네요.

어리둥절한 건 교통정책과 역시 소관이 아니라고 답한다는 사실입니다.

교통정책과 관계자는 "디지털기본계획2020 공공 와이파이 사업은 우리와 관련성이 있기도 하고 없기도 하다"는 애매한 답변을 내놓으며 "우리 업무가 아니라서 잘 모르는 내용"이라고 응대했습니다.

다만 AP 1만개 구축 목표 대비, 현재 8600여개 AP가 구축됐다고 하니, 목표한 AP 구축 계획은 연내 도달 가능해 보이네요. 그렇지만 많은 이들이 공공 와이파이의 속도를 문제 삼는 가운데 서울시는 속도 개선 계획에 대해 "비용 문제로 당장은 어렵다"는 답을 줍니다.

서울시 전 공공지역에서 무료 와이파이를 즐길 수 있다던 박 시장의 약속, 그리고 대선 후보들의 공약, 얼마나 믿어도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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