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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호상박 CU vs GS25' 허연수와 진검승부, 홍석조 웃을까?

[BGF리테일 中] 신규출점 경쟁 이미 뒤지기 시작 우려 높아

임혜현 기자 | tea@newsprime.co.kr | 2017.05.23 11:53:37

[프라임경제] BGF리테일(027410)은 1989년 보광 CVS사업부로 시작했다. 지난해 말 홍석조 회장의 보광 지분 전량 매각으로 보광그룹에서 분리됐다. 홍 회장은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지냈으나 유통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했다. 인물과 학벌, 능력 등이 출중한 홍씨 형제들 사이에서도 돋보이는 능력자라는 평을 듣는다.

장기화된 경제침체의 여파로 편의점 부문은 다른 유통 부문 대비 오히려 순항 중인 것을 감안해도 그와 BGF리테일이 올려온 성과는 대단하다. 이번 1분기 실적에 바로 유진투자증권 등이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나섰을 정도다. 당초 영업이익으로 358억원선을 기대한 시장 컨센서스 대비, 1분기에 BGF리테일은 396억원 이상을 시현, 10.52%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말에도 442억원 컨센서스에 554억여 원으로 보답(25.45% 서프라이즈 비율)한 바 있다.

다만 이런 상황을 마냥 즐길 때가 아니라는 경고음이 나온다. 그간 홍 회장이 고배당을 받아온 것은 사실. 그 대신 성장동력으로 이를 활용, 확실히 경쟁사 대비 우위를 점했어야 했다는 소리도 나온다. 바로 편의점 시장이 GS25와 세븐일레븐, CU까지 넣은 3강 구도에서 CU 대 GS25 간 양강 체제로 재편되고 있기 때문. 

◆GS와 한판 승부…이미 신규출점 경쟁에서 뒤지는 조짐?

홍 회장이 보광 지분 보유분을 처리한 김에 BGF리테일을 오롯하게 자기 것으로 독차지, 재편할지 주목된다. 물론 BGF리테일에 지분을 갖고 있는 형제자매들과 조카들이 있지만, ‘홍석조 제국’으로 달려갈 시나리오를 짜는 자체는 불가능하지 않다.

문제는 그런 복잡한 스텝을 밟다 경쟁사와의 대결에서 밀릴 가능성이다. CU가 공격적 경영을 펼치는 2위인 GS25에 연내 매장 수 순위에서 뒤바뀔 가능성이 높다. 이미 1위 수성이 힘들다는 분석을 기정사실처럼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다.

산업계에 따르면 1분기 말 기준 CU와 GS25의 편의점 매장 수는 각각 1만1273개, 1만1223개로 50개가량 차이를 지닌다. 두 업체 간의 매장 수 격차는 2012년 800개서 올해 1분기 처음으로 두자리 대결까지 좁혀진 상태다.

허연수 GS리테일(007070) 대표이사(사장)는 증시 상장 이후 공격적 경영을 통해 규모의 경제를 이루며 출점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BGF리테일도 대단하지만 GS리테일도 만만찮은 실력을 과시 중이다. 이 회사는 1분기 매출 1조3248억원, 영업이익 39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7%, 213% 늘어난 수치다. 직원 근속연수가 같은 GS그룹 내 여타 계열사에 비해 낮은 점 등을 빼면 큰 문제가 없는 셈.

진정한 1등 누구? 단정하기 어려운 가운데 콘텐츠 싸움 치열 전망

시계를 좀 더 앞으로 돌려보면, 2012년까지는 CU 쪽이 단연 우세했다. 즉 GS25 대비 매출이 4400억원 가까이 많았지만 2013년에 GS25가 1400억원가량 앞서면서 역전했다는 것. 이후 2014년엔 양사 간 대결에서도 GS25쪽이 축배를 들었다. 매출 격차를 6410억원까지 벌린 것으로 알려져 시선을 모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1등 편의점이 CU(BGF리테일)인지 GS25(GS리테일)인지 확정적으로 말할 단계가 이미 지났다는 소리가 나온다.

한편 이런 GS리테일의 기세에 찬물을 끼얹을 요소는 드럭스토어 부문과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될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영업이익 측면에서 2월 합병한 드럭스토어 왓슨스가 발목 잡을 가능성이 해소되지 않고, 오래 갈 것이라는 얘기다. 1분기 GS25 편의점 영업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으나 왓슨스는 85억원 손실을 내며 적자전환했다. SSM 영역의 GS슈퍼마켓쪽도 사정이 만만찮다.

BGF리테일은 이번에 CU편의점 장사를 잘해서 일명 골프장 인수 리스크를 확실히 흡수하는 능력을 보여주었다는 해석이 나오지만, GS리테일 내 다른 식구들의 문제로 고단한 행군 모드로 끌려들어갈 가능성이 존재한다는 것. 급여 인상 문제가 동종업계 대비 좀처럼 시원스럽게 해결되지 못하고, 같은 그룹 계열사 대비 연봉 평균선이 낮아 직원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우려다.

이런 상황에서 결국은 콘텐츠 싸움으로 현란하게 전선 확장이 일어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증권가에서는 특히 이번 BGF리테일 성적표에 주목한다. 1분기 영업이익률은 3.3%로 전년대비 약 0.8%포인트 상승, 이 실적 중 구성비를 보면 간편식(도시락/샌드위치 등) 식품 비중은 확대됐고 유제품과 담배 비중은 지속적으로 하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소비자들의 트래픽 증가가 일어나는 새 신흥영역 장악에 BGF리테일이 강세를 보여주고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이러한 추세를 감안할 때 CU(BGF리테일)의 수익성은 계절적 성수기 시즌인 2분기 그리고 그 여세를 몰아 3분기까지 더욱 개선될 수도 있다. 허연수 대 홍석조 사이의 진검승부로 편의점들의 여름이 한층 뜨거워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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