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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설픈 '정규직 전환' 선심…5년 만에 '마비' GS리테일

정권 입맛 맞추기 그룹 전체 숙제 떠안아…성장동력 변화 대응 부족 겹쳐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5.18 14:39:25

[프라임경제]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노동시장과 관련한 수술이 본격화된 양상이다. 비정규직 차별 개선이 가장 큰 '적폐'로 꼽히며, 실제로 인천공항공사의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는 방안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하지만 다면적 검토 없이 표피만 개편 시늉을 냈다 좌초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민간기업 중 GS리테일(007070)의 사례를 살펴본다.    

GS리테일은 GS25(편의점업)와 GS슈퍼마켓(SSM, 기업형 슈퍼마켓) 등을 운영하는 기업으로 현재 실적 부진으로 인한 몸살을 앓고 있다.

올해 1분기에 매출액 1조8458억원,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2.5%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5% 감소했다.  특히 수퍼사업 부문은 1분기에 1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GS슈퍼와 호텔 부문, 드럭스토어 등이 고전하는 것을 편의점에서 끌고 가는 셈이다.

이 같은 효율성 저하는 어디서 온 것일까? 온라인을 중심으로 사업이 편제되는 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일찍이 오프라인 확장을 마쳐 본격적인 맷집 대처에도 성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GS슈퍼 삽질이 부른 실적 참사, 공격적 확장 일찍이 손놓은 탓?

중기청에 따르면 SSM 분야에 대기업 진출 피해를 막는 한시적 제도인 '사업조정 사례'가 집중됐다. 2016년 연말 자료를 보면, 8년간 신청대상이 된 SSM은 홈플러스가 215건으로 가장 많았고, 롯데슈퍼 165건, 이마트 101건, GS슈퍼가 86건이다.

이는 지역 깊숙이 곳곳에 파고들어가는 노력을 최근 10년째 하지 않았기 때문에 소비자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스스로를 제약한 결과로 풀이된다.

물론 이번 슈퍼 부문의 실적 참상을 모두 소극적 출점 노력 때문으로 몰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론도 존재한다.

하지만 HMC투자증권은 지난 12일 GS리테일에 대한 보고서에서 "편의점의 경우 공격적 출점 지속과 영업이익률 개선으로 양호한 실적 모멘텀을 이어갈 것"으로 보며 슈퍼 부문 부진과 비교한 바 있다. 

사진은 한 GS25편의점의 어지러운 외관 진열 상태다. GS리테일의 실적 부진 혼란과 복잡한 속사정을 반영하는 듯하다. = 임혜현 기자

위에서 언급된 지표 중 하나인 비정규직 전환과 그 효과 문제를 보자.

GS그룹은 2013년 봄, 그룹 내 비정규직 직원 2500명을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선언했다. 그중 편의점·SSM·미스터도넛 등을 운영하는 GS리테일에서 상품진열과 계산을 담당하는 직원 2150명이 나왔다. 이들은 이 조치에 따라 상여금과 성과급 또한 기존 정규직과 똑같이 받게 돼, 당시 연소득도 20% 이상 높아질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이런 전환이 전체적으로 살맛나는 회사 분위기를 만들지는 못했다. 지출이 헛수고였던 셈이다.

CEO스코어의 자료들을 살펴보면, GS리테일의 근속 연수는 △2011년 기준 5.6년에서 △5.0년(2013년) △5.8년(2014년 '6월' 기준) △6.0년(2015년 '6월' 기준) △5.9년(2015년) △4.8년(2016년) 등으로 변화해왔다. 이 자료는 비정규직을 포함해 집계한 것이다(예를 들어 올 4월 2016년치 통계 결과가 나쁘게 나온 상황에 GS리테일 측은 "계약직으로 낮은 급여를 받는 GS슈퍼마켓 직원까지 포함하면서 평균 연봉이 낮아졌다"고 답했다).

비정규직 구제에도 '다니고 싶은 직장' 만들기 실패…후폭풍 처참

직원 평균 임금 자료를 보면, GS리테일은 2013년 3600만원에서 2014년 3700만원으로 2.8% 인상 효과를 올린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2016년 임금 자료에서는 평균 3600만원으로 2015년 대비로는 오히려 5.26% 줄어드는 등 전체적으로 볼 때 평균임금의 인상을 크게 기대할 상황이 못되는 것으로 해석된다.

GS리테일의 연봉은 동종업계인 CU편의점(BGF리테일) 대비로도 1000만원 이상 적은 것으로 회자된다.

종합하면 GS리테일은 비정규직 직원들을 정권 입맛 맞추기 차원에서 대거 전환하는 작업에 돌입, 실제로 연봉 인상 효과를 제도 초기(2013~2014년) 만들어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막상 그 다음에 '편의점업계 1등' 등 외형적 실적에 도취, 유통 부문의 패러다임 교체 상황에 대응할 준비 기간을 놓치면서 이도저도 아닌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비정규직이라는 시대적 문제 상황을 해결해야 하지만, 깜냥이 안되는 경우 선심을 쓰듯 접근했다가는 큰 화를 불러올 수도 있다는 점에서 면밀한 검토와 체계적인 추진이 이뤄져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GS리테일의 상황 전개는 그 예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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