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임경제] 설탕이 들어오기 이전, 우리 식탁의 단맛은 대부분 꿀에 의존했다.
물론 꿀 외에도 과일이나 엿을 이용했지만, 그 자체로 섭취하거나 음식은 물론 약용으로도 사용됐다. 꿀은 채밀하는 밀원에 따라 △밤꿀 △피나무꿀 △메밀꿀 △잡화꿀 등으로 구별된다.
각각의 맛과 색상에서 차이가 있는데 5월의 지금 아까시나무 꽃이 만발하면 아카시아꿀이라는 자연의 선물이 주어지기 시작한다.
아까시나무 하면 아카시아꿀을 떠올리지만, 어르신들 가운데는 단맛이 충만한 아까시나무 꽃을 따먹던 배고픈 시절을 회상하기도 할 것이다.
아까시나무는 꽃과 잎 모두 식용할 수 있다. 활짝 피기 전의 꽃을 따서 샐러드에 넣어 먹어도 좋고 튀김으로 만들어 먹기도 한다.
'동구 밖 과수원 길 아카시아 꽃이 활짝 폈네~'로 시작하는 국민동요 과수원길 때문에 아카시아로 더욱 널리 알려져 있으나 정식 명칭은 아까시나무다.
모든 나무가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지 않는다. 한 치만 아래로 내려가도 흙과 돌들로 인해 지반이 단단해 넓게 퍼지는데 힘을 쏟는다. 커다란 아까시나무 한 그루도 거침없이 500m까지 뿌리를 뻗는다. 넓게 뻗을 뿐 아니라 땅속 깊이 뿌리를 내리고 영양을 흡수한다.
한국전쟁 이후 1960년대 전쟁의 포화로 전국의 벌거벗은 산에 조림산업을 목적으로 대규모 식수가 이뤄졌다.
아까시나무는 토양에 양분이 부족하더라도 공기 중 양분(질소)을 흡수한 뒤 뿌리에 저장해 잘 자라는 특이한 식물로 학계에서는 '질소 고정식물'이라고 별명이 있을 정도로 잘 자라는 수종이다. 무엇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밀원 식물이다.
양봉 생산의 70~80%가 아까시나무를 밀원으로 해 아카시아꿀이 아니라면 지금보다 꿀을 접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꿀은 예로부터 숙취해소와 피로회복에 자주 쓰이던 음식으로, 특히나 아카시아꿀은 그 향이 다른 꿀에 비해 매우 진해 맛과 향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송준 칼럼니스트 / 다음 라이프 칼럼 연재 / 저서 <오늘아, 백수를 부탁해> <착한가게 매거진>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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