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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돌멩이 이야기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press@newsprime.co.kr | 2017.04.28 09:23:35
[프라임경제] "이 돌대가리야~."

웬만한 남학생들은 한 번씩 들어봤을 만한 얘기다. 돌대가리란 석두(石頭). 즉, 돌로 된 머리란 뜻으로 굼뜨거나 어리석은 사람을 놀리는 말이다. 아마 머리에 말랑말랑한 뇌 대신 딱딱한 돌이 들어있기 때문에 두뇌가 나쁘다는 의미로 사용되는 것 같다. 그런데 더 단단한 쇠도 있는데 왜 돌이라고 했을까? 아마 우리 몸에서 쇠는 저절로 생기지 않지만 돌은 생길 수가 있으니 그렇게 표현했을지도 모르겠다.

조직에 돌의 주성분인 칼슘이 침착돼 딱딱해지는 석회화는 방사선촬영에서는 하얗게 보이는데 신체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다. 조직 석회화가 아닌 굴러다니는 돌멩이와 같은 형태의 결석(結石)은 편도선·침샘·관절·배꼽·눈·귀·담낭·요로·생식기관 등에 주로 발생한다. 

돌대가리라는 말과는 달리 뇌에서는 결석이 생기지 않으니 그런 얘기를 듣는다 해서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이런 말을 듣고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다른 부위의 결석 발생위험도가 높아지니 누가 뭐라 하던 염두에 두지 않는 것이 좋다. 단, 너무 신경을 안 쓰면 돌대가리가 눈치도 둔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으니 적당히 넘기는 것이 좋다.

신체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결석이 요석(尿石)과 담석(膽石)이지만, 다른 많은 부위에서도 결석이 생긴다. 눈의 점막에서 분비되는 점액질이 변형돼 굳어서 눈꺼풀 안쪽에 돌이 생기고,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세균이 쌓여 침샘이나 편도선에 돌이 생기고, 관절 특히 어깨 힘줄에 칼슘이 침착해 관절결석이 생길 수 있다. 

또 배꼽 속에 까맣게 보이는 때는 각질·땀·피지가 뭉쳐서 생긴 것인데 굳어지면 결석이 된다. 보통은 아무 증상이 없지만 세균에 감염되거나 궤양이 생기면 심한 통증이 발생한다.

최근 급증하고 있는 요로결석이 경우 10명 중 1명은 평생 한 번은 앓는다고 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다. 생활습관과 밀접한 관계가 있어 재발률도 매우 높고, 한번 요로결석에 걸린 사람은 1년 이내에 10%, 5년 이내에 50% 정도가 다시 발생한다. 

과거에는 음주나 흡연비율이 높은 남성이 여성에 비해 4배 정도 많이 생겼지만, 최근에는 여성의 사회생활이 증가하고 식습관 변화나 스트레스 증가로 여성에서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는 30~40대에서 주로 발생했지만 최근에는 20대와 50~60대의 발생률이 증가하고 있고, 계절별로도 과거에는 여름철에 주로 발생했지만 이제는 계절을 가리지 않고 발생한다.

소변길이란 의미의 요로는 핏속에 있는 물질들을 걸러서 물에 녹여 소변으로 만드는 신장, 만들어진 소변을 방광까지 전달하는 가느다란 관인 요관, 소변을 저장했다 내보는 방광, 몸 밖과의 통로인 요도로 구성돼 있다. 요로결석은 최초에는 신장에서 만들어지는데, 신장에 머물러 있다 요관을 통해 빠져 내려가는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킨다.

다른 부위의 결석과 마찬가지로 요로결석이 일으키는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을 영어로 'colicky pain'이라 하고 한자어로는 '산통(疝痛)'이라고 하는데 '갑작스러운 경련'으로 인한 통증을 의미한다. 

산통의 다른 한자어인 산통(産痛)은 애기는 낳을 때 겪는 심한 통증의 의미인데,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도 이에 못지않게 아주 심하다. 실제 비뇨기과 교과서에는 '칼로 후벼 파는 듯한 통증'이라고 표현돼 있다.

요로결석 통증이 심한 이유는 결석이 소변길을 따라 내려가다가 막히게 되면 요관에 격렬한 경련이 오고 주변 근육과 장기가 자극을 받기 때문이다. 이런 통증은 전혀 예고 없이 갑자기 나타났다가 바늘구멍만한 틈이라도 생겨서 다시 소변이 흐르게 되면 감쪽같이 통증이 사라진다. 그래서 119에 연락해서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에 도착해서는 갑자기 멀쩡해져서 꾀병이라고 오해를 받고 민망하게 돌아가는 경우도 종종 있다.

요로결석으로 인한 통증은 돌의 모양과 크기, 결석의 위치에 따라 통증의 양상과 증상이 다르다. 신장결석은 전혀 증상이 없거나 가벼운 소화불량 정도를 보인다. 요관결석은 상부요관에 돌이 걸리면 옆구리에서 등으로 뻗치는 통증이, 하부요관에 걸리면 아랫배에서 사타구니·허벅지·회음부로 뻗치는 통증이 나타난다. 방광결석은 아랫배 불쾌감이나 소변이 자주 마렵고 시원치 않는 배뇨증상을 보인다. 소변에 피가 섞여서 나오는 혈뇨는 모든 종류의 요로결석에서 볼 수가 있다.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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