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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컷] 세제 개편, 아픈 이 도울 힘 어떻게 부담시킬까?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5.23 10:50:06

[프라임경제] 보는 것만으로도 땀이 날 것 같은 모습입니다. 다리를 다친 이를 위해 업고 언덕을 오르는 모습인데요. 앞에는 심지어 많은 계단까지 있습니다.

아, 동행하는 이는 그야말로 혼자 죽어나는군요. 누가 좀 도와주지 생각도 들지만…글쎄요, 일면식도 없는 이들이 그저 선의로 도움을 주길 바라는 것에 한계가 있고, 또 당연히 주변의 희생을 요구하는 듯 상황을 몰아간다면 사람들이 오히려 반발심리를 가질 수 있어 그것도 문제입니다. 

오른쪽 발에 깁스를 한 이를 업고 언덕을 올라가는 한 학생. 문제는 앞에 계단이 나타났다는 것. = 임혜현 기자

몇 사람이 돕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충분히 상황이 좋아지진 않을 겁니다. 앞으로 다른 불편한 이들도 저 언덕과 계단을 만날 때가 있을 텐데, 매번 우연히 지나는 이들의 도움으로 해결할 수는 없잖아요.

이때 방법은 몇 가지가 있는데, 그나마 계단 구간은 환자가 내려서 옆사람이 부축해 오르게 하거나, 아니면 멀리 우회를 하더라도 완만한 경사로를 통해 이동하는 게 수월하기도 할뿐더러 안전하기도 하겠지요. 업거나 그나마 사람들의 도움을 좀 얻어 들것 같은 것으로 나르려 해도 계단은 위험합니다. 그러다 놓치거나 같이 구르기라도 하면 뒷감당이 안될 테니, 들것 같은 방법은 좀 하지하책에 그치는 것이죠.

역시나 경사로 혹은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등이 답인데, 그걸 놓고 관리하는 기본비용이 만만찮은 게 문제이긴 합니다.

재정 확대를 기반으로 한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정책(제이노믹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취약한 사회안전망 강화가 추진될 것으로 기대되는데요. 문제는 이렇게 일명 '나라를 나라답게 하기 위한' 소요재원이 선거 공약집 기준 5년간 총 178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는 데 있습니다. 재정지출 절감 92조원, 사업성 기금 활용 15조원 등 재정개혁으로 112조원을 충당해도 결국 나머지 66조원은 세법 개정으로 확보해야 합니다.

그간 나온 이야기들을 종합할 때, 특정 세목만 조정하는 게 아니라 제이노믹스는 소득세와 법인세, 부가가치세의 세목 전체를 효율적으로 재편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현재 김동연 신임 경제부총리 지명자가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종합과세의 분리과세 전환 등 여러 방법을 사용할 뜻을 개괄적으로 밝혔는데요. 그런 점에서 예측해 보면, 금융소득을 종합과세에서 분리과세로 돌릴 가능성이 가장 클 것으로 보입니다.

현행 소득세 체계는 종합과세와 분리과세가 공존합니다. 이자소득, 배당소득, 근로소득, 사업소득, 연금소득 등 모든 소득을 더해 세금을 매기는 게 종합과세입니다. 고소득자일수록 더 높은 세율이 부과되는 누진 구조인데요.

분리과세는 특정소득을 종합소득에 더하지 않고 따로 떼어 과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소득세 누진 구조에서 자유로워 조세 부담이 다소 덜어지죠.

때문에 정부 안팎에선 그간 좀 풀어줬던 금융소득 분리과세를 종합과세 전환 대상으로 바짝 죄는 방법이 거론되는 겁니다. 그외 몇몇 방법이 함께 등장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가장 큰 문제는 납세자들의 반발입니다. 특히 금융소득세의 손질은 부자증세 논란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다만 사회안전망 강화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이 불만을 줄여나가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다만 우리나라 세금 구조의 특징은 급여생활자 주머니만 지나치게 턴다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입니다. '유리지갑' 논란이고, 저 사진에 빗대자면 다른 이들은 유유히 지나가는데 혼자 문제를 짊어지고 가는 상황으로 얘기할 수도 있습니다. 어떤 식으로든 아픈 이와 함께 안전하게 또 서로 너무 힘들지 않게 이동하는 묘안을 이번 세법 대수술 국면에서 마련해보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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