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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운수 꼬인 날, 우여곡절 잡아 탄 새 시대 첫차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7.05.10 12:19:13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어제에 이어 오늘도 추적추적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사진 속 사람들도 우산을 쓴 채 바삐 제 갈 길을 가는데요. 

사진을 찍은 어제는 범국가적으로 중요한 대선이었는데, 저에게는 운이 꼬이던 날이기도 했습니다.

우선 투표장에 갔더니만 신분증을 두고 와 다시 집에 갔다 왔고요. 여기 더해 약속시각까지 붕 뜬 시간을 카페에서 보내다 나오니 비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버스 정류장까지 비를 맞으며 뛰어갔죠. 집에 널브러진 여러 개의 일회용 우산을 떠올리면서 말입니다.

우여곡절 버스에 탑승했지만, 싱숭생숭한 마음을 감출 길 없어 비 오는 풍경 한 컷을 찍었는데요. 나중에서야 사진을 확인하니, 그때는 미처 보지 못했던 창문 위 문구를 발견했습니다.

'매일 매일 새롭고 설레이는 하루'. 

틀린 맞춤법 '설레이는'이 조금 거슬렸지만 '새롭다' '설레다'라는 단어에 조금이나마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국정농단 사태로 한동안 대통령이 부재했던 우리나라는 10일, 오늘부터 새로운 대통령과 함께 시작하는데요. 문재인 후보는 역대 대선 중 최다 표차를 기록하며 19대 대통령에 당선됐습니다. 

이번 대선에서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고질적인 지역 갈등이 많이 완화됐다는 것입니다. 지난 18대 대선에서 TK지역민 80% 이상이 박근혜 전 대통령을 뽑았다면, 19대 대선에서 절반만이 홍준표 후보를 택했죠. 심지어 부산과 울산의 표심은 문 당선인에게 향했습니다.
 
호남에서도 특정 후보 쏠림 현상은 옅어졌는데요. 2012년 문 당선인이 90%에 육박하는 지지를 받았다면, 이번 대선에서는 절반을 넘긴 과반수 정도의 지지를 받았습니다.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이어진 영호남 지역 갈등이 아주 조금은 무너진 셈이죠. 

올 초 문 당선인은 '구시대의 막차가 되고 말았다'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식을 되새기며 새 시대의 첫차가 되겠다는 포부를 알렸는데요. 이 정도면 '새시대 속 첫차'의 시작이 순조롭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어쨌거나 국민을 거리로 나오게 했던 박 전 대통령의 권위주의 시대는 문 당선인의 취임식 이후 저 멀리 사라질 겁니다. 이어서 우리가 살게 될 새로운 시대는 어떨까요. 달라진 정부와 함께 매일 설레는 날이 가득한 우리나라를 조심스레 꿈꿔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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