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린트
  • 메일
  • 스크랩
  • 글자크기
  • 크게
  • 작게

[기자수첩] 간접고용 실태조사· 원인분석 선행돼야

 

이준영 기자 | ljy02@newsprime.co.kr | 2017.07.05 15:58:38
[프라임경제] 지금 우리나라는 최저임금, 근로시간 단축, 비정규직 제로 등의 노동현안으로 달아올라있다. 노동계와 재계, 정부는 각기 다른 입장을 취하며 맞서는 중이며, 국민들도 서로의 입장에서 논란을 키우고 있다. 

최저임금은 노동계의 경우 '1만원', 재계는 '작년대비 2.4% 증가', 정부는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입장을 내세워 차이를 보이고, 근로시간은 노동계·정부 '52시간', 재계 '62시간'으로 역시나 상이하다.

국민들도 각종 노동 현안을 놓고 온라인상에서 갑론을박이 벌이는 중이다. 자영업자들의 경우 최저임금 1만원, 근로시간 52시간은 국내 모든 자영업자들을 죽이는 것이라며, 차등적용 혹은 단계적용을 외치고 있다.

반면 대표적 최저임금 근로자들인 아르바이트들은 당장의 시급 1만원을 주장하며, 근로시간 52시간에 찬성의 소리를 낸다. 

특히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는 위의 두 가지 문제와 차원이 다른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간접고용인력의 정규직까지 고려하는 정책은 말 그대로 아웃소싱산업의 존폐를 흔드는 것이다. 정부는 아웃소싱산업 전반에 대한 이슈가 이렇게까지 번진 상황이지만 진지한 소통을 하지 않고 있다.

노동계는 중규직으로 불리는 반쪽짜리 정규직, 무기계약직 전환이 아닌 온전한 정규직 전환을 요구하며, 뾰족한 뿔을 세우고 있다. 

일전에 아웃소싱 관련 취재 시 주요 대기업 관계자가 했던 말이 떠오른다.

그는 "이곳에 오기 위해 대학 내내 놀지도 못한 채 스터디 모임에 참여했고, 졸업 후에도 빚을 내서 어학연수를 떠났으며, 각종 스펙을 채우기 위해 부단히도 노력해 이렇게 남들이 바라는 대기업에 왔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누군가는 간단히 정규직으로 전환되는 것을 볼 때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진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또 다른 대기업 관계자는 "난 노력한 만큼 보상받았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원하는 대기업 혹은 공기관 정규직이 되고 싶으면 그만큼 노력하면 된다. 이게 시장경제 논리"라고 다소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누구의 말이 옳다 그르다'라고 판단하기 어렵지만 우려스러운 게 당연하다.

우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사내하도급 활용원인 및 시사점'이라는 제목의 논문에서 사내하도급과 관련한 공식데이터나 실태조사가 존재하지 않는 와중의 해결책 모색은 이념투쟁 및 정치적 논리로 그릇된 판단의 가능성이 있다고 짚은 바 있다.

아울러 문제가 있다고 해 고용이 경직된 상태에서 성급한 규제를 하면 풍선효과로 또 다른 페해를 야기할 수 있다며 거시적 관점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우 선임연구원의 진단처럼 간접고용으로 인한 근로자 처우와 차별문제가 발생됐다고 이를 아예 삭제시키려는 것은 상당히 성급하다. 그것도 하루 아침에 말이다. 

아웃소싱산업은 20년 이상 영위도며 국내 산업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이 산업과 엮인 근로자들도 상당히 많다. 한 산업의 존재 자체를 간단히 지우려 하는 일은 분명 재고돼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미 각 산업에 복잡하게 얽힌 비정규직 문제를 단순히 없애려는 1차원적 방책보다는 원인이 무엇인지, 현재 실태가 어떠한지 조사해 명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개선안을 내놔야 한다. 새 정부는 결과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원인을 찾아 바로잡야아 한다. 이게 국민이 새 정부를 믿는 이유다.
  • 이 기사를 공유해보세요  
  •  
  •  
  •    
맨 위로

ⓒ 프라임경제(http://www.newsprime.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