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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지막까지 표심을 유혹하는 가짜뉴스

 

김정순 박사 | dallae2@hanmail.net | 2017.05.09 16:41:22

[프라임경제] 19대 대선, 결전의 순간이 다가왔다. 유권자 각자가 지지하는 후보는 달라도 간절한 열망은 같을 것이다. 혼란 정국에서 벗어나 나라다운 나라의 면모를 보여 줄 믿음직한 후보의 탄생을 바라는 염원이 다를 수 없기 때문이다.

폭풍전야 같은 고요와 긴장감 속에서 막판까지 표심을 잃지 않으려는 필사적인 노력은 정당마다 큰 차이가 없어 보이는데, 각 대선후보 진영에서는 자신들의 후보를 깎아내리려는 가짜뉴스에 대한 경계와 주의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더구나 미국과 프랑스 대선에서 당선이 좌지우지 될 정도의 엄청난 파괴력을 보인 가짜뉴스의 위력을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더 주의를 기울이는 것 같다. 온갖 비방과 네거티브 공격이 난무하는 선거판에서 가짜뉴스가 혹여 막판의 돌발 변수로 작용하지는 않을까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모습이다. 

가짜뉴스 생산에 특정 집단이 조직적으로 개입하고 적극 활용한다는 정황은 국정농단세력의 재판과정에서 고스란히 드러난 바 있다. 뿐만이 아니다. 선거를 4일 앞둔 지난 5일, 한 지상파 방송이 문재인 후보의 아들 준용 씨의 대학동창이라고 주장하는 익명의 제보자를 내세운, 가짜뉴스로 추정되는 억지 주장을 여과 없이 인용 보도해 한바탕 논란이 인 바 있다.

일부 언론에서 특정 후보의 주장을 확인 없이 그대로 처리하거나 '절반은 사실'이란 식으로 전달하며 네거티브 전략으로 활용되거나, 사실인양 왜곡하는 현상은 더 이상 드문 일이 아니다.

선거관리위원회 발표에 의하면 올해 들어 지난달 26일까지 적발된 '허위사실 공표·비방' 등 가짜뉴스가 2만1826건이라고 한다. 이는 지난 대선보다 약 5.4배 증가한 수치여서 뉴스 소비자의 경각심이 필요해 보이는 가운데 가짜뉴스 공방이 여기저기서 불거지면서 그 피해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모 후보 진영은 가짜뉴스의 진원지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실제로 부산지역의 모 당원은 가짜뉴스 전단지를 유세장에서 배포하다가 선관위 관계자에게 경고를 받기도 했다. 가짜뉴스로 인한 고소·고발이 끊이지 않아 가짜뉴스 때문에 대선 정국이 더욱 혼탁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은데 이에 대한 개선책이 시급해 보인다.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실시한 '국민들의 가짜뉴스에 대한 인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가짜뉴스 때문에 진짜뉴스도 못 믿겠다'는 응답자들이 많아 가짜뉴스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지를 일깨워 준다. 이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76.2%는 '가짜뉴스를 알고 있다'고 답했는데 가짜뉴스가 무분별하게 소비되고 확장되는 현상과는 상반되는 흥미로운 결과여서 눈길을 끈다.

가짜뉴스가 확산되며 열광하는 이유에 대해 전문가들은 가짜뉴스를 식별하는 기준과 능력에는 많은 차이를 보이고 있고, 사람들은 자신의 원하는 정보를 믿으려는 속성이 있다고 설명한다. 특히 다수와 다른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일수록 자신의 성향과 맞는 정보를 보면 자신이 믿고 싶은 대로 믿어버린다는 것이다.

한 정치권 인사의 가짜뉴스에 대한 따끔한 지적이 눈길은 끈다. 한마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떠도는 정보는 진짜인지 가짜인지 모를 정도로 구체성을 띠고 기사 요건까지 갖추고 있어 식별이 어렵다는 것이다.

'교황이 도널드 트럼프 지지를 선언했다', '힐러리 클린턴이 테러 단체에 무기를 판매했다' 등, 황당해 보이지만, 지난 미국 대선에서 수백만 건의 호응을 얻었던 유명한 가짜뉴스 내용들이다. 

미국 하버드대 법학과 교수 요하이 벵클러와 동료들이 지난달 3일 '컬럼비아 저널리즘 리뷰'에 발표에 의하면 우익 미디어 생태계가 미디어의 담론을 변형시키다는 주장이 있는데 우리의 대선 정국 보수 진영의 미디어 담론과 닮아 보인다.

몇 시간 후면 국민들의 현명한 선택 결과가 밝혀질 것이다. 나라다운 나라, 새날이 밝아 온다. 아직도 투표를 안 했다면 서둘러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 가짜뉴스에 대한 경각심을 다지면서 말이다.

김정순 정치학 박사 / 휴먼에이드 미디어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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