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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우연인가 필연인가 '세렌디피티'

 

오무철 칼럼니스트 | om5172444@gmail.com | 2017.06.28 12:20:14

[프라임경제] 필자는 살아오면서 마음 깊이 새겨둔 잠언, 좌우명, 격언 등을 제법 가지고 있는 편이다. '절대 포기하지 마라', '인생지사 새옹지마', '하면 된다' 등. 그 중에서도 내 삶의 터닝 포인트(Turning Point)마다 어떻게 이렇게 기가 막히게 잘 풀려나갈 수가 있지, 하고 궁금해 했던 현상을 오늘 풀어 보기로 한다. '세렌디피티(serendipity)'에 관한 것이다.
 
위키백과에선 이 단어를 전혀 생각지도 못한 귀중한 무엇을 발견하게 되는 우연한 기회, 즉 '뜻밖의 행운', '뜻밖의 기쁨' 정도로 설명하고 있다. 그런데 수년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동기부여가 중 한 사람인 브라이언 트레이시(BrianTracy)의 <목표, 그 성취 의 기술>을 읽다 이 단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발견하고 그간의 궁금증을 풀게 되었다. 다음은 세렌디피티에 대한 그의 재해석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명확한 목표를 세우고 날마다 마음속에 그것을 떠올리며 실현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면 더욱 빠르게 그 목표를 성취할 수 있게 도와주는 행복한 일과 경험들이 때에 맞춰 예기치 않게 일어나게 된다. 이것이 세렌디피티다.

예를 들면, 우연히 잡지에서 관련 기사를 읽게 되거나, 전에는 몰랐던 누군가가 알려주기도 한다. 심지어는 TV 프로그램에서 특정한 문제를 해결해주거나, 핵심적인 질문에 필요한 해답이나 아이디어, 통찰을 얻기도 한다. 그리고 어떤 좌절이나 일시적 실패가 나중에 돌이켜 보면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과정인 경우도 많다는 것이다.
 
필자 또한 이 해석에 무릎을 탁 치고 크게 공감하며 새로운 신념을 가지게 되었다. 그렇다, 세상에 단순한 우연이란 없다. 모든 건 관심과 노력, 간절함이 만들어내는 것이라고.
 
세렌디피티하면, 한편의 영화가 떠 오를 것이다. 2001년의 히트 작. 크리스마스 이브, 뉴욕의 한 백화점에서 남녀 주인공이 각자 자기 애인에게 줄 선물을 고르다가, 마지막 남은 장갑을 동시에 잡게 되면서 첫 만남을 갖게 된다. 서로의 매력에 빠져 애인이 있는데도 함께 황홀한 저녁을 보낸다. 첫 눈에 반한 조나단은 재회를 원하며 연락처를 원하지만, 운명적 사랑을 바랐던 사라는 다음 만남의 약속을 거절하면서 미래를 운명에 맡기자고 제안한다.

둘은 일상의 삶을 살면서도 7년 전 만남을 잊지 못하고 있다. 약혼자와의 결혼을 눈 앞에 둔 어느 날, 운명처럼 옛 추억들을 떠올리게 되는 사건들이 연이어 발생하게 된다. 순간 서로에 대한 그리움이 밀려오고, 마침내 둘은 뉴욕을 찾게 되고 다시 만나게 된다
 
영화 속 주인공들도 서로에 대한 간절한 그리움이 재회를 연결해주는 기회를 자주 발견하게 되고 마침내 사랑의 결실을 맺게 되었다. 우연이 아니라 필연이었던 것이다.
 
필자의 최근 경험담이다. 몇년 전 우연한 기회에 3년 후(2018년)에 책을 쓰겠다고 객기를 부리며 큰소리를 친 적이 있다. 아마 그때 술을 한 잔 했거나 제 정신이 아니었거나 했을 게다. 아니고서야 어떻게 그런 헛소리를 지껄일 수가 있었을까.  

'아뿔사! 뭔가 계획을 세워야지. 어떻게 하나? 일단 책을 읽자. 좋아 목표는 500권이다.'

책(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을 읽다 필사(筆寫) 이야기를 발견한다. 그가 하지 못한 공부를 내가 해보자 해서 시작한 필사, 김훈 작가의 장편소설 4권(남한산성, 칼의 노래 등)을 워드로 작업 완료했다. 동료 코치 자녀 결혼식에 갔다 듣게 된 O코치의 우연한 귀띔으로 '글쓰기SIG(special interest group: 코치들의 스터디그룹)'에서 글쓰기 연습도 하게 된다. '프라임경제' 편집국장과의 조우에다 꿈에도 생각하지 못한 칼럼 등재의 기회까지 얻게 된다. K코치의 소개로 읽게 된 <고종석의 문장>에서 소중한 '글쓰기 실전'도 체험한다.
 
'책 쓰기'란 목표를 분명히 세우자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를 도처에서 만나게 되었다. '많은 책읽기', '필사 경험', '글쓰기SIG 참여', '프라임경제 편집국장과의 조우', '코칭칼럼니스트 인정' 등. 이것이 과연 우연일까? 아니지 필연이다(필자의 생각).
 
누군가 '삶의 열쇠는 관심'이라고 했다. 어떤 것에 관심을 두고 구체적 목표를 세운다. 늘 그것을 생각하고 이야기하면, 내가 목표를 향해, 목표가 나를 향해 더 빨리 접근할 수 있게 도와주는 사람과 기회, 아이디어들이 찾아오게 된다. 이것이 세렌디피티다.
 
코칭에서는 어떨까? 코치의 고객에 대한 깊은 호기심에서 세렌디피티는 다가올 것이다. 호기심은 경청과 직관만큼 소중하다. 질문으로 표현되는 호기심은 고객을 내면으로부터 이해하게 된다. 호기심 어린 코치의 질문은 고객이 스스로 탐구하고, 발견하고, 사색하고, 깊이 파헤치고, 성찰하게 하는 힘을 갖게 해준다.

이런 경험들이 바로 고객이 맞이하는 뜻밖의 기쁨, 세렌디피티라 할 수 있다. 이것들은 분명 고객을 지속적인 변화와 성장이란 결실을 맺게 이끌어줄 것이다.

오무철 코치 / 코칭칼럼니스트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전) 포스코경영연구소 수석컨설턴트 / (전) 포스코 인재개발원 팀장·교수 / 번역서 <1년내 적자탈출. 일본의 교육양극화> / 공저 <그룹코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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