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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쓰레기 줍기와 좋은 습관들이기

 

오무철 칼럼니스트 | om5172444@gmail.com | 2017.06.02 11:20:18

[프라임경제] 저명한 사업 코치인 게리 켈러의 저서 'The one thing'에 의하면, 2009년 런던대학교에서 습관과 관련한 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새로운 습관들이기에 걸리는 기간이 전체적으로 보면 18일에서 254일까지 다양하지만, 행동이 습관으로 자리잡는 데는 평균 66일이 걸린다고 한다. 두 달을 집중하면 좋은 습관들이기 혹은 나쁜 습관버리기가 가능하다는 희망 메시지다.

필자에겐 칭찬 받기에 충분한 좋은 습관을 한 가지 가지고 있다. 산행을 하면서 쓰레기를 줍는 것이다. 이 행위는 스스로 내 영혼을 정화시키는 의식(rite)에 해당되며, 그 역사는 이십 수년을 자랑한다. 매주 주말에 아내와 함께 건강을 위해 산에 오른다. 이때 필수품으로 챙기는 물건이 큼지막한 비닐봉투다.
 
내가 살고 있는 지역의 인근 산들, 가까이에서 늘 손짓하는 가야산과 구봉산을 비롯하여, 약수를 떠 오며 자주 어울리는 백운산의 억불봉과 노랭이봉은 친숙한 벗이다. 조금 더 멀리에는 가끔씩 찾아가도 서운해 하지 않고 반갑게 맞아주는 천관산, 팔영산, 조계산, 망운산, 월출산 등 아름다운 산들이 많다. 이런 산들을 다니면서 그 동안 주운 쓰레기의 총량을 계산하면 1톤 트럭으로 얼마나 될까 자못 궁금하다.
 
돌이켜 보면 그 옛날엔 산 정상에서 삼겹살 파티에 소주 한 잔을 하는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웠고 아무런 제재도 없었다. 당연한 일로 산행 길 여기저기엔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어 허리를 굽힐 일이 많았다. 요즘엔 성숙해진 시민의식 덕분인지 산길이 대체로 깨끗해져 쓰레기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오늘도 이 비닐봉투를 가득 채울 수 있을까, 하는 궁금증을 가지고 산행을 출발한다. 그런데 신통하게도 산을 오르내리며 줍다 보면 큰 비닐봉투가 가득 찬다. 아내와 함께 걷고 있지만 내 눈에만 쓰레기가 보인다.

길 좌우 숲길 10미터 저 안에까지 나의 레이더가 작동한다. 멀리 숨어 있던 페트병과 배즙 봉지가 눈에 들어와 숲길을 파고 들어가 주워온다. 가시나무에 긁혀 팔뚝에 피가 나도 내 마음은 즐겁다. 주울 때마다 내 영혼이 맑아지기 때문이다. 오르내리며 덤으로 듣는 칭찬의 말도 기분 좋다.

"좋은 일 하시는군요. 보기 좋습니다."

"수고하십니다."
 
한때 기업에서 리더들에게 ‘칭찬 리더십’ 강의를 하면서, 아내에 대한 칭찬거리를 노트에 적게 하였다. 좋은 습관들이기를 위해서였다. 그러나 몇 가지 적다가 손을 쉬며 쓸 게 없다고 투덜거린다.

이때 필자의 사례를 이야기해 주면서 보이지 않는 쓰레기를 찾아내는 마음가짐으로 다시 찾아보라고 한다. 그러고 나면 5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무려 32가지를 적어 발표하는 사람도 나타났다. 이 교육(1년 간)을 모두 마치고 나서 6개월 후 설문조사를 했는데, 조직 문화가 상당히 부드러워지고 밝아졌다는 성과를 얻은 기억이 새롭다. 좋은 습관 들이기에 성공한 셈이다.
 
좋은 습관을 한 가지 추천하고자 한다. 소통의 걸림돌이 될 수 있는 언어를 순화하는 방법에 대한 것이다. 우리 코치들은 코칭 대화에서 중립적 언어(clean language)를 사용한다. 중립적 언어란, 코치자신의 판단, 비난, 평가로 오염시키지 않은 사실에 초점을 맞춘, 말 그대로 깨끗한 언어를 말한다. 다음과 같은 대화로 예를 들 수 있을 것 같다

김 대리 "우리 팀장님하고 일하기 정말 힘들어요.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일일이 관여하시니 미칠 지경입니다."

손 파트장 "엄살이 심하군. 처음 겪는 것도 아니잖아, 적당히 시키는 대로 해.(가 아니라 "팀장님과 일하기가 많이 힘든가 보구나"처럼 말한다면)

일상생활에서의 중립적 언어 사용의 습관화는 소통을 원활히 해줄 뿐만 아니라 서로 신뢰할 수 있는 따뜻한 관계를 만들어 줄 것이다.

그 사람의 습관을 보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를 알 수 있다. 우리가 얻게 될 성취는 한두 번의 행동이 아닌 삶에서 만들어진 습관에서 나온다. 좋은 습관 들이기 혹은 나쁜 습관 버리기는 선택적 집중의 힘에서만 나올 수 있다. 필요한 기간은 66일이다. 그대가 올바른 습관을 들인다면 매일매일 충만하고 행복한 일상이 찾아올 것이다.

오무철 코치 / 코칭칼럼니스트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팀장·교수 / 번역서 <1년내 적자탈출. 일본의 교육양극화> / 공저 <그룹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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