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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적 치중 '취업성공패키지'…초기 상담은 '부족'

참여자 몰려 시간 배분 어려움 커…"정부, 실적 위해 초기 상담에 노력 기울여야"

박지혜 기자 | pjh@newsprime.co.kr | 2017.06.01 16:02:56
[프라임경제] 정부가 취업성공패키지(이하 취성패)의 마지막 단계인 취업 알선에 치중하다 보니 민간위탁기관 상담사들이 참여자의 취업준비를 위한 기초 여건 등 중점을 파악하는 데 가장 중요한 초기 상담 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위탁기관 취성패 상담자들은 초기 상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지만, 정부가 올해 취업알선을 평가 지표 항목으로 추가한 데다 이미 취업한 참여자들까지 관리하고 있어 초기 상담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청년 취업성공패키지 세부 프로세스. ⓒ 고용노동부 2017년 취업성공패키지 매뉴얼



취업성공패키지는 저소득 취업 취약계층에 대해 △상담을 통한 진단과 경로 설정(1단계) △직업훈련, 창업지원(2단계) △취업 알선(3단계) 등 통합적인 취업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취업한 경우 '취업 성공수당'을 지급함으로써 노동시장 진입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종합적인 취업지원제도다.

올해 취성패 사업 규모는 31만6000명으로 이 중 민간위탁 사업 규모는 19만5000명이며, Ⅰ유형은 전부 고용센터에서 담당하고 Ⅱ유형은 전량 민간위탁해 운영하고 있다.

◆상담사 1인당 관리 인원 120명…행정까지 '업무 과중'

민간위탁기관 취성패 상담사들은 취업성공패키지 1단계에서 1회 30분 이상 총 3회 개별 상담을 시행하고 있다. 장년층은 단순한 업무를 지원하는 경우가 많아 상담이 30분 안에 가능하지만, 청년층은 다양한 직종을 지원해 30분 안에 개인의 특성을 고려한 취업지원 경로를 설정하긴 어렵다.

상담사들은 참여자의 가정환경 등 주변 환경까지 파악하려면 1~2시간이 소요된다고 입을 모았다. 하지만 상담사 1인당 연간 최대 120명의 참여자를 관리하고 있고, 참여자들이 주로 같은 시기에 몰리기 때문에 시간 배분이 쉽지 않다. 특히 인문사회, 예체능계열 졸업자의 경우 초기에 진로를 결정하지 못하는 참여자들이 많아 진로상담시간이 더 소요된다.

한 민간위탁기관 취성패 상담사는 "관리 인원은 120명이지만 그 외에 이미 취업하고 종료된 사람도 관리 중이라 매일 돌보기는 쉽지 않다"며 "정부가 청년층은 본인들의 의지가 커 상담하기 쉬울 것이라는 이유로 지난 2015년부터 상담 인원 상한을 80명에서 120명으로 늘렸지만, 사실은 훨씬 더 많은 노력이 들어간다"고 토로했다. 정부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현장의 시각의 차이가 있다는 것.

여기 더해 정부가 취업 알선 업무라며 지시한 행정업무가 상담사 업무의 50%를 차지하고 있어 상담사들의 상담시간이 부족하고 업무가 가중된 상황이다.

이에 참여자의 역량이 높고 취업 진로가 결정돼 있으면 개별 상담을 2회로 줄일 수 있는 상담사 재량사항을 업무 과중을 덜기 위해 악용하는 경우도 발생하고 있다.

또 다른 민간위탁기관 상담사는 "초기상담이 잘 이루어져야 참여자와의 라포(rapport, 상담이나 교육을 위한 전제로 신뢰와 친근감으로 이루어진 인간관계)가 형성되고 참여자가 취업할 때까지 적극적인 프로그램 참여를 유도할 수 있다"며 "결국 취업자 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초기상담에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상담사 자격 기준 역량 부족 상담사↑

업무 과중으로 관두는 상담사들이 많다 보니 고용노동부는 상담경력 6개월 이상이었던 취성패 담당자 자격 기준을 지난해부터 3개월 이상으로 하향 조정했다. 시장이 커지면서 경력있는 상담사가 부족해 최소한의 경력 사항을 둔 것.

이로 인해 역량이 부족한 상담사들이 늘고 있지만, 상담 횟수와 업무가 많아 상담사들이 따로 자기계발을 하기는 힘들다는 것이 민간위탁 기업들의 설명이다.

취성패 사업은 그간 다른 유관사업과 통합, 지원 대상 확장을 통해 양적으로 팽창했음에도 상담사들의 직무능력 개발을 위한 교육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16년 취업성공패키지 사업계획'에 따르면 2015년 기준 민간위탁 패키지사업 상담사를 위한 교육과정은 위탁기관 대상 11개 과정(교육 인원 300명) 수준이기 때문. 

김강호 고용서비스역량강화TF팀 부연구위원의 '민간위탁 취성패 담당자의 직무능력과 교육요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민간위탁 취성패 상담사들의 역량개발이 우선 필요한 과업들은 '취업정보 제공하기', '초기상담 실시하기' 등이었으며, 이들 과업수행에 필요한 역량개발 교육훈련이 중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전에는 체계적인 교육을 진행하지 못했지만, 지난해 민간위탁 취성패 상담사 교육체계에 관한 연구를 시행하고 교육 니즈 분석을 통해 교육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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