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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진정성은 통한다

 

고경일 코치 | kiko5658@naver.com | 2017.06.27 11:14:35

[프라임경제] "꼭 참석하셔야 합니다. 그리고 특강과 축사를 부탁 드립니다"는 담당자의 연락을 받고 얼떨결에 "그러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친구 회사가 창립 25주년을 맞이하여 1박 2일 기념행사를 계획하였고 참석을 요청한 것이었다. 금요일 오후에 참석하여 리더십 특강을 계획하였다.

행사 장소에 도착해보니 임·직원들은 이미 오전부터 체육행사에 참여하여 운동과 적당한 음주를 한 이후라 특강을 들을 수 없는 형편이었다. 아마 연수원 전체가 축제분위기라고 표현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특강을 할 것인가? 말 것인가'로 고민하였다.

특강에 활용하기 위해서 회사의 연역과 성장과정을 조사하였고 코칭 리더십이라는 주제로 한시간반 정도의 강의안을 준비했기에 진행하고 싶은 마음이 앞섰다.

이때 코치로서의 생각은 '구성원들이 지금 가장 원하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것이었다. 그래서 CEO에게 양해를 구한 후에 특강 대신 송창식의 '우리는'이라는 노래를 불렀다. 직원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박수로 열렬히 지지했다.

혹시 특강을 생략해서 더 크게 반겼는지도 모르겠다. 무슨 일이든지 계획하면 실행을 해왔던 나로서도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이어진 기념행사 중에 축사를 하게 되었다.

먼저 축하한다는 시작의 말과 함께 4년 전의 CEO 코칭 일화를 소개했다.

사고로 팔을 잃게 된 직원을 떠올리며 코칭 중에 눈물지은 일, 매출액과 이익목표를 세우고 달성했을 때의 의미를 직원들의 복지향상에 우선하고 싶다고 할 때 구성원들을 사랑하는 CEO의 마음을 공감했던 일, 자동화와 공장이전 등 외부 환경변화에 따른 투자 계획을 세우며 느꼈던 의사결정권자로서의 CEO 고민 등을 전하면서 30주년에는 매출액 O천억을 달성하시라는 기원으로 마무리 하였다. 물론 코칭 내용을 공유해도 좋다는 고객(CEO)의 동의가 있었다.

사실 초청 받은 이후에 '무슨 내용으로 축사를 할 것인가' '창립기념일의 의미는 무엇인가' 등으로 고민하다가 '왜 창립기념일 행사를 하는가'와 '친구 회사의 발전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축사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로 진전이 되었다.

자연스럽게 떠오른 단어는 진정성이었다. 진정성 (authenticity)이란, 참되고 애틋한 마음이나 정을 나타내는 성질, 거짓이 없고 참된 성질 이라고 한다. 그러한 마음으로 구성원들을 위한 진정성 있는 축사를 하게 되었다.

식사를 하는 자리에서 안면이 있는 임·직원들은 한결같이 "축사를 들으며 마음이 찡해졌다"고 한마디씩 한다. 축사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된 것 같아서 마음이 뿌듯했다.

행사 후에 초청받은 관련기업 CEO들과 자리를 함께했다.

"제대로 된 축사를 들었다."

"CEO로서 그런 아픔 없이 어떻게 경영할 수 있나?"

"A 사장이 코칭 받아서 그때 공장을 자신 있게 확장했구먼."

"특강하지 않고 왜 노래 부를 생각을 했느냐"는 등.

CEO들의 인정과 칭찬이 이어졌다. 그것은 축사에서 CEO의 직원들에 대한 관심과 사랑이 드러난 진정성이 그대로 전달되었기 때문이었다.

자정을 훌쩍 넘길 때까지 화기애애한 대화는 이어졌으나 다음날 오전 행사를 위해서 일어나야만 했다. 숙소로 향하는 오솔길을 걸으며 잠시 생각에 잠겼다.
코치로서의 진정성은 무엇인가.

나는 진정성 있는 코치인가.

왜 진정성 있는 코치여야만 하는가.

아직 먼 길이지만 계속 가야 할 길이다.

밤하늘을 바라보았다. 유난히 빛나는 별빛을 느끼며 감사와 축복의 마음으로 기도를 드렸다.

고경일 코치 / 협성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IBK기업은행 기업금융지점장 / 저서 '자신만의 스타일로 승부하라'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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