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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지숙의 거래소] 커피에서 마음치료까지 '자판기의 변신'

 

이지숙 기자 | ljs@newsprime.co.kr | 2017.06.16 16:55:01

[프라임경제] 과거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를 보면 자주 나오는 장면이 있습니다. 바로 커피자판기 앞에서 커피를 뽑아먹는 장면인데요. 10년 전만해도 도서관, 학교, 거리에서 200~300원 정도의 가격으로 자판기 커피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작년 인기리에 방영된 '응답하라 1988'에서는 여자 주인공이 자판기 우유와 일반 커피를 뽑아 섞어 먹는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추억을 자극하기도 했죠. 하지만 최근 주변을 둘러보면 커피 자판기를 찾기가 쉽지 않아졌습니다. 원두 추출 커피와 다양한 믹스 커피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돼 자판기 커피가 외면받고 있기 때문이라는데요.

이런 트렌드를 살피고자 이번 '과에서 찾는 미리(이하 거래소)'에서는 자판기에 대해 이야기하려 합니다.

ⓒ 프라임경제

국내에 자판기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7년입니다. 당시 롯데상사의 전신인 롯데산업이 일본 샤프에서 400대를 도입해 설치한 것이 시초라고 하는데요. 1988년 서울올림픽 이후 빠르게 확산됐고 1990년대 중반에는 '황금알' 사업으로 불리기도 했죠.

그러나 최근 커피 자판기 시장은 빠르게 축소되고 있습니다. 최근 서울시에 따르면 2016년 기준 서울 내 식품자동판매기(자판기) 업소 수는 2008년 1만5623개에서 6658개로 57.38% 감소했습니다. 반대로 서울 내 커피전문점은 2008년보다 2014년에 237%가 급증했다네요.

스틱커피와 커피전문점, 편의점 등이 확산되며 커피 자판기가 눈에 띄게 사라진 것으로 분석되는데요. 여기에 위생 문제까지 지적되며 커피 자판기는 점차 설자리를 잃었습니다. 사라지는 커피 자판기 대신 새롭게 생겨나는 자판기들도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최근에는 꽃도 자판기를 통해 구매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판기에서 판매하는 꽃다발은 드라이플라워(dry flower)로 시들지 않아 두고두고 볼 수 있다 하는데요. 꽃집이 문을 문을 열기 이른 시간이나 늦은 저녁에도 꽃다발을 구매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라면 자판기도 인기입니다. 컵라면과 달리 끓인 라면의 맛을 느낄 수 있고 조리시간도 5분으로 길지 않다고 하네요.

지자체의 움직임도 눈에 띕니다. 청송군은 사과 판매 전략의 일환으로 '청송사과 자판기'를 출시했습니다. 2015년 7월 청송사과유통공사는 국내 최초로 생과일 자판기를 주왕산 국립공원 입구에 설치했는데요. 화제가 된 자판기는 현재 전국 고속도로와 휴게소, 관공서 등에 50여대가 설치돼있다고 합니다. 

단돈 500원으로 마음을 치료해주는 자판기도 있습니다. 서울문화재단이 운영하는 무인자판기 '마음약방'은 센스 넘치는 방법으로 사람들을 위로해주고 있는데요. 동전 500원을 자판기에 넣고 표시된 20가지 마음 증상 중 하나를 고르면 자판기가 간단한 처방전을 발급해줍니다.

2015년 2월 서울시청 시민청 내에 처음 설치된 마음약방은 이후 대학로 서울 연극센터에 추가로 설치돼 시민들과 만나고 있다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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