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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 요로결석은 왜 생기나?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 press@newsprime.co.kr | 2017.05.31 14:08:01
[프라임경제] 옆구리가 아파서 찾아온 60대 남자 환자분에게 검사결과 '요로결석'이라고 진단을 하니까 같이 온 부인을 마구 야단친다.

"이 마누라야~ 당신이 밥에 돌을 넣으니까, 내가 그거 먹고 결석이 생긴 거야~"

농담 같은 이야기이지만 진료실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실화다. 이렇게는 아니더라도 많은 요로결석 환자들이 혹시 내가 먹는 것 때문에 결석이 생긴 것은 아닐까 하고 궁금해 한다. 요로결석의 구체적인 발병기전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식습관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최근 우리나라를 비롯한 동양권에서도 결석이 급증하는 이유가 육식 위주의 서구형 식생활의 영향으로 진단된다. 육류에는 단백질이나 지방이 많이 포함돼 있고 신체 내에 흡수된 이후에는 요산이나 인산으로 바뀌어서 소변으로 배출이 된다. 소변 내 이런 성분들이 증가하게 되면 결석이 발생할 위험도가 높아진다. 

그렇다면 고기 대신 채소를 많이 먹으면 요로결석이 예방될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대부분의 채소에는 수산이라는 결석 성분이 포함돼 결석환자들은 조심하는 것이 좋다. 

사실 요로결석은 많이 먹고 덜 움직이는 생활습관으로 인한 현대질환이다. 어떤 한 가지 식품보다는 고칼로리 섭취, 즉 과식이 중요한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며 △비만 △운동부족 △스트레스 △음주 및 흡연 등이 위험요인으로 관여하고 있다.

환경적 요인 이외에 결석이 만들어지는 직접적인 원인은 체내 수분양과 관계가 있다. 결석 형성의 기본원리는 소변 내에 녹은 물질들이 서로 뭉쳐 결정체가 되는 것인데, 체내 수분이 감소하게 되면 소변 내 수분의 양이 줄어들어 결석을 만드는 물질의 농도가 진해져 더 잘 뭉치게 되는 것이다. 

사실 요로결석은 소금이 만들어지는 과정과 같다. 물에 녹은 소금처럼 소변 내에 있는 칼슘·수산·인산·요산들이 모여 먼지 정도의 아주 작은 결정체가 되고 이를 핵으로 해서 점점 커져서 결석이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땀을 많이 흘리거나 물을 적게 마시면 우리 몸의 수분이 줄고, 소변 내 물의 양도 줄어들게 돼 물질들의 농도가 진해져서 결정체가 잘 만들어지게 되므로 결석이 잘 생긴다. 때문에 결석 예방을 위해서는 물을 많이 마셔서 우리 몸의 수분을 충분히 유지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사실 암만 조심한다고 해도 먼지 크기의 작은 결석 결정체는 누구에게나 만들어질 수가 있다. 그런데 물을 넉넉하게 마시면 처음 만들어졌을 때 소변에 씻겨서 특별한 문제 없이 빠져 나가버리게 돼 요로결석으로 발전되지 않는다. 

요로결석의 예방을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하루에 2ℓ 이상의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컵으로 따지면 하루 8~10잔 정도. 수분 함량이 높은 과일이나 채소를 충분히 먹은 날은 8잔, 맵고 짠 음식을 많이 먹은 날은 10잔 정도 마시면 된다.

마시는 물의 양도 중요하지만 마시는 요령도 필요하다. 한꺼번에 2ℓ를 마시고 하루 종일 그냥 지내는 것보다는 한 시간에 반 컵 정도씩 꾸준히 마시는 것이 좋다.

보통 결석이 있다고 하면 주변 사람들이 맥주나 커피를 마시라 말한다. 맥주나 커피를 마시면 이뇨작용으로 인해 소변 양이 일시적 증가해 결석예방에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오히려 결석이 더 잘 생긴다. 

또 알코올은 칼슘·인산·요산 등의 결석 성분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커피나 차에는 수산이 많이 포함돼 결석의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이외에도 요로결석에 좋지 않다거나 좋다거나 하는 음식들이 많다. 육류가 위험요인을 높인다고 얘기했지만, 우리나라 식습관으로는 어쩌다가 한 번 고기를 포식한다고 해서 결석의 위험도가 높아지지는 않는다. 그냥 편하게 골고루 먹는 식습관이면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

어떤 식품이 결석 예방에 도움이 되느냐는 질문을 받곤 하는데 특별히 얘기하자면 '신맛이 나는 과일'이다. 보통 신맛이 나는 과일에는 구연산이 많이 포함돼 있다. 

결석은 소변이 산성일 때 잘 생기는데 구연산이 소변을 알칼리로 만들어 결석 성분들이 결정체로 뭉치는 것을 방해하고, 결석의 주성분인 칼슘과 결합함으로써 예방 효과를 발휘한다. 오렌지나 귤, 자몽이나 레몬 같은 과일에 많이 포함돼 있고, 과일을 바로 먹어도 도움이 되지만 주스를 마시는 것도 결석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어쩌다가 저녁에커다란 스테이크를 먹고는 요로결석이 걱정이 된다면, 후식으로 귤 두어 개를 까서 먹으면 도움이 된다.

심봉석 이화의대 목동병원 비뇨기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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