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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 땡기는' 방식 변화… '홍석조 제국' 위해 기름 짜는 전국의 CU

[BGF리테일上] 골프장 엄호 리스크 감내 가능? GS25와 전쟁이 관건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5.22 17:38:33

[프라임경제] BGF리테일(027410)은 1989년 보광 CVS사업부로 시작했다. 지난해 말 홍석조 회장(이하 홍 회장)의 보광 지분 전량 매각으로 보광그룹에서 분리됐다. 

이 분리를 놓고 그룹과의 인연이 완전히 끊긴 것은 아니라는 분석도 적지 않다. 골프장 인수 등 형제간 끈끈한 지원을 확인했다는 풀이를 바탕에 깐 것이다.

다만 이런 형제간 밀월이 언제까지 갈지는 알 수 없다. 이미 사촌형제간 협력 경영을 하는 SK그룹은 분리보다는 느슨한 연대 체제로 가는 쪽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런 형식을 보광 일가가 벤치마킹할 여지가 있다.

지난 1999년 삼성으로부터 보광그룹과 중앙일보가 분리됐는데, 이들은 다시 2007년 각자의 길을 걷는 선택을 했다. 중앙일보 쪽을 이끌던 이는 지금 미국에 특사로 가 있는 홍석현씨. 이때 보광그룹 계열사 44개가 중앙일보로부터 계열 분리되면서 석현씨의 동생들이 보광그룹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정리된 것이다.

반도체에 손을 댔다 큰 재미를 보지 못하는 등 그간 보광에 여러 문제가 겹친 점을 생각해보면, 경영위기 상황 앞에서 'MK-MH' 간 이전투구에 따라 결국 원수처럼 분리된 옛 현대그룹 케이스까지는 아니어도 친지 연맹의 결속력은 불가근불가원 사례로 정리될 여지가 존재한다. 

◆고배당 성향 돋보이던 홍 회장 재단에 눈길

그런 홀로서기의 징표로 17일 이뤄진 홍 회장의 출연 행위를 볼 수 있다면 지나친 해석일까? 홍 회장은 자신이 가졌던 BGF리테일 지분 중 보통주 5155주(총 6억4000만원어치)를 BGF복지재단에 출연했다.

홍 회장 이전에도 많은 기업들은 공익재단을 상속 등 처리를 위한 도깨비방망이로 활용해왔다. 홍 회장 외에도 많은 형제자매들, 그리고 그 아래 조카들이 함께 BGF리테일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형제인 석준씨(보광창업투자 회장)나 조카 정환씨 등이 그 예다. 홍 회장의 아들인 정국씨나 정혁씨 지분은 각각 0.28%, 0.08% 규모로 많지 않다. 그러나 홍 회장의 지분 비중이 크기에 형제간 연합체를 다스리지 못하면 독자경영이 안 된다고 단정할 필요는 없다. 

그런 자신감에서 고배당에 힘쓰던 그가 재단 활용 카드를 본격적으로 만지작거리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지분을 우호적인 곳에 돌려놓고 다음 구도를 이리저리 구상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장기화된 경제침체의 여파로 편의점 부문은 다른 유통 부문 대비 오히려 순항 중이다. 이번 1분기 실적에 바로 유진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을 정도다.

358억원선을 기대한 시장 컨센서스 대비, 1분기에 BGF리테일은 396억원 이상을 시현, 10.52%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작년 연말에도 442억원 컨센서스에 554억여원으로 보답(25.45% 서프라이즈 비율)한 바 있다.

홍 회장의 배당금은 '그럼에도' 대단히 높다는 지적을 받는다. 실제 2007년 그는 25억원(괄호 안은 매년 각 전체 배당금: 78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이후 △2008년 25억원(78억원) △20009년 25억원(71억원) △2010년 42억원(119억원) △2011년 42억원(119억원) △2012년 43억원(123억원) 등을 받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017년 홍 회장은 126억원(올해 396억원이 배당금 총액. 참고로 지난해 총액은 297억원)을 받게 된다.

자금 동원법 변경, 현란한 스텝 밟으며 GS와 한판 승부?

물론 변화 조짐은 있다. 속칭 '자금을 땡기는' 방식의 변화다. 다시 올해 배당을 살피면  BGF리테일은 주당 배당금을 800원으로 책정했다. 보통주 1주당 배당금은 지난해 1200원보다는 줄었다. 1대1 무상증자를 통해 주식수가 2배로 늘었다. 따라서 오히려 배당금 총액은 부쩍 늘었다.

무상증자는 회계상에서 이익잉여금을 자본금으로 옮겨와 신주를 발행해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방식이다. 실제로 자산이 늘어나지는 않지만 주식 수가 증가해 거래 유동성이 개선되는 등의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무상증자로 신주를 배정받아 주식수가 늘어난 주주들도 이득을 보게 된다. 경영인으로 취임한 후 줄곧 고배당 외길을 달려온 그가 그 행진을 이제 멈추려 한다. 그리고 유동성 조율과 재단 활용법 등을 위해 머리를 쓰고 있다는 얘기다.

'홍석조 제국'으로 달려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붙은 것일까? 당장의 실적은 물론 펀더멘탈 즉 장기전을 치를 체력이 갖춰졌는지 홍 회장은 면밀히 조율 중인 것으로 추측된다. 100점까지는 아니어도 시작을 할 정도는 됐다고 볼 징표로 사람들은 이번 1분기 실적이 '골프장 문제'를 흡수한 결과라는 점을 거론한다.

BGF리테일은 홍석조 회장 외에도 다양한 형제-조카들의 참여 구성도를 보인다. 하지만 홍석조 지배 체제 구축을 뒤흔들 만한 친척간 연합체 구성이 가능할지는 미지수다. ⓒ 네이버

골프장은 앞서 언급했듯 형제애의 발로로 둔 악수이자 리스크 덩어리임이 맞다. 이번에도 골프장 부문 실적을 따로 밝히지 않았다. 잠시 반짝 실적 후 이번 분기에 다시 적자전환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파다하다. 어쨌든 이 리스크를 충분히 막아냈다는 것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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