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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뉴스] "롯데푸드에게 진실을 요구합니다"

빙과류 값 올리며 "원가부담" 주장, 실제와 달라

이수영 기자 | lsy@newsprime.co.kr | 2017.06.26 14:36:10
































[프라임경제] 지난 22일 롯데푸드(002270)가 인기 장수상품인 △거북알 △빠삐코 가격을 각각 800원에서 1000원으로 200원씩(25%) 올렸다.

인상 이유에 대해 롯데푸드는 "'거북알'의 경우 원가부담이 높아 팔수록 적자가 누적되고 있고 '빠삐코'는 벨기에 초콜릿을 넣는 등 리뉴얼을 통해 고급화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주요 원재료의 가격 동향을 분석한 결과 대부분 원재료 값이 지난 2년 동안 오히려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거북알'의 경우 인상 전 130㎖던 중량이 120㎖로 7.6% 줄어 실제 인상폭은 더 큰 셈이 됐다.

◆용량 7.6% 줄었는데 설명은?

이번에 가격이 오른 '거북알'은 △정제수 △백설탕 △코코아프리퍼레이숀(수입산 탈지분유·코코아분말) △액상과당 △가공버터(수입산 유크림·버터·버터오일·야자유) △합성착향료(초코) △구아검 등이 주원료다.

이 가운데 제품 포장 전면에 강조해 표기한 카카오분말(0.8% 함유·약 1.25g)의 경우 식품산업정보통계 시스템에 따르면 2015년 1월 1톤당 2872.10달러에서 지난해 12월 2263달러로 21% 넘게 값이 떨어졌다. 더구나 올해 5월 말 기준으로는 이보다 300달러 이상 더 내린 것으로 확인됐다.

회사가 지난 4월 공시한 2016년도 사업보고서에서도 주요 원재료인 가공버터를 포함한 유제품 단가는 1㎏당 4661원으로 기재돼 2년 사이 17.8% 싸졌다.

물론 제품 원가에 원재료비만 포함되는 것은 아니지만 운송비, 유통수수료 등을 감안해도 의문은 남는다.

2015년 국내 정유사 경유가격은 리터당 1215.2원이었고 이듬해 같은 기간에는 1010.9원으로 16% 이상 하락해 물류비 부담이 급증했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또 작년 롯데푸드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15% 이상 늘어 경영악화를 이유로 대는 것도 어색한 상황이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 1조76624억원,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798억원, 582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도에 비해 매출은 3.6%, 영업이익 및 순이익은 각각 15% 넘는 성장세다.

회사 연매출에서 빙과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6% 정도에 불과한 것도 폭염을 이용한 꼼수 인상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최근 연이은 식료품 가격 인상과 관련해 시민단체 역시 예의주시하고 있다. 개별 인상폭과 기업의 설명을 실제 인상요인과 비교해 순차적으로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박윤욱 한국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 팀장은 "여름 성수기를 맞아 시즌상품인 빙수와 빙과류 가격이 들썩이는 게 사실"이라며 "업체의 설명과 실제 인상요인을 꼼꼼하게 들여다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설득력 부족한 인상배경, 논란 키우나

이에 대해 롯데푸드 측은 인상 전 가격으로는 팔수록 손해가 누적되는 상황이라 더 이상 손실을 감당하기 어렵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회사 관계자는 "(거북알 등)일부 제품은 출시 때부터 원가부담을 떠안고 시장에 선보인 게 사실"이라며 "애초에 적자를 감수하고 내놓은 제품인데 손해가 계속 쌓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가격인상을 결정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우리나라 가계 소득 증가율은 0.6%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금융위기가 닥친 2009년(1.2%)보다도 낮고, 물가를 고려한 실질소득은 0.4% 쪼그라든 수치다.

롯데푸드를 비롯한 관련 업체의 내수매출이 수출을 압도적으로 웃도는 것을 감안하면, 가뜩이나 없는 고객 주머니를 털겠다는 심산으로 읽힐 수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편 업계 1위 롯데제과(004990)를 비롯해 롯데푸드와 해태제과식품(101530), 빙그레 등 주요 빙과업체들은 작년 3~4월에도 제품 가격을 100~500원가량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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