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코칭칼럼] 새로운 도전을 이끄는 강력 질문

 

김지연 코치 | joyce3km@naver.com | 2017.06.17 09:00:21

[프라임경제] 전문 코치로서 활동하기 오래 전 다국적 기업 홍보부에 입사해 제품 홍보 및 마케팅을 담당했다.

입사 8년 차, 대리 말년 그리고 과장 진급을 앞두고 담당 사업부에서 영업직 이동 제안을 받았다. 물론 와서 일만 잘하면 과장 승진과 월급 인상도 가능하다는 달콤한 유혹과 함께.  

한번도 홍보 이외의 일이나 다른 부서 이동을 생각해 본 적이 없어 처음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홍보·마케팅 일이 재밌고 그 분야를 배우면서 성장해 가는 느낌에, 앞으로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되고 싶다는 커리어 꿈도 있었다.

무엇보다 무엇인가를 기획, 실행하고 다양한 사람들과 일하는 그 역동적인 환경이 좋았다. 다만 8년 차 막내 사원으로 다음 커리어 성장을 위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하는 고민이 있었다.

면담을 통해 새로운 일에 도전할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 하고 있는 일이 좋고 아직도 이 분야에서 더 많이 배우고 싶어 부서 이동은 어렵다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했다.

나의 대답에 한참을 생각하던 영업부서장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졌다.

영업부서장: "앞으로 회사에서 5년 그리고 10년 후에 되고 싶은 자신의 모습을 생각해 본적이 있나요?"

영업부에 왜 와야 하는지 설득하리라는 짐작과 다른 질문에 당황스러웠다.

김 대리: "5~10년 후 홍보·마케팅 전문가로 아시아 전체를 총괄 하는 일을 하고 싶습니다. 다양한 실무경험과 학문적인 지식을 배워 이 분야 담당자들이 더 일을 잘 할 수 있도록 돕는다면 좋겠습니다."

영업부서장: "정말로 그런 커리어를 원한다면 영업 경험이 어떤 좋은 점이 될까요?"

영업 경험이 나의 미래 커리어에 좋은 점이 되나? 어떻게? 갑자기 혼돈스럽고 정리 되지 않는 생각에 머리가 복잡해졌다.

김 대리: "8년 홍보·마케팅 실무 경험을 가지고 만약 영업을 한다면 더 다양한 시각과 관점으로 전체 조직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 후 아시아 전체 총괄 업무를 한다면 각 사업 부서를 더 잘 이해하고 설득 할 수 있겠네요. 또 지금 보다는 더 다양한 외국팀과 많은 일을 해야 하니 영어를 더 많이 활용하고 연습 할 기회가 생길 것 같습니다.  영어를 더 잘 쓸 수 있도록 공부를 더 많이 해야겠네요."

영업부서장: "앞으로 3~4년 같은 시간을 보낸다면 영업을 해보는 것과 현재 일을 계속 하는 것 중 미래의 자신에게 어떤 것이 더 도움이 될까요?"

대답을 못하고 있던 내게 영업을 6개월이라도 해보면 이력서 한 줄이 바뀐다고 하면서 영업 부서장은 크게 웃었다.

경력으로 이력서 한 줄이 바뀌려면 적어도 2년은 일을 해야 하니 그 말은 실은 농담이었지만, 당시 면담을 통해 받았던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강력한 질문'은 나 스스로 진로 설정에 대해 구체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을 갖도록 도왔다. 나중 코칭 공부를 통해 알고 보니 이들이 바로 '코칭 질문'이었다.

고민 끝에 영업부로 이동하여 처음엔 6개월을 견딜 수 있을지 보려고, 이후 이력서 한 줄 추가를 위해 2년을 목표로 일했다. 그리고, 홍보·마케팅 8년 했으니 영업도 8년은…, 하는 마음에, 뭐든지 시작을 했으면 10년은 해야 전문가라는 생각에 10년을 넘겼다.

그렇게 그 조직에서 B2B 영업을 15년 했다. 물론 나의 이력서 한 줄이 바뀐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영업을 시작한지 4~5년 쯤 되었을 때 예전 홍보부에서 같이 일했던 싱가포르 지사 상사가 회사를 이직하게 됐다. 그러면서 내게 싱가포르에 와서 아시아 전체 홍보 담당자로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안했다.

나는 이런 좋은 커리어 기회를 기대할 수 있었다면 홍보·마케팅 부서에서 계속 일을 하면서 기다렸을텐데 왜 이제야 이런 제안을 하는지 그 이유를 물었다. 그는 홍보·마케팅 8년 경험에 실제 현장 영업 5년 경험을 가졌기에 새로운 업무를 해 볼 수 있는 좋은 준비가 된 것으로 보인다 라고 대답했다.

결국 그 제안을 수락하지는 않았지만 영업이라는 새로운 경험이 있어서, 목표 커리어 기회가 생각보다 빨리 온다는 것이 참 신기했다.

우리 모두는 매일 변화를 맞이하고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면서 살아 간다. 어쩌면 한번도 생각해 본적 없는 새로운 도전에 직면할 수도 있고 새로운 선택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그럴 때 이런 강력 질문들을 활용한다면 내가 진짜 원하는 모습은 무엇인지 또 그 선택을 통해 얻거나 잃을 수 있는 것들은 무엇일 지, 좀 더 멀리 그리고 다양한 시각으로 접근하고 선택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지연 코치 / (현) 코칭경영원 전문코치 / (전) 인비스타코리아 상무 / (전) 듀폰코리아 영업·홍보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