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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분석] 현대重 '지주사 전환' 향해 남은 과제는?

현대중공업그룹② 지분구조…정몽준→정기선 후계 구도 '눈길'

전혜인 기자 | jhi@newsprime.co.kr | 2017.05.11 10:05:47

[프라임경제] 10일 현대중공업 존속법인의 변경상장과 신규법인의 재상장 및 신규상장을 진행한 현대중공업그룹은 앞으로 현대로보틱스를 지주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일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중공업(009540)을 4개 독립법인 체제로 분사했을 때부터 현대중공업은 이미 현대로보틱스(267250)를 지주사로 내세울 뜻을 공고히해왔다. 이를 위해 현대중공업은 보유하고 있던 자사주 13.37%를 이미 현대로보틱스에 넘긴 상황.

현대중공업그룹의 현재 주요 지분구조.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로보틱스를 지주사로 세우기 위해 향후 지분 정리 등의 과정이 필요한 상황이다. ⓒ 프라임경제

가장 급한 것은 현대로보틱스가 신규 상장됨으로서 생기는 순환출자 고리를 끊어내는 것이다. 기존 현대중공업의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010620)→현대중공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구조는 2년 내에만 처분하면 되지만 현대로보틱스는 신규 순환출자 주식이기 때문에 6개월 내로 현대미포조선의 로보틱스 지분(7.98%) 매각을 완료해야 한다.

아울러 해당 고리를 끊어낸다고 해도 '현대로보틱스→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의 지분구조에도 문제가 생긴다. 지주사는 손자회사의 국내 계열사 주식 소유가 제한되기 때문에 현대삼호중공업이 보유하고 있는 현대미포조선의 지분 역시 향후 정리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현대중공업 존속법인과 현대삼호중공업의 합병 등도 함께 고려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최근 사모펀드 IMMPE와 3000억원 규모의 프리-IPO(상장 전 투자유치)를 체결했는데, 이 자금이 재무구조 개선에 사용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또 현대로보틱스는 공정거래법상 지주회사 요건을 만족하기 위해 상장자회사 △현대중공업(존속법인)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267260) △현대건설기계(267270)의 지분을 20% 이상 보유해야 한다. 2년의 기한이 있는 만큼 현금성 자본이 3600억원 상당인 현대로보틱스로는 재원 마련이 급선무인데, 자회사인 현대오일뱅크 기업공개(IPO)를 통한 방안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로보틱스의 지주사 전환이 최대주주인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의 지배력 확대와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자사주는 의결권이 없으나 인적분할 후 지주사가 되면 자사주의 비율만큼 신주를 배정받을 수 있는 이른바 '자사주의 마법' 때문이다.

정 이사장은 현재 현대중공업 지분 10.15%를 소유하고 있다. 인적분할을 통해 △현대로보틱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 △현대건설기계에도 각각 동일한 지분을 보유하게 됐다. 해당 지분을 현대로보틱스에 현물 출자함으로써 지주사 지분을 늘리게 되면 최대 40%대까지 상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정 이사장의 아들인 정기선 현대중공업 전무의 후계 구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982년생인 정 전무는 현재 현대중공업 그룹선박해양영업본부 부문장을 역임하고 있다. 빠른 승진으로 회사 내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는 것에 비해 소유하고 있는 지분은 617주에 불과했으나, 이번 지주사 전환 과정을 통해 경영권 승계에 대한 자연스러운 해결책을 찾았다는 관측이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은 "지주사 전환은 회사의 경영 합리화와 투명성을 위한 선택이었을 뿐이며 경영 승계 작업과는 관련이 없다"라고 선을 그으며 "적절한 시점에 현대로보틱스의 지주사 전환을 위한 과정을 밟을 것"이라고 설명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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