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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9년 만에 돌아온 '임을 위한 행진곡'

 

김수경 기자 | ksk@newsprime.co.kr | 2017.05.18 14:18:01

서울에 위치한 팔각정에서 본 야경. ⓒ 프라임경제


[프라임경제] 야경이 참 아름답습니다. 최근 서울에 위치한 북악스카이 팔각정에서 찍은 사진인데요. 

이곳 외에도 팔각정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볼 수 있죠. 지붕을 여덟모로 지은 정자는 모두 팔각정이라고 하기 때문인데요.

어느 곳이든 이러한 정자가 예쁘지 않은 곳이 있을까요. 또 보통 높은 곳에 지어졌기에 팔각정 아래서 보는 풍경 역시 절경입니다. 이 사진처럼 말이죠.

오늘은 굳이 한 곳의 팔각정을 꼽자면, 광주의 팔각정을 택하고 싶습니다. 광주 팔각정은 사직공원에 위치했는데요. 37년 전 오늘 사직공원을 포함한 광주 전역에 가슴 아픈 일이 일어났죠.

사직공원은 원래 나라의 안전과 풍년을 기원하며 땅의 신과 곡식의 신에게 제사를 올렸던 사직단이 있던 곳인데요. 바로 그곳에서 37년 전 총소리, 사이렌 소리, 비명이 가득했으니 광주를 지키던 신들이 얼마나 통곡했을까요.

그 통곡은 18일에서야 그쳤을 겁니다. 이날 열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첫 국민개방 행사로 치러졌는데요. 국가보훈처는 기존 기념식과 달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37주년 기념식에 모든 국민이 참여할 수 있도록 입장 통제를 하지 않았죠,

이번 기념식에 바뀐 것이 또 있습니다. 바로 대통령이 4년 만에 참석한 것인데요.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힘차게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했습니다.

이 또한 의미가 있는데요. 2009년부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정치색이 덧씌워지면서 원하는 사람만 합창단과 함께 노래를 부르는 방식인 합창으로 바뀌었는데, 오늘에서야 모든 사람이 부르는 제창으로 돌아왔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이날 기자는 이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합창곡'을 당당히 제창할 날이 머지않아 오길 기대한다면서 기사를 작성한 적이 있었는데요. 딱 1년 만에 이뤄진 셈이죠.

문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은 단순한 노래가 아닌, 오월의 피와 혼이 응축된 상징"이라며 "이 노래를 부르는 것은 희생자의 명예를 지킴과 동시에 민주주의 역사를 기억하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또 완전한 진상 규명을 이뤄내고 헌법 전문에 5·18 정신을 담겠다고 약속했죠.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 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세월은 흘러가도 산천은 안다. 깨어나서 외치는 뜨거운 함성.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앞서서 나가니 산자여 따르라"

오늘따라 이 노랫말이 더욱 가슴에 와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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