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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칼럼] 이제 건강한 쌀을 먹자

 

이홍균 칼럼니스트 | cohappy99@naver.com | 2017.05.02 11:48:45

[프라임경제] 우리의 주식(主食)은 당연히 쌀이다. 그런데 과연 쌀이 우리 국민의 건강 버팀목이 되고 있는가? 그 답은 다음의 통계를 보면 알 수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6년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61.9kg으로 2014년에 비해 3.4% 감소했고, 1980년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급감하였다. 그럼에도 농림축산식품부는 국민의 식습관 변화 등 외부요인 탓만 하면서 쌀 소비 촉진정책의 실패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그런데 G마켓의 조사결과에 따르면 백미 판매량은 2011~2013년 동안 매년 5%, 10%, 10%씩 감소한 반면 현미(흑미, 보리 포함)는 매년 3%, 11%, 15%씩 증가했다.

백미 소비는 주는데 현미 소비가 급증하는 이유는 소비자들이 건강을 기준으로 쌀을 선택하기 때문이다. 쌀은 이제 단순히 '식량'이 아니라 '건강'을 위한 '식품'으로 고려하는 것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의 2013년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74.7%가 ‘농식품 소비에서 건강에 대해 관심이 많다’고 하였는데 쌀도 거기에 포함되는 것이다.

반면 언론에서는 백미 유해 보도가 다양하게 쏟아지고 있다. "흰 쌀밥은 설탕 덩어리"(매일경제 2014.1.7.), "한국인 65% 탄수화물 과잉섭취. 당뇨·고혈압 고위험군"(동아일보 2014.3.31.), "흰 쌀밥·밀가루부터 끊어라"(노컷뉴스 2014.6.26.) "살 쪄서 탄수화물 기피, 쌀 소비 30년만에 반토막"(SBS 2016.6.7.) 등.

이런 상황에 농식품부의 쌀 소비 촉진 홍보는 '쌀이면 다 좋다'는 식으로 소비자의 우려를 무시하는 일방적인 선전에 머무르고 있다. 그러므로 정부는 어떠한 쌀이 건강한 쌀인지를 국민에게 솔직하고도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한다.

백미의 문제는 쌀눈이 제거되었기 때문에 발생한다. 농식품부에서 홍보하는 '쌀의 건강'도 사실은 쌀눈이 남아 있는 쌀에 해당되는 것인데 이것을 감추고 '백미의 건강'으로 강변하기 때문에 설득력을 얻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쌀 영양분의 66%는 쌀눈에 있다고 한다. 쌀눈은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등 인체에 필요한 5대 영양소가 다량 함유하고 있다. 특히 쌀눈에 있는 가바(GABA)성분은 학습 및 기억능력 향상과 항암효과가 있어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외에도 비타민 B1, B2, B6, 옥사코사놀, 알파토코페롤, 감마오리자놀, 리놀렌산, 베타시스테롤, 라이신 등이 함유되어 체지방 감소, 콜레스테롤 감소, 항산화기능, 면역기능 향상, 뇌세포 대사 촉진, 비만방지, 성장촉진, 노화방지, 치매예방에 도움이 된다. 

백미 대신 현미를 선택하는 것은 식감은 거칠지만 쌀눈을 먹기 위한 고육책인 셈이다. 그런데 이 소중한 쌀눈이 미곡종합처리장(RPC)에서 모두 떨어져 나가버리고 탄수화물만 남아있는 백미로 전락하는 것이다.

쌀이 건강한 주식이 되기 위해서는 '쌀눈이 있는 쌀'이 되어야 한다. 정부는 하루빨리 미곡처리장의 시스템을 개선하여 1~2분도의 '쌀눈 쌀'을 생산하도록 해야 한다.

이 쌀은 효과는 현미와 같지만 맛은 백미와 같이 부드럽다. 그렇게 된다면 쌀이 건강한 국민 주식으로 다시 사랑을 받을 것이고, 쌀 소비도 덩달아 되살아날 것이다.

나아가 정부는 대중식당에 백미 외에도 쌀눈쌀밥, 현미밥, 잡곡밥 등 다양한 밥을 선택할 수 있도록 권장해야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당뇨·고혈압 등 대사증후군 환자들도 편안하게 식당에서 밥을 먹을 수 있을 것이다.

'국민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안정되게 공급한다'는 농식품부의 목표가 밥에서 실현되길 바란다.

이홍균 칼럼니스트 / 사단법인 미래지식성장포럼 정책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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