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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사도우미 특별법' 재부상…본격 시동 거나

논란 속 입법 재도전… HR산업 변모 위한 제도적 장치 필요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6.22 16:42:25
[프라임경제] 고용노동부가 2015년 입법예고를 시도했으나, 총선과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정국으로 이어지며 가라앉았던 '가사도우미 특별법'이 다시 떠오르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환노위) 소속 서형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제노동기구(ILO)가 정한 '국제가사노동자의 날'인 지난 16일 '가사근로자의 고용개선 등을 위한 법률 제정안(일명 가사도우미 특별법)'을 대표 발의했다.

제6회 국제가사노동자의 날 기념행사에서 가사서비스 근로자들이 특별법 통과를 촉구하고 있다. ⓒ 뉴스1


서 의원은 입법발의 전날인 1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그동안 노동법의 사각지대에서 가사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가사근로자의 처우를 개선하고 권익 보호를 위해 지난해부터 한국가사노동자협회, 한국YWCA연합회 등과 함께 법률안을 준비해왔다고 입법발의 배경을 밝힌 바 있다.

◆각종 논란 속 '진통', 이번엔 '순풍'탈까

2015년 초 '가사도우미특별법'논의가 있었고, 고용부도 경단녀 일자리 창출과 근로자보호를 이유로 적극적으로 드라이브를 걸면서 곧 가사도우미 특별법이 입법될 것 같은 분위기에 업계는 뜨거웠다.

하지만 이들이 근로자로 인정받게 되면 불거질 각종 논란으로 인해 찬반 여론이 엇갈리며 혼전양상으로 이어졌다.

주요 쟁점은 근로자로 인정받게 될 경우 발생할 각종 노무 관련 문제들에 대한 제도적 마련이 미흡하다는 것이다. 단적으로 사용주와 근로계약을 맺게 되면 이에 따른 근로기준법상의 업무지시, 감독, 관리 등에 대해 기존과 다른 입장이 된다.

한 관계자는 "기존엔 가사도우미가 오면 청소뿐만 아닌 현장에서 즉흥적 요구에 의한 업무요청이 편하게 이뤄졌지만 정식 근로계약을 맺게 되면 계약된 내용 외에 다른 요구를 하면 안 되는 불편한 관계가 된다"는 의견을 보였다. 

또 4대보험 비용에 대한 부담 때문에 오히려 시장이 축소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기존엔 유료직업소개소를 통해 일정의 소개료만 지불했지만 4대보험이 적용되면 상당한 비용을 근로자와 사용자 모두 지불해야 한다. 

따라서 4대보험 적용에 따른 비용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세재혜택도 마련돼야 하는데 이를 정부에서 얼마나 적극적으로 지원할지 명확한 제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있었다. 

유료직업소개소 대표 A씨는 "가사도우미의 근로자 인정을 반대하는 것이 아닌 이를 위한 제도와 정책마련이 미흡한 상황에서 밀어붙이식 정책 실현을 고민하자는 의미"라고 말했다.

◆입법위한 해결사항 '산적'

서 의원이 발의한 법안 내용을 살펴보면 서비스 제공기관이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이들을 사용자에게 '파견'보내는 형태다. 파견법 상 파견사업자등록이 없으면 근로자 파견이 불법이지만 이 특별법으로 인해 가사서비스 사업자는 파견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아도 파견형태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또한 가사서비스 사업자는 근로자의 교육훈련, 고충해소에 대한 의무를 갖게 된다. 더불어 근로계약을 맺은 고용주로서 이들의 인사·노무 등의 관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 

기존 단순 알선사업에서 인사·노무를 관리하는 HR서비스 사업으로 변모하게 되는 것. 따라서 이들의 인사노무 관련 교육을 병행하고, 직업소개소 사업주들의 효율적 운영을 정부차원에서 도와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를 위해 전국고용서비스협회는 고용노동부 관련 부서와 협의 중으로 사업자와 근로자가 모두 보호 가능하도록 방안을 강구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함께 가사도우미와 비슷한 근로형태를 취하고 있는 간병인, 베이비시터, 산모도우미, 육아돌보미 등의 근로자들의 처우도 논의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비슷한 형태의 근로자인데 한쪽은 법적 보호를 받고, 다른 한쪽은 그렇지 못한다면 근로자성 판정시비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며 "유사 형태 근로자들에 대한 처우 문제도 함께 논의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가사도우미가 근로자로 인정받아 양성화된다면 산업의 저변확대가 기대되며 장기적으로 산업의 성장될 것으로 전망한다"는 의견을 보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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