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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나는 누구인가' 성찰 질문

 

김종성 코치 | keb065614@hanmail.net | 2017.07.08 11:44:27

[프라임경제] 사람은 누구나 자기 고유의 행동 패턴이 있다. 그 것은 타고 나기도 하지만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도 많다. 오랜 세월 동안 외부 자극에 수없이 반응하고 영향 받아 변화한 결과 현재의 내가 있는 것이다.

심리분석학자들은 생애 최초 시기의 경험을 비중 있게 연구했다. 아들러(Adler)는 그의 저서 <개인심리학>에서 초기경험이 그 사람의 삶에 대한 무의식적인 신념을 만들어낸다고 말했다. 이렇게 형성된 신념은 그 자신도 평소 뚜렷이 인식하지 못하지만 생각과 행동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한다.

이런 연구 결과를 코칭에서도 활용한다 코칭을 할 때 중요한 것 중 하나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생각하도록 질문해 주는 일이다. 다시 말해서 자신은 어떤 사람이고 어떤 행동과 사고 패턴을 갖고 있는지를 묻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어떻게 물어보면 될까. '당신은 누구입니까?" 하는 식의 직설적 질문을 할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쉽게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세상에 없을 것이다.

그래서 코치는 그가 대답을 찾을 수 있도록 해 주기 위해 행동유형 검사를 하기도 하고, 초기 기억을 물어보기도 하며, 대화 중에 나타나는 행동이나 즐겨 사용하는 단어 등을 주의 깊게 살피기도 한다.

그 과정에서 그가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무엇이고 외부의 자극에 어떤 패턴으로 반응하는지를 파악하고 알려주기도 한다.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생각 패턴은 어떤 식으로 알 수 있을까. 한 가지 예를 소개한다. 예전에 필자가 가입한 인터넷 카페에서 한 멤버가 어느 날 말없이 카페를 탈퇴해 버렸다. 그 뿐 아니라 몇 년 동안 써온 자신의 글도 모두 삭제했다.

그는 평소 활발하게 글을 올리고 늘 농담도 하며 전체 분위기를 주도해 왔기 때문에 다른 회원들의 충격은 컸다. 모두들 무슨 일이 있었는지 궁금해했다.

카페지기였던 필자는 모임을 복원시켜야겠다는 책임감에서 그 회원에게 연락하려 했으나 한동안 연락이 되지 않았다. 일주일 이상이 지난 후에야 간접적으로 연락이 되었고, 그 때 알게 된 그 회원의 탈퇴 사유는 'A가 내게 못되게 굴어서' 였다.

필자는 다시 한 번 놀랐고 그것이 소중하게 여기고 가꿔오던 카페에서 탈퇴할 만큼 중요한 것이었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10여 년이 흐른 지금, 인간관계는 상당히 회복되었지만 그 회원은 여전히 카페를 탈퇴한 상태로 남아 있다. 다행인 점은 지금은 그를 포함한 모든 회원이 다른 사이버 공간에서 만난다는 사실이다.

서로 말은 하지 않고 있지만 이제는 한 명이 남의 신경을 거슬리는 글을 올리면 모두가 나서서 분위기를 돌이키려고 애쓴다. 이는 공동의 경험에서 얻은 중요한 교훈이다.

실제로 필자도 그 모임에서 잠시 탈퇴한 적이 있는데 회원들로부터 수많은 문자 폭탄 세례를 받고서는 곧바로 사과하고 재 가입한 경험도 있다. 당시 필자는 그 끈끈한 유대감을 확인하고는 입가에 웃음을 지었었다.

갑자기 카페에서 탈퇴한 그 회원을 그렇게까지 크게 자극한 요소는 무엇이었을까. 말하지 않은 더 깊은 사연이야 알 수 없지만 똑같은 자극을 다른 회원이 받았어도 같은 행동을 했을까. 아마 다른 반응을 보였을 것이다.

이렇게 옆에서 보기에는 사소한 것처럼 보이는 일에 내게 심각하게 느껴지는 일이 있다면 그것은 내 안의 중요한 사고 패턴을 알려주는 실마리일 수도 있다. 그것이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어떤 신념과 원칙에 어긋났던 것일까, 내 안의 어떤 두려움을 자극했던 것일까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그것은 '나는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해답의 일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필자는 코칭 현장에서 이런 실마리를 만나면, 이것이 고객의 내부를 열어주는 문이라는 생각을 한다. 이런 질문을 한다. 

지금 당신에게 A는 누구입니까?

A에게 당신은?

연상되는 기억은 무엇입니까? 

당신에게 그 모임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그 모임이 잘 되면 당신에게는 어떤 가능성이 열립니까?

당신이 지금 무의식적으로 가지고 있는 가정은 무엇입니까?

이런 코칭 질문은 고객 마음 깊은 곳까지 들어가서 자신의 사고 패턴은 어떠한가, 진정 무엇을 원하고 있는가, 나는 누구인가를 알 수 있게 해 주는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종성 코치 / (현) 코칭경영원 파트너코치 / 사진작가 / (전) 외환은행 지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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